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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사태로 번진 견인 문제, 사고 시 현명한 대처법은?

얼마 전 '사설 견인 기사가 저지른 폭행 사건'이 뜨거운 뉴스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흔히 듣던 폭탄 견인비, 업체간 이권 다툼과는 차원이 다른 사건이었죠. 그것도 한 명이 아닌 여러 견인 기사가 보험 출동한 기사를 때려 파장을 키웠습니다. 자세한 사건 내막은 이렇습니다.

지난 28일 A씨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사설 견인 기사가 안전한 곳까지 무료로 옮겨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일단 무료라는 말에 견인을 허락했습니다. 차량은 70m쯤 움직였습니다. 이후 A씨가 접수한 보험사 소속 출동 기사가 도착했습니다. 그가 보험사 제휴 수리 공장으로 견인하려 하자 최초 견인 기사는 돈을 주지 않으면 차를 내어 줄 수 없다며 실랑이가 시작됐습니다. 결국 뒤늦게 도착한 사설 견인 기사의 동료들까지 합세했습니다. 그들은 보험 출동 기사를 폭행하기에 이르렀지요.

사실, 이게 다 돈 때문이다

이런 사건이 생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우후죽순 생겨난 업체들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입니다.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지 않자 무리를 해서라도 견인하려 드는 거죠. 여기에 아직 일부 정비 공장이 수리비의 일정 비율을 견인 기사에게 '사례비'로 돌려주고 있는데요. 그 때문에 견인 기사는 돈을 주는 공장으로 차를 유도하며, 정비 공장은 수리 범위를 확대해서 지출한 사례비를 보전합니다. 남의 이야기처럼 들린다고요? 피해자들 대부분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을 터입니다.

CCTV에 잡힌 폭행 현장

사고가 났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누구나 운전하다 보면 사고 날 수 있습니다. 잠깐의 실수도 사고로 이어지며, 도로에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사고 후 대처방법을 알고 있는 운전자와 모르는 운전자 사이에는 결과가 전혀 달라집니다. 어떻게 대처할까요? 아래의 순서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1) 사고 후 차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지 판단.

견인차를 이용해야 할만큼의 사고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가벼운 접촉사고기 때문이죠. 먼저 차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지부터 판단해야 합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견인차가 꼭 필요한 경우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 차 밑으로 액체가 흐를 때, 바퀴 주변의 충돌로 휠·타이어가 육안으로도 꺾이거나 휘어짐이 보일 때. 위의 세 가지 상황이 아닌 경우 안전한 곳 또는, 가까운 정비소까지 이동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이러면 견인차 부르자

(2) 고속도로에서는 대피가 먼저, 시내에선 삼각대 설치 후 이동

삼각대 설치는 2차 사고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일. 그러나 최근까지도 삼각대를 언제 설치해야 하느냐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도로교통법에는 '고장자동차 표지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나면 곧바로 삼각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하죠. 그러나 한국도로공사 측은 삼각대 설치 중 사망한 사례를 들며 법보다는 생명을 우선시하는 개정을 요구했습니다. 후속차의 운전자보다는 대피하지 않은 도로 위의 인명 피해가 더 큰 이유로 해석됩니다. 사고가 일어난 장소 즉, 주변 차들의 속도를 파악해 안전을 우선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나의 구세주는 어디쯤 오고 있을까?

(3)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에 견인 요청

혹시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의 사고접수 연락처(콜센터)를 알고 계신가요? 보통 글로브 박스 안쪽에 넣어둔 보험가입 증명서나 보험약관 등에 써있을 겁니다. 그러나 위험한 상황에 다시 차로 돌아갈 순 없습니다. 지금 바로 스마트폰에 자신의 보험사 콜센터 번호를 저장하십시오. 여기에 한국도로공사 콜센터(1588-2504)도 같이 저장해 두시면 고속도로 긴급견인을 요청할 때 요긴합니다.

차를 옮길 수 없으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보험사 견인을 기다려야 합니다. 사고 접수할 때 반드시 견인 출동 직원의 연락처를 전달받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현장에 도착한 견인 기사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잠시 잊고 있었군요. 이쯤 되면 사설 견인차 몇 대쯤은 벌써 사고 장소에 도착했을 시간이네요.

(4) 단호한 의사표현, "제 차 움직이지 마세요"

모든 사설 견인차 직원이 악행을 일삼는 건 아닙니다. 어디서나 미꾸라지 몇 마리가 물을 흐리고, 대중들은 자극적인 내용만을 기억할 뿐입니다. 이보다 중요한 건, 우리는 매년 적지 않은 자동차 보험료를 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보험사로부터 받아야 합니다. 보험사별로 조금씩은 다르지만 대부분 일정한 거리를 무료로 견인해 주고 있으며, 그 서비스를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보통 차주의 동의 없이 사고차를 함부로 견인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 일입니다. 큰 사고로 차주와 동승자가 의사표시가 할 수 없는 경우 경찰은 주변 상황을 판단해 견인 지시를 합니다.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2차 사고를 막기 위해서죠.

하지만 대부분 차주들이 실랑이를 벌이느라 정신없는 틈을 타 동의를 받고 견인을 시작합니다. 기억하셔야 합니다. 견인차에 내 차가 물리는 건 순식간입니다. 그러나 빼내기 위해서는 현금으로 상당한 견인료를 내거나 생판 모르는 공장에서 수리를 받아야 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제 차 움직이지 마세요, 견인하지 마세요"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5) 견인 안 해서 교통을 방해하면 벌금을 낸다던데

"차 빨리 안 빼면 나중에 벌금 내요. 얼른 옆으로 조금만 뺍시다", 이렇게 '(일반 또는 과실) 교통방해죄'를 빌미로 견인을 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고의'가 인정되거나, 부주의로 인해 주변 교통 전체의 마비, 현저한 후속 사고 등의 피해가 동반돼야 합니다. 단순 스크래치 정도의 사고인데 잘잘못을 따지려고 길 한복판을 일부러 막은 것이 아니면 교통방해죄는 크게 적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앞에서 드린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기억하세요. 차를 물리는 건 금방이지만 빼내는 건 쉽지 않다는 것을. 가입한 보험의 견인차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현장에 도착할 것입니다. 차분히 그때까지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교통사고 후 발생할 수 있는 견인 문제와 예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과다하게 청구될 수 있는 '견인 비용'에 대해 다룰 계획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무엇보다 사람의 안전이 우선이며, 다친 사람의 구조가 1순위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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