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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돈 써vs그돈씨? 신형그랜저 풀옵션 [블랙잉크] 시승기

여는 글

지난 목요일, 하남시에서 열린 신형 그랜저 7세대 미디어 시승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이번에는 2시간 남짓의 시승이기 때문에 솔직히 많은 부분을 디테일하게 분석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시승기는 처음 만나는 '신차'의 설렘을 기준으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7세대 그랜저는 오랜만에 완전히 풀체인지된 모델로 뼈대라 할 수 있는 플랫폼은 물론 엔진또한 많이 바뀌었습니다. 전 세대였던 더뉴그랜저ig에서 3.3리터 가솔린 엔진을 썼다가 이번에는 배기량을 키워 3.5리터가 되었고, 4륜구동까지 선택할 수 있게 되었죠. 어떠한 장단점과 특징이 있는지 '첫 인상'의 기준에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시승차량 정보

7세대 그랜저는 2.5/3.5가솔린과 3.5LPi 그리고 주력모델이 될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 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2.4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서 1.6 가솔린 터보로 엔진이 다운사이징 된 것이 특징입니다. 이미 현대의 투싼, 싼타페 그리고 형제차량인 K8에 먼저 들어갔기 때문에 새롭다고 하긴 어렵지만 얼마나 무르익었을지가 상당히 기대가 됐습니다. 더뉴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으니 말이죠.

이날 시승차량은 3.5가솔린 엔진에 '블랙잉크' 옵션을 추가한 차량입니다. 이 '블랙잉크' 옵션은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디자인이기도 했습니다. 7세대 그랜저 트림 중 최고상위트림인 '캘리그래피' 등급에 추가적으로 전용 내외장 인테리어를 추가한, 7세대 그랜저의 '정점'인 차량인 셈이기 때문이죠. 내외장 디자인까지 모두 추가해 '풀옵션'으로 무장한 이날 시승차량의 가격은 대략 5,490만원 정도 합니다. 4륜 구동에 HUD, 선루프, 2열 리클라이닝,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등 모든 옵션이 들어간 가격이지요.

2.블랙잉크 전용 외장 = [블랙 or 화이트] 뭐가 더 잘 어울릴까?

'블랙잉크' 옵션을 선택하면 외장에서는 휠, 라디에이터 그릴, 리어 범퍼의 하단부, 헤드램프 주변 가니쉬, 차량 앞뒤가 어두운 컬러의 현대마크 그리고 창문 몰딩 등이 검게 변합니다. 실내에서도 블랙모노톤이 들어가고 헤드라이닝, 필러 트림까지 바뀌죠. 그렇다면 일반 모델과 블랙잉크를 나란히 두고 살펴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사실 블랙잉크의 실물은 기대보다 부족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아주 조금 뭔가 2%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그 이유는 휠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매트한 블랙 도장이 되어 있는 블랙잉크 전용휠은 사전공개 전 이미지상으로 보았을 때에는 상당히 기대되었지만 실물로 봤을 때는 '그랜저'라는 차량과 다소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랜저'라는 차량이 이제 아무리 흔하고 많이 팔린다 하더라도 어쨌거나 '고급차량'이 가진 중후한 이미지(또는 편견)가 있다보니, 매트블랙 도장이 된 휠은 너무 과감한 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단종되어 감가를 맞은 그랜저를 구입한 뒤 한땀한땀 '양카스럽게' 꾸민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반면 세레니티 화이트 펄 차체 외장컬러와 '블랙잉크'의 조합은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흑백의 대비가 인상깊은 느낌을 줬습니다. 앞서 말한 '양스러움'이 흑백의 대비로 인해 다소 누그러지는 느낌도 있고요.

그래도 일반 모델 대비 다른 건 몰라도 라디에이터 그릴와 헤드램프 가니쉬가 너무 강조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특히 앞범퍼 하단에서 시작되며 점점 상승하는 블랙 라인이 너무 과감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부담스러움을 지울 수가 없네요.

