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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2,586만 원짜리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를 살펴보다

잘 빠진 디자인과 눈길 끄는 편의장비, SUV로서의 실용성까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모난 데 없는 소형 SUV다. ‘나도 소형 SUV 사볼까’하는 분이라면 꼭 한 번 들여다볼 만하다. 시작가도 생각보다 저렴해 보인다. 하지만 이것저것 담고 나면 3,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소형 SUV치고는 꽤 비싸다.

그럼에도 무조건 트레일블레이저여야 한다면 주목. 엔카매거진 편집부는 '가성비' 좋은 트레일블레이저를 살펴보았다. 준비된 차량은 2,461만 원짜리 ‘액티브’ 등급이다. 옵션으로 프리미엄 패키지(125만 원) 하나만 더했다. 개별소비세 1.5% 기준, 이 차의 가격은 2,586만 원. 손 뻗으면 닿을 만한 가격표를 달았다.

차량은 ‘그린카’에서 직접 대여했다.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시승차의 경우 최상위 등급이 대부분이다. 전시장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는 것도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구매 전 ‘가성비’ 트림의 상품성이 궁금하다면 필자처럼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액티브 등급의 특징은?


액티브는 간단히 말해 오프로드 특화 모델이다. 실제로 비포장길을 달릴 일은 많지 않겠지만 외형 상 '상남자' 느낌을 더했다. 예컨대 액티브 전용의 라디에이터 그릴로써 다부진 이미지를 연출했다. 범퍼 밑단에는 스키드 플레이트가 달린다. 어두운 톤의 티타늄 크롬을 발라 기본형과 차별화했다. 머플러는 스퀘어 타입이다. 참고로 RS는 원형 듀얼 머플러를 단다. LS부터 프리미어까지는 히든 타입 머플러로서 범퍼 아래 감춰져있다.

액티브의 핵심은 휠이다. 액티브는 전용의 17인치 투톤 컬러 알로이 휠을 장비한다. 여기에 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했다. 짚 랭글러에서 볼 법한 오프로드 특화 타이어다. 터레인 타이어 특유의 소음이 불만이라면 출고 후 교체하는 걸 권한다. 교체 비용은 40만~60만 원 수준이다.

시승차는 셀렉티브 패키지Ⅱ(115만 원) 옵션이 빠졌다. 이로써 프로젝션 타입의 할로젠 헤드램프를 장비했다. LED가 아닐지라도 밝기 면에서는 모자람 없다. 참고로 테일램프는 LED 광원을 쓴다. LED 테일램프는 중간급인 ‘프리미어’부터 기본.

인테리어다. 실내의 전반적인 디자인은 그대로다. 대신 디테일 면에서 소소한 차이점이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인테리어의 컬러다. 액티브는 아몬드 버터 투톤 인테리어를 제공한다. 따라서 크래시 패드와 시트 테두리에 브라운 컬러가 들어간다. 참고로 LT와 프리미어는 블랙 원톤 인테리어를 제공하며, RS는 블랙 컬러에 빨간 포인트를 입힌다.

센터페시아 가운데 자리잡은 8인치 모니터는 프리미어부터 제공. 시승차는 프리미엄 패키지(125만 원)까지 더했기에 내비게이션 시스템까지 탑재됐다. 특히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애플 카플레이까지 적용됐다. 이로써 휴대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기 위해 번거롭게 케이블을 연결할 필요가 없다. 이밖에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4.2인치 슈퍼비전 컬러 클러스터도 프리미엄 패키지에 묶여 있다.

공조 시스템은 운전석과 조수석 개별 조절이 가능한 듀얼존 풀오토 에어컨이다. 앞좌석 열선과 운전대 열선도 이곳에서 조작할 수 있다. 열선 버튼 옆 빈자리는 앞좌석 통풍 버튼 자리다. 액티브 등급의 앞좌석 통풍 옵션은 컴포트 패키지Ⅲ(77만 원)에 포함돼 있다. 이때에는 시트를 천연가죽으로 마감하고 운전석에 한해 8 way 전동 조절 기능도 제공된다.

