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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중고차] 보증기간 남았을 때 팔아야 중고값 더 받을까?

자동차를 구매한 후 신경이 쓰이는 부분 중 하나는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고장과 이를 수리하는 일이다.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 무상 서비스 보증기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신차를 선택하는 것도 그 때문.

제조사별로 조금씩은 달라도 2년에서 3년, 4만km에서 무제한까지 제공하는 것이 보통이다. 보증기간 안에 고장이나 문제점이 발견되면 비용 걱정 없이 손쉽게 처리 받을 수 있어 제조사들은 '안심'을 담보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같은 이유로 중고차 시장에서도 무상 서비스 기간이 남은 차들이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감가가 적으며, 값을 후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보통. 사실일까? SK엔카가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직접 확인했다.

국산 중고차의 대표주자, 그랜저 HG

보증이 끝난 시점의 중고차 시세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국산차 한 대를 골랐다. 최근 몇 년간 SK엔카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2011년식 그랜저 HG240 럭셔리 모델이며, 무사고 매물들로 압축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 판매가격을 확인해 보증기간이 끝나는 시점의 평균 감가율을 비교하는 방식.

SK엔카에서 거래된 2011년식 그랜저 HG240 럭셔리의 평균 판매가는 2013년 상반기 6개월 동안 70만 원(2,630->2,560) 정도 하락했다. 만 3년이 되지는 않았지만 보증이 얼마 남지 않은 매물이 점차 증가해 가는 2013년 하반기에는 110만 원(2,560->2,450)까지 감가 폭이 커졌다.

그랜저 HG는 2011년 1월에 출시 되었으니, 보증이 끝나기 시작한 시점은 2014년 1월. 이때부터 중고차 시장에 다량으로 매물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2011년식 매물의 상당수가 보증이 끝난 시점인 2014년 6월의 평균 판매가는 2,170만 원으로 2014년 상반기에만 280만 원 하락했다. 1년 전 2013년 상반기에는 70만 원이 떨어졌으니, 하락 폭이 4배나 커진 셈. 대부분의 거래 차량의 보증이 끝난 2014년 12월의 평균 판매가는 약 2,100만 원이었다. 6개월 전에 비해 70만 원 하락한 수준이었다.

평균 거래가의 함정

단순히 평균 판매가의 변화만 확인했을 때 보증이 끝난 차들이 유입되는 2014년 상반기에만 200만 원 이상 급락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랜저 HG의 같은 등급과 연식만을 분석했을 뿐, 똑같은 차는 없다. 1월식에서 12월식, 주행거리도 1만km에서 5만km까지 다양하다. 무사고 역시, 범퍼 하나쯤은 교환한 차도 있다.

주행거리 구간별로 평균 판매가의 변화를 보면, 전체 매물의 평균 판매가가 급락하던 2014년 상반기 동안 상대적으로 ‘급락’ 없는 일반적인 판매가의 하락을 나타낸다. 2013년 하반기와 2014년 상반기의 평균 판매가 변화를 보면 주행거리 2만km대 차량은 두 기간 모두 평균 판매가가 100만 원 내외로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했고, 주행거리 4만km대 매물은 두 기간 하락 폭이 약 100만 원과 120만 원으로 커지긴 했지만, 같은 기간 전체 평균 하락 폭인 110만 원에서 280만 원 수준보다는 상당히 적은 폭이다.

다른 국산차들도 보증기간은 가격에 큰 영향 없어

현대차는 다른 제조사와 비교해 우수한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부품도 저렴한 편에 속해 보증기간 이후, 수리에 대한 부담이 적게 느껴질 수 있어 보증의 역할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우리는 2011년 판매된 국산차 중 차종별, 제조사별로 주요 모델들을 선정하여 모델별로 5만km 미만 매물의 운행 기간에 따른 주행거리 평균 판매가의 흐름을 확인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보면 모든 모델이 36개월이 되는 시점에 그랜저HG와 마찬가지로 주목할 만한 평균 판매가의 하락은 확인되지 않았다.

BMW 520d, 수입차는 다를까?

국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리비 부담이 큰 수입차의 경우는 어떨까? 수입차 역시 3년/6만km를 보편적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판매시점 프로모션에 따라 차이가 크고, 원한다면 보증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어 보증의 역할이 국산차와 동등할 수 없다. 그래서 거래가 활발했던 2011년식 BMW 520d(F10)를 선정했다. 그 결과 국산차와 마찬가지로 만 3년이 지난 시점에 특별한 변화가 발견되지는 않았고, 그랜저와 같이 주행거리가 긴 매물들이 증가하면서 평균 판매가 하락을 주도했다. 수입차의 제조사, 차종별로 주요한 모델 또한 분석해본 결과, 보증의 역할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중고차의 가격은 상태가 좌우한다

사실 무상 서비스 보증기간의 가치는 신차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행거리가 길수록 자동차의 가치가 떨어지듯 무상보증의 가치도 낮아진다. 그랜저 HG와 같이 단기적으로 가치가 낮은 매물들이 시장에 많아지면 ‘평균’이란 관점에서 시세가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주행거리와 무사고의 관점에서 상태가 좋다면 보증이 끝났다고 해서 가격이 확 내려가지 않는다. 보증기간에 대한 고민보다는 평소 점검과 관리의 습관화가 중요하다.

중고차를 살 때도 마찬가지. 잔여 보증기간의 여부 보다는 객관적인 차량의 상태와 이에 걸맞은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거래를 위한 방법이다.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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