때문에, 저라면 '일반 모델'에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II 옵션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II]옵션과 [블랙잉크]옵션의 가격은 130만원으로 동일하고, 두 옵션 중 한 옵션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중복적용 불가)

외형에서 다른 불만은 외부 손잡이 입니다. 잔뜩 힘을 준 것이 분명하긴 하지만 저는 이러한 곳에서 비용을 좀 줄여서 차량 가격에 반영을 해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물로 보면 너무 큽니다. 그리고 비상시에 개폐방식이 너무 복잡합니다. 이는 최근 현대의 G90등 고급차량에 도입되고 있는 '오토 플러쉬 도어'의 공통적인 문제점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파트너인 엔카닷컴 역시 유튜브 채널 '엔카티비'에서 꽁꽁 숨겨져 있는 오토 플러쉬 도어 열쇠구멍을 찾는 영상을 올렸었는데요, 15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호불호가 극심히 갈리는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 회장도 모르겠는데? G90 숨겨진 비밀열쇠로 문여는 방법

손잡이 왼쪽 부분의 '센서 위치'도 아쉽습니다. 보통 차 문이 열리는 방향을 고려해 우측에 센서 버튼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하면 '왼손'으로 차 문을 열고 몸이 향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차 안으로 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랜저 7세대의 경우 이 '센서'가 좌측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래서 왼손으로 문을 열기 위해서는 손바닥을 하늘로 향한 채 위로 움켜쥐게 됩니다. '오른손잡이'가 더 많다는 점에 착안해 오른손으로 차 문을 열기 편하게 디자인한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오른 손으로 운전석 문을 열어보시면 차 문을 여는 '동선'이 꼬이게 되는 것을 알게 되실겁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야하는 내 앞을 오른팔이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 벌어져 우아하게 턴플립을 하며 차량으로 탑승해야 하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천장을 향한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무심코 버튼을 누르게 되니 문잠김을 위해 도어 핸들이 안쪽으로 들어가버립니다. 그런데 제 손가락도 같이 끌고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손가락이 다칠 만큼의 강도는 아니었지만, 손가락이 낀 것을 인지를 못하더군요. 디테일에서 오는 아쉬움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3. 인테리어

가장 먼저 느껴진 점은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차가 많이 낮아졌고 거기에 자유도가 높은 시트가 더해지면서 시트 포지션을 정말 낮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차량을 타보면서 시트 포지션을 가장 낮게 내리는 편입니다만, 이번 그랜저는 5미터가 넘어가는 전장에 아래로 쑥 꺼지는 시트 포지션이 부담스러워 시트 높이를 좀 올리고 탔습니다. 낮은 시트 포지션을 좋아하는 분들께서는 굉장히 반길 내용입니다.

각그랜저를 오마주했다는 스티어링 휠은 개인적으로 로보캅 생각이 납니다. 블랙잉크 인테리어의 특성상 실내 대부분이 어둡게 처리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디자인이 가려지고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스티어링 휠의 버튼에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좌측 토글 버튼이 2개가 있는데 양각으로 돌출된 좌측 버튼은 좋습니다, 익숙한 조작감이죠. 하지만 우측의 강판처럼 생긴 버튼은 영 낮설고 불편합니다. 위아래로 굴리다가 앞으로 꾹 눌러주면서 선택하는 방식인데, 운전 중에 사용하는게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더군요.

좌우 버튼간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상하 움직임 조작 방식을 다르게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인 변화 보다는 버튼의 양각은 통일하되 촉감을 다르게 디자인했다면, 조작 편의성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시선을 받고 있는 공조기 컨트롤러입니다. 터치할 경우 진동이 전해지는 '햅틱' 반응이 가능한 대형 터치 패드가 들어간 것이 특징입니다. 누군가는 너무 크다, 혹은 택시미터기 같다는 의견을 내시더군요.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시원시원한 크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현대측 설명에 따르면 디자인을 위해서는 조금 더 작은 크기의 패널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랜저 소비자층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고 장년층을 위해서는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이렇게 대형 디스플레이 방식 컨트롤러를 채택했다는 해명에 저는 수긍했습니다. 결코 제가 늙어가고 있기 때문은 아닐거라고 생각해봅니다.

