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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20i를 통해 짚어본 렉서스 ES300h의 가성비

렉서스 ES가 풀 체인지 되었습니다. 신형은 가솔린 버전을 없앤 채 하이브리드 모델만 들어옵니다. 이달 초에 올 뉴 제네레이션 ES300h로 론칭했죠. 2001년에 렉서스가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데려온 차가 ES350이었습니다. 특색 없어 보였지만 일순간 강남 쏘나타로 불리게 되었던 그 녀석입니다. IS도 나름 성공했지만 ES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ES는 렉서스에게 아주 중요한 차입니다.

렉서스 ES300h는 지난해 총 7,627대 팔렸습니다. 매달 600대 넘게 판매된 것입니다. 단일 모델로 따진다면 BMW 520d(9,688대)에 이어 2위입니다. 판매 기복도 크지 않았습니다. 가령 매달 수입차 내수 판매의 상위권에 들었습니다. 큰 프로모션이나 특별한 이벤트 없이 이 정도 성적을 낸 건 시사하는 바가 클 것입니다.

'올 뉴 제네레이션 ES300h'.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대가 비슷한 BMW 5시리즈나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비교하기 마련인데요. 그렇다면 엔트리 5시리즈를 자처하는 BMW 520i 럭셔리와 ES300h의 상품성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다만 이번 비교에서는 장비 측면에서의 가치를 주로 다룹니다. 둘은 구동방식이 정 반대이고 전기모터의 유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격

렉서스 ES300h는 최고급형인 이그제큐티브, 중간급인 럭셔리+와 럭셔리, 기본형인 슈프림의 네 가지 트림으로 나왔습니다. 가격은 각각 6,640만, 6,260만, 6,050만, 5,710만 원입니다. 지난 모델과 비교하면 100만~250만 원 오른 겁니다. 신차인 만큼 특별한 할인은 없습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도 렉서스 특성 상 할인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BMW 520i는 럭셔리의 단일 모델로 나옵니다. 공식 판매가는 6,330만 원입니다. ES300h에 대입하면 최고급형 바로 아래의 럭셔리+와 비슷한 수준. 하지만 지난 달부터 지금까지 최소 1,000만 원의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많이 받는 사람은 1,200만 원까지도 가능했다고. 결국 실 판매가는 5,330만 원 이하로 ES300h의 가장 싼 모델보다 300만 원 넘게 저렴합니다.

안전 장비

두 차 모두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만큼 1열 무릎 에어백과 전좌석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을 답니다.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전자장비도 만재합니다. BMW는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DSC), 렉서스는 차체 자세 제어 장치(VSC)라 일컫죠.

요즘은 반자율 주행 기능 유무도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 ES300h는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RDCC)과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시스템을 탑재했습니다. 이 두 개가 있으면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되 차로를 유지하며 달릴 수 있습니다. 520i도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가 기본입니다.여기에는 앞 차와의 간격을 조절하고 유지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조향 및 차선 유지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편의 장비

두 차 모두 한국형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달았습니다. 좌석 열선은 520i의 경우 후석을 포함한 모든 좌석에 들어갑니다. 반면 ES300h는 럭셔리(6,050만 원)부터 2열에 열선이 들어갑니다. 기본형은 1열만 있죠. 대신 통풍시트는 520i에 없습니다. ES도 슈프림은 통풍시트가 없지만 럭셔리부터는 앞좌석에 포함됩니다. 운전대 열선은 520i가 기본, 반면 ES는 엔트리 등급인 슈프림에서 빠집니다. 결국 ES에서 운전대 열선을 누리려면(?) 최소한 럭셔리 등급을 봐야 합니다.

메모리 시트는 520i의 경우 운전석에 기본입니다. 하지만 ES는 슈프림에 메모리 시트를 빼 놓았습니다. 520i가 장비한 운전석 메모리 기능은 럭셔리부터 있습니다. 아울러 최상위 등급인 이그제큐티브로 가면 동승석 메모리 시트까지 달립니다.

520i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를 달고 나옵니다. 5,000만 원 초반짜리 BMW라기에는 장비 수준이 제법입니다. 반면 ES300h의 경우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럭셔리 플러스부터, 무선 충전 패드는 이그제큐티브에만 달아 주었습니다. 이쯤 되니 BMW가 착해 보이고 렉서스는 갑자기 '왜 이러나' 싶은 생각 들기 시작합니다.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ES300h'는 길어진 이름만큼 전보다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격 인상을 억제했지요. 하지만 엔트리 등급인 슈프림에는 열선 스티어링 휠, 메모리 시트, 파워 텔레스코픽 등의 옵션이 빠졌습니다. 이 때문에 최소한 럭셔리 정도부터 알아보는 게 좋습니다. ES300h 럭셔리의 값은 6,050만 원. 520i의 실 구매가보다 700만 원 넘게 비쌉니다. 그런데 520i에게 있는 게 ES에는 없기도 합니다.

혹자는 "ES300h의 연비가 520i보다 훨씬 좋다"면서 ES를 감싸줄지도 모릅니다. 하이브리드차의 취득세 감면 혜택을 들먹일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렇게 따지고 들면 520i는 50:50 무게 배분의 후륜구동 차라며 반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브랜드 가치 면에서 렉서스보다 BMW가 우위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520i의 0-100km/h 가속과 최고속도가 ES300h보다 빠른 것도 사실이죠. 이렇게 싸우면 끝이 안 납니다.

분명한 것은 현 시점에서 520i의 실 구매가가 ES300h의 가장 낮은 등급(슈프림)보다 300만 원 넘게 싸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ES300h 기본형이 갖지 못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후석 열선, 운전대 열선 등을 장비합니다. 이것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팩트입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BMW가 갑자기 프로모션을 0으로 만든다면 ES의 가치가 더 높게 다가올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여러분께 렉서스 ES를 두고 5시리즈를 사라고 종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ES에게는 5시리즈가 갖지 못한 장점이 있거든요. 예컨대 디자인이 5시리즈보다 미래적이고 품질에 대한 신뢰성도 높습니다. 그에 대한 대가로 충분한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면 렉서스 ES는 여전히 훌륭한 선택입니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잘 팔려온 데는 다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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