최신차답게 안전장비 역시 가득 담았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긴급 제동 시스템과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을 기본으로 갖췄다. 액티브부터는 반대편 차의 눈부심을 줄여주는 스마트 하이빔(IntelliBeam®)도 있다. 아울러 프리미엄 패키지 적용 시 정차와 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까지 달고 나온다. 반자율주행장비의 성능은 양산차 평균 수준. 차로 가운데를 스스로 맞추는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조금 더 영글 여지가 남아있다.

뒷좌석은 동급의 SUV 중 가장 넓은 축에 든다. 시승차는 스위처블 AWD 패키지(202만 원)가 빠진 덕분에 2열 바닥도 평평하다. 사실 이 부분은 놀랍다. 세그먼트 특성 상 생산 단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품을 이원화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트레일블레이저는 전륜구동형과 사륜구동형의 내부 구조를 달리했다. 덕분에 2열 레그룸이 조금 더 여유롭다.
다만 도어 트림은 앞좌석에 비해 힘을 뺐다. 팔걸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전부 ‘생’ 플라스틱으로 마감해 급의 한계를 드러난다. 2열 송풍구가 빠진 점 역시 아쉽다. 2열 열선은 프리미어 등급부터 기본. 액티브와 RS는 센터 암레스트까지 달린다.

테일게이트는 손으로 여닫는 방식이다. 셀렉티브 패키지Ⅱ를 선택할 경우 전동식 테일게이트(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도 누릴 수 있다. 참고로 라이벌인 기아 셀토스와 르노삼성 XM3는 전동식 테일게이트 옵션이 없다.


1.35L 터보 엔진 + CVT(무단변속기)의 주행 소감은?


액티브는 E-Turbo 엔진을 품었다. 배기량이 1.35L에 불과한 3기통 가솔린 엔진이다. 덩치에 비해 작은 엔진을 품었지만 힘은 충분하다. 제원 상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24.1kgf·m에 달한다. 라이벌과 비교해도 모자람 없다.

여기에 맞물린 변속기는 두 가지다. 시승차는 CVT로 일컬어지는 무단변속기를 장비했다. 이론 상 엔진의 이상적인 출력 영역을 활용할 수 있는 변속기이지만 특유의 흐릿한 주행감 때문에 호불호가 나뉜다. 트레일블레이저의 CVT 성능은 무난하다. 가속 입력에 따른 엔진의 반응이 조금 느린 감은 있지만 주행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다. 무엇보다도 효율이 인상적이다. 저속에서 엔진 회전을 낮게 쓰는 덕분에 연비가 잘 나온다. CVT 단 액티브의 공인 복합 연비는 12.9km/L에 달한다.
스위처블 AWD 패키지를 선택하면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따라온다. 전통적인 토크컨버터식 자동변속기로서 단수를 잘게 쪼개 효율을 높였다. 9단 AT 탑재 시 복합 연비는 11.6km/L로 나빠진다.

정숙성은 스위처블 AWD 패키지 적용 모델보다 한 수 아래다. 시승차는 3기통 엔진의 거친 음색을 적극적으로 내뱉었다. 소음 탓에 체감 속도도 더 높게 느껴질 정도다. 참고로 스위처블 AWD 패키지에는 소음을 줄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이 포함되어 있다.

지금까지 트레일블레이저 액티브 등급의 주요 특징들을 살펴봤다. 옵션으로 125만 원짜리 프리미엄 패키지만 넣어도 괜찮아 보인다. 특히 전석 열선과 풀오토 에어컨, 무선 애플 카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몇 가지 편의장비들을 따로 구성한 것이 아쉽다. 셀렉티브 패키지Ⅱ에 묶인 LED 헤드램프와 컴포트 패키지Ⅲ에 포함된 1열 통풍 시트가 대표적이다. 주행성을 보완하고 싶다면 스위처블 AWD 패키지 넣는 걸 고려해보는 게 좋겠다. 연비 면에서 손해를 볼지라도 주행 만족도 면에서는 더 좋은 선택지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