'택시 미터기'의 인상을 지워버리실 수 없는 분이시라면 좌측 상단에서 두 번째 버튼을 누르면 아래와 같이 '심플 테마'로 출력되는 디자인이 바뀝니다. 아주 직관적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저는 심플테마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외에 사용자가 추가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커스텀 테마도 있습니다.

센터콘솔에는 CtoC 타입의 단자가 눈에 보입니다. 센터콘솔 박스에는 12v 시거소켓이 들어 있고 기존에 많이 사용하던 A타입(USB타입)은 보이지 않더군요. 5핀 케이블 휴대폰이나 라이트닝 케이블 사용이 잦으신 분들께서는 별도의 젠더가 필요할 듯 싶습니다. 그 옆에는 좀 특이한 버튼이 보입니다. 'UV-C'라고 되어 있군요? 자외선 소독 기능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를 소독한다는 걸까요?

처음에는 이 버튼 아래에 있는 무선충전 패드를 소독하는건가 싶었는데, 뚜껑...아니 센터콘솔 박스를 열어보니 답이 보였습니다. 센터콘솔 박스 안쪽에 자외선 소독 기능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암레스트 안쪽에 자외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전구가 들어 있고 그 아래에는 조그마한 트레이가 준비되어 있는데 이곳에 물건을 두고 소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암레스트 뚜껑을 닫아야만 작동하게 되고 10분 작동 후 멈춘다고 되어 있습니다. 작동버튼을 누르니 보라색 조명이 켜지고 뚜껑을 열면 바로 꺼지더군요. 취급설명서에서는 '음식물은 소독이 불가하니 넣지 말라'고 명시되어 있는게 좀 재미있었습니다.

설마 휴게소에서 알감자버터구이 산 다음에 소독해서 드시겠다고 이 곳에 넣는 대참사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아무래도 현실적인 사용방법은 동행했던 엔카매거진 큐피디님의 말씀대로 이런 곳에 쓰던 마스크를 넣어두면 좋겠다 싶더군요. 그런데 이런 기능 좀 빼고 가격을 낮춰도 좋지 않았을까요? 이거 정말 기를 쓰시고 열심히 사용하실 분?


2열은 역시나 넓습니다. 특히 2열 바닥의 센터터널의 높이가 기존 대비 10cm나 높아진 20cm가 되었기 때문에 후륜구동 차량에 탑승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높게 느껴집니다.

2열 시트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스키 스루는 크기가 상당히 작아졌습니다. 아무래도 2열 리클라이닝 시트 때문인 것 같은데 보통 위아래가 길쭉한 편이지만 이 차량은 거의 정사각형의 모습에 가깝더군요. 실측을 해보니 가로세로 각각 20cm 정도입니다.

4.주행감 및 주행보조 첨단기술


새로운 플랫폼, 프레임 리스 도어의 부활 등을 위하여 현대에서는 차량 하부의 방음패드를 기존 대비 70%나 키웠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 모델이었던 더뉴그랜저만 해도 로드 노이즈가 거슬리거나 하지 않고 항상 조용하다고 생각했었는데요, 방음패드를 키웠다는 설명이 무색하지 않게 차음성능은 확실히 더 좋아졌습니다. 확실히.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도 들어 있는데 노이즈 캔슬링이 들어간 고성능 이어폰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차를 운행하는 내내 단순히 '조용하다'를 넘어서 '외부 소음과 차단되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은 상당히 억제되어 있기 때문에 엄청나게 집중하지 않는다면 간혹 급가속 때의 치솟는 rpm 때문에 만들어지는 엔진 사운드 이외에는 시종일관 조용한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4기통 사운드가 아니라 우렁차고 자신감 넘치는 6기통 사운드는 확실히 이 차량 성격에 잘 맞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음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바로 선루프 커튼만 연 채 터널로 진입을 했을 때 입니다. 바닥 소음이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보니 터널에 들어가는 순간 소음이 반사되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차량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상당히 거슬릴 정도로 크게 느껴졌습니다. 소음에 아주 민감하신 분들이라면 과감히 선루프를 포기하면 더욱 만족도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선루프를 달면 '잡소리'가 생기고 '소음'이 커진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신형 그랜저의 경우 그 '갭'이 더욱 크게 느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차량에는 인공적으로 스포티한 감각을 위해 엔진음을 부각시키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이 들어 있고, 4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있습니다만...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전기차도, 하이브리드도 아닌 3.5 가솔린을 시승했습니다. '도대체 이게 왜 들어가 있고, 도대체 이게 왜 필요한지'참으로 아리송해지며 그돈ㅆ...소리가 목끝까지 올라왔습니다.

