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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시승] 현대 싼타페 TM 2.0T vs 르노삼성 QM6 GDe

중형 SUV 장르 성공의 공식처럼 여겨졌던 ‘SUV=2.0L 디젤’이 점차 깨지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2015년 27%에 불과했던 가솔린 SUV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43%까지 성장했다. 국산차에서도 디젤을 먼저 내놓고 한참 후에 가솔린 엔진 모델을 출시했던 관행을 벗어나 출시 초기에 디젤과 가솔린 엔진 모델을 모두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국산 중형 가솔린 SUV 2종을 비교 시승했다. 싼타페 TM 2.0T와 QM6 GDe다.

왜 둘을 비교했나?

다양한 해외 메이커들이 가솔린 SUV 모델을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국산차 메이커 역시 마찬가지지만 사실 중형 SUV로 한정 짓는다면 현대차 싼타페와 르노삼성 QM6가 구매 리스트에 오르기 마련이다. 물론 기아 스포티지나 쏘렌토도 있지만, 출시된 지 한참이 지났다. 또 현대차와 같은 그룹내의 모델이므로 디자인 차이 이외에는 큰 차별점을 두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형 싼타페 TM에 대표자격을 부여했다.

QM6는 르노삼성에서 가솔린 SUV로 유일한 선택지다. 반면 현대차의 가솔린 SUV는 많은 형제가 있다. 더불어 거대한 AS 조직 등은 이번 비교시승에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매자라면 이점도 반드시 항목에 기재해야 할 것이다.

개인마다 다른 디자인에 대한 평가

곧 시작될 시승에 앞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여러 명이 이 차를 보기 위해 지하 주차장에 모여들었다. 마케팅을 담당하는 N 차장은 싼타페의 전면부 그릴이 랜드로버를 따라했다고 질색했지만 QM6 전면부는 아주 멋스럽다고 칭찬했다. 특히 범퍼로 파고드는 ‘L’자형 주간주행등에는 엄지와 함께 선홍색 잇몸을 드러냈다.

보안을 주 업무로 하는 A 팀장은 싼타페의 중후함이 마음에 든다고 했다. 더불어 넓고 배려심 넘치는 캄테크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지만, QM6 실내에서는 버튼과 아이콘들이 뭐 이렇게 작냐며 인상을 찡그렸다.

이렇게 두 차의 디자인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겉 크기는 싼타페 TM이 크고, 실내는 훨씬 더 크다. 길이 X 폭 X 높이를 비교하면, 싼타페 : 4,770 X 1,890 X 1,680mm / QM6 : 4,675 X 1,845 X 1,680mm. 이 가운데 인상적인 점은 싼타페(2,765mm)와 QM6(2,705mm)의 휠 베이스 차이(60mm)를 고려하더라도 싼타페는 더 광활한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범퍼 끝까지 적재공간을 빼내는 설계방식을 채택한 싼타페가 QM6를 압도하는 것은 퍽 수월해 보였다. ‘변화의 시작을 크기부터’라고 설정한 싼타페 TM의 절치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실익 챙긴 QM6, 그래도 싼타페였다

이번 비교 시승은 두 차가 가솔린 SUV로서 어느 대목에 장단점이 있을지 살펴보는 데 있다. 적어도 차이를 확실히 둘 부분에 대해서 뚜렷히 부각시킴으로서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자는 목적이다. 두 모델의 디젤 엔진도 이미 경험해 본바 지금 시점에서 과연 가솔린 SUV 구매가 어떤 매력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그러기 위해선 한참을 달려봐야 할 터. 두 대를 끌고 서울 중구에서 경기도 이천의 촬영장소까지 시내 주행과 고속도로를 적절히 혼합한 편도 80km의 시승 구간을 달렸다. 참고로 싼타페와 QM6는 모두 2.0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만, 싼타페는 터보차저라는 날개를 달고 있다. 덕분에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36.0kg.m을 내며 QM6의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토크 20.4kg.m를 압도한다.

이번 비교 시승의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싼타페(11.1km/L)는 QM6(15.8km/L)보다 연비가 처지는 것을 제외하고 모두 뛰어난 결과를 얻었다. 우선 두 차 모두 가솔린 SUV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숙성과 안정감 그리고 조용한 부드러운 가속감을 발휘한다. 핸들링은 부드럽고 가속 중의 진동 소음도 디젤 엔진 모델에 비해 한층 더 부드러운 면모를 보여줬다.

QM6는 초반 가속력이 좋은편이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모델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워트레인 조합인 2L 가솔린 엔진과 자트코제 CVT는 그다지 신선한 면은 없지만, 딱히 단점도 없다. 특히 부드러움과 효율 면에선 신뢰도가 확보된 유닛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속도를 조금씩 올리면서 차이는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60km/h 이상의 중고속 이상의 영역에서 싼타페는 발군의 실력을 내기 시작했다. 싼타페는 터보차저를 더해 출력을 낼 수 있고, 가격 차이도 300만 원이 넘는 데다가 연비도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을 잊게할 만큼 싼타페의 주행질감은 월등했다. 싼타페는 시종일관 안정감있는 주행능력을 발휘하는 반면 QM6는 속도를 조금 높이자 진동과 소음이 급속도로 커졌다.

승차감 조절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차량의 상하진동, 선회시 주행안정성 등에서 싼타페는 QM6를 넘어서는 완숙미를 발휘했다. 더불어 가솔린 엔진 특유의 응답성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만했다. 특히 응답성과 함께 중고속 이상의 영역에서도 뻗는 맛이 살아있다. 이전에 시승했던 디젤 엔진 싼타페(186마력)에서 남겼던 아쉬움마저 털어낼 수 있었다.

3번씩 반복한 가속성능 실험에서는 체감했던 성능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속도 영역에서도 QM6는 뒤지고 있으며, 주행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피로도 더 쉽게 느껴졌다. 시작가격이 QM6(2,480만 원)-싼타페(2,815만 원) 간 차이가 크지만, 싼타페의 ADAS, 서버형 음성인식 기능 같은 편의사양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추천모델을 정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Edtor’s Note

QM6의 외관은 눈길을 끌 만했지만, 역동성을 좋아하는 필자의 마음을 빼앗은 건 싼타페였다. 싼타페는 힘과 정숙성의 균형을 잘 찾은 모습이었고, QM6는 연비와 가격의 잇점을 챙겨 성격을 달리했다.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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