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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시승] 혼다 시빅 RS vs 현대 아반떼 터보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소형 스포츠 모델의 대명사는 핫해치(hot hatch)다. 그러나 여기 2대의 소형 세단이 있다. 형태만 3박스일 뿐 핫해치와 같은 종류의 퍼포먼스를 제공할만한 모델들이다.

주인공은 혼다 시빅 RS와 현대 엘란트라 SR 터보(이하, 아반떼 터보)로 최근에 등장한 따끈따끈한 모델이다. 아반떼 터보의 경우 아반떼 라인업의 정점에 있지만, 시빅 RS는 VTi-LX라는 형님을 두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왜 두 모델을 비교할까?

두 모델의 성능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큰 차이가 없다. 그런 면에서 둘을 비교하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둘 다 앞바퀴굴림(FF)이고 4기통의 비교적 작은 배기량의 터보 엔진을 달고 있다. 다만, 변속기는 시빅이 CVT(무단변속기)인데 반해 아반떼 터보는 듀얼 클러치 형식이다. 휠 사이즈는 둘 다 17인치가 기본이다.

엔진 출력으로 볼 때 닛산 펄사 SSS(Nissan Pulsar SSS)가 두 모델 사이에 있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완성도가 부족해 이번 비교에 빠졌다.

타깃은 누구?

시빅 RS(127kW / 220Nm)와 아반테 터보(150kW / 265Nm)는 실용성에 기반하면서도 스포티한 성능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층을 겨냥하고 있다.

동급의 세단을 기준으로 삼으면 둘 다 충분한 공간을 자랑하지만, 시빅이 조금 더 넉넉하다. 특히, 트렁크 사이즈는 517L로 458L의 아반떼와 제법 차이가 난다.

둘 다 선루프가 기본인데 시빅의 2열 헤드룸이 아반떼보다 여유롭다. 레그룸도 시빅이 더 넉넉해 공간만 보면 시빅이 아이들 있는 가정의 패밀리카로 적합하다.

트레일러를 끌 때 필요한 견인력에 대해선 시빅이 800kg이고, 현대는 아반떼 터보의 견인력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조금 더 명확히 말하면 그런 용도로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얼마에 살 수 있나?

호주 기준으로 시빅 RS의 가격은 3만 1,790호주달러(약 2,700만 원)로 아반떼 SR 터보(3만 1,980호주달러, 약 2,715만 원)보다 190호주달러(약 16만 원) 저렴하다. 둘 다 등록비, 인지세, 탁송비 등의 부대비용을 제외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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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의 경우 575호주달러(약 48만 8,000원)를 주면 메탈릭 페인팅을 더 할 수 있고 아반떼는 레드 컬러 인테리어 옵션이 295호주달러(약 25만 원)다. 아울러 메탈릭/ 미카/ 펄 등의 특별한 색상을 고르면 495호주달러(약 42만 원)가 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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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장비 등에선 큰 차이가 없지만 보증에선 아반떼가 앞선다. 시빅의 경우 3년 또는 10만km를 보증하는 데 반해 아반떼는 5년 무제한 주행거리 보증을 시행하고 있다.

어떤 매력을 갖고 있나?

시빅의 승차감은 발군이다. 작은 포트홀부터 과속방지턱까지 부드럽게 대응한다. 거친 노면에서 허둥대거나 안정감을 잃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실내도 넉넉하며 운전이 쉽다. 스티어링은 적당히 가볍고 가속페달을 급하게 밟지 않으면 실내 정숙성도 칭찬할 만하다.

아반떼 터보는 완전히 다르다. 승차감보다는 운전의 재미에 집중했다. 넓은 토크 밴드 덕분에 다양한 회전수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엔진의 고출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섀시의 조율도 잘 되어 있다.

그렇다면 아쉬운 점은?

시빅의 고회전 엔진과 CVT의 궁합은 별로다. 드라이빙 감각을 우선한다면 더욱 그렇다. 동급 모델들과 비교할 때 결코 동력계통의 역동성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다만 운전자에게 도전의식을 불러올 만큼은 아니다. 브레이크 페달의 감각은 미지근하고 스티어링의 피드백이 부족하다.

반면, 아반떼의 섀시는 이를 압도할 만하다. 특히나 LSD 세팅이 마음에 든다. 브레이크 감각은 살짝 경직된 듯하지만 믿음직스럽다. 서스펜션의 강성은 예상 고객의 상당수가 너무 강하다고 불만을 토할 정도로 세다. 시빅과는 그 느낌이 아주 다르다.

승자는 누구, 이유는?

만약 당신이 시장에서 R(레이스) 혹은 S(스포츠) 트림이 주는 감성에 끌리는 쪽이라면 분명히 드라이빙을 즐기는 부류일 것이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아반떼 SR 터보를 추천한다. 시빅 RS는 시승 내내 저공 비행하는 아반떼 터보를 따라가기 버거웠다. 시빅은 ‘RS’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편안함에 더 집중한 느낌이 든다.

 

글_ Ken Gratton(엔카매거진 파트너, 호주 모터링닷컴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