물론 옵션을 끈 상태와 최고 강하게 설정한다면 약간, 아주 약간 차이가 나긴 했지만 저의 개인적인 취향에 기반한 회의적인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엔진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배기량 3.5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최고출력 300ps/6,400rpm
최대토크 36.6kg·m/5,000rpm

이 스펙을 보면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예상대로 고배기량 엔진의 여유있는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2,000rpm을 넘기는 순간이 드물게 다가올 정도로 엔진은 여유가 넘칩니다.

하지만 고배기량 차량의 숙명이라 할 수 있는 '나쁜 연비'를 의식해서인지 상당히 다양한 시도를 한 것이 보입니다. 일단 '중립 주행(타력주행)제어' 기능입니다. 내리막길 등에서 관성 운전울 할 때, 차량 스스로 기어를 중립(N)으로 변속해 연비를 높여주는 기능입니다. 이미 타브랜드에서 10년 이상 전부터 들어가던 기능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신경을 써서 사용성을 높인 것 같습니다.

총 8가지 상황에 대비하여 탄력/타력 운전을 할 수 있게 하면서 연비를 끌어올리는 모습인데 단순히 연비가 끝이 아니라 매끄럽게 미끌어지면서 부드러운 승차감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전방 예측 변속 기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레이더, 카메라 등을 통해 상황에 맞게 미리 변속기 로직을 세팅해서 준비한다는 것이죠. 이게 좋은 기능이냐 하면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전방에 차량이 있어 속도를 줄일 것으로 예상이 되면 차량이 중립 주행 중이다가 엔진 브레이크를 미리 준비하여 감속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거나 반대로 고속도로에 진입할 때 흐름에 맞게 가속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앞에 있다면 원활한 가속을 위해서 임시적으로 변속 타이밍을 늦추는 그런 기능입니다.

그런데 눈치가 빠르신 분은 위 사진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찾아내셨을 겁니다. 사실 전방 예측 변속 기능은 지난 21년 더 뉴 K9에 세계 최초로 적용했던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과 같은 맥락의 기술로 보입니다. 유구한 현기차 적서차별의 역사에 걸맞게 정작 K8에는 넣어주지 않고 신형 그랜저에 넣는 만행(?)을 저지르는군요. 사실 현대가 그랜저로 기아를 '꼽' 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당장 전 세대인 그랜저 IG 역시 출시 초기부터 K7에서 호평받은 '어떤 요소'를 신형 그랜저에만 적용하고, 신형 K7은 오히려 정 반대로 조정해버려서 '현대가 기아를 실험용으로 쓰고 등쳐먹었다'는 비난여론이 일기도 했었죠

▶잘 알려지지 않은 6세대 그랜저의 인성 논란...불만이면 니가 형 하던가 ㅋㅋ

문제는 이렇게 티나게 '편애'해서 신형 그랜저에 이 기능을 넣어둔 건 좋은데, 사용 편의성이 나쁘다는 점 입니다.

