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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실험] 유막 제거, 꼭 유막 제거제를 사용해야 할까?

빗길운전 중 와이퍼를 사용해도 시원하게 시야 확보가 안 되고 와이퍼 고무에서 소리가 날 때가 있다. 전면 유리가 딱히 더럽지도 않고 와이퍼도 최근에 교환했는데 말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대부분 유리에 낀 유막 때문이다. 맨눈으로 확인은 잘 안 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유리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유막. 이를 제거하기 위해 나온 전용 제품이 바로 '유막 제거제'다. 유막 제거는 꼭 전용 제품을 이용해야만 할까?
글_이후상 기자


필자도 '유막 제거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문득 '꼭 전용제품을 써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막(油膜) 즉 기름으로 된 얇은 막이라는 뜻이다. 기름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다른 세척제를 이용해도 되지 않을까?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실험에 나섰다.

유막이 잔뜩 낀 차를 어디서 구할까 고민했지만, 다행히 실험에 적합한 대상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벌레의 사체가 가득한 모습의 회사 업무용 차. 딱히 관리하는 사람이 있지 않기에 전면 유리에 유막이 두껍게 낀 상태였다.

이번 실험에서 유막 제거제와 성능 대결을 펼칠 대상은 기름때 제거에 일가견이 있는 '주방 세제'와 군필자라면 그 효능(?)을 익히 알고 있는 국방부 만능세척제 '치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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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 앞서 아기 물티슈를 사용해 유리에 쌓인 먼지와 벌레의 사체를 제거했다. 유막을 떠나서도 전반적으로 오염이 심각한 상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척에 앞서 현재 전면 유리의 상태를 확인해 보자. 최근 맑은 날씨가 이어져 비 소식을 기다리다 지쳐 넉넉한 용량의 휴대용 물뿌리개를 준비했다.

물티슈로 오염을 제거한 전면 유리에 물을 뿌려보니 불규칙적으로 물이 흐르거나 맺혀 시야가 어지럽다. 맨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유막이 껴 있다는 의미. 밝은 낮에는 영향이 덜 하겠지만, 야간 우천시에는 빛의 난반사로 시야 확보가 어려울 것이다.

각 세척제의 유막 제거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전면 유리를 3등분으로 나눈 후 주방 세제, 유막 제거제, 치약으로 각각의 영역을 세척했다.

세척 후 다시 물을 뿌려보니 유막 제거제와 치약으로 세척한 부분은 물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퍼져 유막이 제거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름기 제거에 가장 탁월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주방 세정제로 씻은 부분은 유막을 제거하기 전처럼 편차가 있어 유막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실험으로 나타난 결론은 전용 유막 제거제가 아니더라도 유막 제거는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주방 세제보다 치약이 더 효과가 있다는 결과는 조금 의아할 수 있다.

유막 제거제와 치약의 성분을 비교해 보니 수긍이 된다. 치약은 일반적으로 연마제, 세척제, 글리세린, 향료, 감미료 등을 혼합해 만들어진다. 유막 제거제의 성분은 연마제와 세정보조제로 요약되어있다. 두 제품 모두 세정과 함께 연마 효과가 있는 것. 유막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기름기를 제거하기 위한 계면활성제와 눈에 보이지 않는 돌출물(오염물)을 평탄화하는 연마제가 함께 필요하므로 위와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서로 다른 연마제를 사용하고 있어 '유리에 손상이 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치약에 사용되는 연마제는 치아(6.7)를 보호하기 위해 더 낮은 모스 경도(2.5 ~ 3.5)의 성분을 사용한다. 유리의 모스 경도는 치아보다 더 높은 7로 매일 유리보다 경도가 높은 철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닦는 게 아니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제품 구매를 망설이면서 유막 제거를 미루는 것보다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치약을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의미다.

아무리 와이퍼를 사용해도 시야 확보가 어렵다면, 망설이지 말고 세면대에 놓인 치약을 이용하자.


※ 엔카매거진에서는 앞으로도 다양한 실험으로 여러분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드리겠습니다. 이메일 혹은 게시판을 통해 의견을 주시면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인 실험 방법까지 함께 의견을 주시면 더욱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