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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 속 질주 졸음운전, 방지 기술은 어디까지?

여름에는 다른 때보다 졸음이 쉽게 찾아온다. 때문에 무더위는 운전자에게 크나큰 적이기도 하다. 더위와 교통사고의 관계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온도가 1°C 오를 때 교통사고 접수는 1.2%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늘어난 모두를 졸음운전으로 단정할 순 없지만 집중력이 떨어진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과연 찰나의 졸음운전이 얼마나 위험할까? 계기판이 100km/h를 가리키면 차는 1초에 27.7m씩 나아간다. 3초만 졸아도 80m 이상 눈을 감고 내달리는 셈이다. 이렇듯 위험한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제조사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평소와 다른 차의 움직임을 살펴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졸음운전 방지 기술부터 확인해 보자. 현대차는 지난 2016년 DAA로 불리는 부주의 운전 경보 시스템(Driver Attention Alert)을 EQ900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전까지도 '휴식' 메시지는 있었지만 운전 시간을 확인해 알려주는 알람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EQ900에서는 다양한 센서들을 활용했다.

국산차에 상용화된 DAA는 평소와 다른 불안정한 차의 움직임을 살핀다. 차선을 침범하거나 차선 내 횡위치 변화를 검출한다. 추가로 갑작스런 조향 패턴이나 제동 빈도수를 체크한다. 즉, 운전 중 주의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차의 움직임을 미리 설정.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면 경고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2018년 이후에는 '운전자 주의 경고(DAW, Driver Attention Warning)'라는 명칭으로 바뀐다. 주행 시간과 함께 '나쁨'에서 '좋음'으로 나뉜(5단계) 상태 게이지를 계기판에 표시한다. 게이지가 가득차면 커피잔과 함께 휴식을 권고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비슷하다. 둘 모두 자동차 곳곳에 부착된 센서의 신호값을 분석하고 차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원리다. 60~120km/h 속도 범위의 스티어링 특성을 토대로 피로 징후, 주의력 저하를 감지하는 '주의 어시스트 (ATTENTION ASSIST)' 기능이 있다.

그러나 차의 이동 특성을 체크하는 기술은 한계가 있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운전자는 이미 졸음으로 생과 사를 넘나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조금 더 일찍 운전자의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기술의 초점은 DSM

졸음운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운전자에 중점을 둬야 한다.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보내는 신호에 주목해야 한다. 기술의 시작은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DSM, Driver Status Monitoring)'이다.

복잡한 기술들이 담기지만 이론은 간단하다. 계기판 또는 리어 뷰 미러 주변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를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활용해 눈의 모양, 근육 변화를 분석해 운전자가 졸고 있는지 판단하다. 여기에 시선의 각도, 운전자의 동작 등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축적된 데이터베이스가 기술의 핵심이다. 분석은 쉽지만 판단의 기준을 정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가로 실시간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는 5G 기술도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양산차 최초, 렉서스 GS450h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렉서스는 지난 2005년에 GS 450h에 처음으로 DSM을 장착했다. 스티어링 휠 칼럼에 부착된 모듈에는 CCD 카메라와 적외선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안구의 방향을 토대로 전방주시 불량 상태가 감지되면 불빛과 소리로 경고한다. 그래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차는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속도를 낮춘다.


LEXUS Driver monitoring system

졸음 시작 전 표정 변화 연구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곳도 있다.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미디어랩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애펙티바의 이야기다. 에펙티바는 "운전자에게 졸음이 시작되면 사고에 대처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주장한다. 떄문에 그들이 집중하는 것은 사람들이 졸기 시작하는 5분 전의 표정이다.

양산차에 도입 더딘 이유

운전자의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기술은 2010년을 전후로 산업에 대두되었다. 하지만 지난 시간에 비해 양산차 적용은 활발하지 못한게 현실이다. 이처럼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 도입이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통신 인프라 한계를 꼽을 수 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려면 위에서 언급 했듯이 빠른 통신 속도는 필수다. 그러나 통신 속도는 국가별, 지역별 편차가 크고 LTE 기술로는 빅데이터를 활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또한 과도기적 성격의 기술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집중하는 자율 주행 기술이 고도화 되면 운전자의 컨디션은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아니, 운전자의 개념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자율 주행 기술의 일부인 차선유지 보조, 긴급 자동 제동 시스템 등을 활발히 도입하면서 사고 방지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결국에는 한차원 높은 기술을 도임해 중복 투자를 줄이는 비용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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