클러스터에 계속 '전방 예측 변속 기능'을 사용하려면 드라이브 모드에서 SMART를 선택하라고 하는데 아무리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눌러봐도 'ECO-NORMAL-SPORT-MYDRIVE-SNOW' 이렇게 5가지 모드만 표시가 됩니다. 어쩌라는 걸까요?

사용 방법은 우선 MY DRIVE 모드로 들어가 파워트레인 설정을 'SMART'로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보다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냥 드라이브 모드에서 바로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출력은 역시나 좋은 편이고 서스펜션의 세팅은 부드러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시승차는 네바퀴를 굴리는 4WD 모델인데, 램프 구간에서 오버 스피드로 진입을 하니 리어 휠에 동력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지면서 안정감을 만들어 냈습니다만, 약간은 동력전달이 어색한 감각이 있었습니다.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기반으로 서스펜션을 제어해주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아주 큰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테스트를 해봤을 때 극적으로 체감되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물론 동일한 옵션에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옵션을 뺀 차량과 비교를 해봐야 정확하겠지만, 일반 서스펜션과 극적인 차이가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기쁜 마음으로 강조하고 싶은 기능이 있는데, 그건 바로 '속도 제한 기능'입니다. '뭐 원래 있던건데 뭐가 그리 대단한거냐' 싶으신가요? 이 차량에 들어간 것은 단순히 특정한 속도를 한정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도로 사정에 맞게 최대 속도를 조절해줄 수 있는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가 들어가 있습니다.

다만 오프셋(OFFSET, 여유분)값을 과하게 설정한다면, 기존과 동일한 '수동 속도 제한' 모드가 걸려버렸습니다. 도로 사정에 맞게 자동으로 계속 변하게 하려면 오프셋을 '0'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점 참고하시고, 추후 시승 차량을 받게 되면 충분하게 테스트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5.연비

다른 건 차치하고 3.5리터라는 큰 배기량에 연비를 더 불리하게 만드는 4WD까지 들어 있으니 연비가 최악이겠거니 싶지만 의외로 괜찮은 연비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앞서 변속기 관련 다양한 기능들을 강조한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물론 촬영과 도로 흐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비 주행을 하게 된것도 있지만 테스트를 위한 급가속 등을 모두 포함한 연비이니 충분히 수긍할만 하고 장거리 운행에서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더 높은 연비를 기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첫 번째 경유지까지의 기록을 보면 50km 주행, 55분이 소요되었고 연비는 12.5kmL를 기록했습니다.

닫는 글

다시 하나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터보가 아닌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그것도 배기량이 큰 차량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요?

저는 빠른 반응성과 피드백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엔진보다도 더 운전자에게 직접적인 경험을 주는 것이 변속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뉴그랜저 르블랑 3.3 가솔린' 때 지적했던 것과 유사하게 변속기의 반응이 여전히 느립니다. 과장하자면 저배기량의 터보 엔진의 반응보다도 더디게 다가옵니다.


승차감과 차량이 지향하는 바를 생각해보면 당연히 컴포트하고 부드러운 것이 미덕이긴 하지만 적어도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 패달을 터치하는 순간 반응을 보여야하는데 터보 가솔린 엔진에 7단 DCT 변속기가 들어간 차량보다도 더 답답하게 다가오더군요.

승차감을 위해서 너무 급작스러울 필요가 없다는 것은 예상했습니다. 운전자를 피곤하게 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기대한 것 또한 아니었고요. 하지만 그랜저가 '승차감'과 '정숙성'을 중시했을 것을 상정하고 변속기 반응에 대한 기대값을 대폭 낮춰 예상했음에도 실망감이 상당했습니다. 2륜 모델은 조금 민첩하게 반응할지 지켜봐야겠군요.

오늘 못다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더 디테일한 시승기는 차후 시승기에서 작정하고 타보고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궁금하신 내용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매의 눈으로 예의주시하며 기록했다가 확인 뒤 최대한 전해드릴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엔카매거진과 함께하는 내차 정보, 마이라이드였습니다.

(원문/취재 : 마이라이드, 편집: 차돌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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