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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cannot do it." 테슬라가 토요타나 폭스바겐 보다 정말 6년 앞서 있을까?? 왜?!?

2020년 2월 차량을 분해 분석하는 일본 니케이 BP 프로젝트 팀에서 테슬라 모델 3를 분석하고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차량의 두뇌에 해당하는 제어기 기술이 테슬라가 토요타나 폭스바겐에 비해 6년가량 앞선다" 또한, 일본의 자동차 엔지니어는 "테슬라의 제어기 플랫폼 기술을 따라잡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테슬라 모델 3의 경우 HW3.0과 바디컨트롤러 3개로 차량을 제어하는 반면, 폭스바겐의 내연기관 차량은 70개로 테슬라의 경우 적은 제어기 개수로 중앙 집중형으로 효율과 성능 면에서 훨씬 앞서 나간다고 발표했다.

원문 기사의 핵심은 테슬라의 통합형 중앙 제어기와 FSD HW3.0 제어기에 주목해야 하며, 테슬라의 자율주행, OTA, 배터리, 차량 제조 기술도 뛰어나지만 제어기 플랫폼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통합형 제어 기술은 2025년에는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에 테슬라가 토요타 보다 6년을 앞서 나간다고 해석을 한 것이다. 또한 이 기사에서 테슬라가 이렇게 할 수 있던 비결로는 신생기업으로 부품 업체와 연결된 공급망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라 해석했으며, 반면 토요타나 폭스바겐은 기존에 협력을 진행했던 업체와의 서플라이 체인을 끊기 어렵기 때 문이라 밝혔다.

이 기사를 인용하여 수많은 뉴스, 서적, 기사, 유튜브, 블로그까지 테슬라의 제어기 플랫폼 기술은 압도적이라고 칭찬했다.

이번 포스팅은 이 기사의 과장된 면을 지적하고 중앙 집중형의 단점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한다. 또한, 토요타, 폭스바겐, 현대차와 같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앙 집중형으로 가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해 본다.

제어기는 두뇌에 해당하는 부품으로 판단, 연산, 기억 등을 수행한다. 따라서 마이컴이나 회로를 통해 판단을 하고 지령을 내리고, 통신을 하고, 아날로그/디지털 센싱을 하는 장치로 생각하면 쉽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전자제품들은 제어기가 1개이고 이 제어기가 모든 것을 관장한다. 하지만 자동차는 여러 개의 제어기가 있다. (인버터, 컨버터, BMS, 브레이크, 서스펜션, 냉각, 공조, ADAS 등) 자동차 제어기들은 평등한 관계이고 각자 본인의 임무를 열심히 수행하고 필요할 때 서로 통신을 통해 협조 제어하는 방식이다.

앞서 기사에는 테슬라의 경우 오토파일럿 1개, 바디컨트롤러 3개 (좌/우/전방)로만 차량을 제어한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그 밖에 모터 제어하는 인버터 2개 (전륜/후륜 각각), BMS (Battery Management Sytstem), 충전장치(급속/완속), 냉각 제어기 등 여러 가지 제어기가 차량에 적용된다. 즉, 오토파일럿 및 바디컨트롤러 3개 가지고 차량 전체를 제어하는 것은 잘못된 사실이다. 물론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나 기아 EV6와 같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의 제어기에 비하면, 테슬라의 제어기가 훨씬 단순화되어 있고 개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차량의 제어기 아키텍처는 위의 그림과 같이 분산형, 도메인 집중형, 중앙 집중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분산형을 채택하고 있으며, Central Gateway를 중심으로 기능에 따라 제어기들이 분산되어 있다. 도메인 집중형은 각 기능을 대표하는 마스터 제어기가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앙 집중형은 최대한 기능을 통합 시키고 통합된 소수의 제어기가 시스템을 제어하는 것이다.

일단 테슬라처럼 중앙 집중형으로 구성하고 제어기 개수를 줄이면 통신 부하가 줄어들고 와이어 길이 및 개수가 줄어들어 원가 절감과 중량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패키지 레이아웃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어 실내 공간 확보에도 유리하다.

현대자동차, 기아, 폭스바겐, 토요타 등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정말 다양한 차종을 개발한다. 경차부터 시작해서 고급 승용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차종을 개발하며, 트림 및 옵션도 세분화되어 있다. 게다가 지역별로 판매하는 사양도 다르다. 보통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100차종 정도를 개발한다고 한다.

파워트레인 부품은 차량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부품이지만, 자율주행과 바디/전자 부품은 차급마다 선택할 수도 있고, 옵션에 따라서도 적용 여부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차종이 4개밖에 안되고 트림이나 옵션이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오토파일럿, 바디컨트롤러는 모두 공용화해서 적용을 할 수 있고, 규모 경제를 이뤄 원가 절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자율주행 오토파일럿은 1개의 제어기이지만,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율주행이 주행과 주차로 제어기를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차는 주차에 큰 부담이 없고 합리적인 가격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행 안전장치를 적용하고, 주차 안전 관련해서는 적용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고급차는 주행과 안전 모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에 현대차가 테슬라처럼 자율주행 1개의 제어기로 통합해버리면, 경차나 준중형급 차량에도 고급 옵션이 모두 적용될 수도 있다. S/W를 비활성화한다고 해도 H/W 자체가 고사양이 적용되기 때문에 사이즈가 크고 원가가 높은 부품이 적용되는 것이다.

A/S 측면에서도 제어기를 통합해버리면 H/W가 고장이 발생할 때, 비용이 증가할 확률이 높다. A+B+C 기능을 통합했다고 가정을 할 때, 제어기가 개별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A만 고장이 났다면, A만 교체하면 된다. 하지만 통합이 되어 있다면 고장 나지 않은 B와 C를 포함한 제어기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분산형 제어기는 제어기 개수가 증가하여 공용화 측면에서 장점이 줄어든다. 특히 통신 부하가 올라가고 와이어링하네스의 중량 및 원가도 상승하게 된다. 대신에 앞서 설명했듯이 다 차종, 트림, 옵션, 지역별 커스터마이징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율주행의 경우 테슬라 모델 S, 모델 X, 모델 3에는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까지 모두 동일한 센서를 사용한다. 그리고 오토파일럿 내에 자체 개발한 칩까지 적용하였다. 테슬라의 자율 주행 제어기는 HW(하드웨어라고 부른다)라 하며 뒤에 숫자를 붙여 버전 업그레이드를 표시한다. 제어기 내부의 구조, 마이컴을 단기간에 변경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HW2.0, HW2.5, HW3.0, HW4.0까지 단기간에 업그레이드를 했다. 여기서 업그레이드는 S/W 업데이트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성능으로 동작시킬 수 있는 마이컴과 주변 회로를 바꾸는 것이다.

반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은 센서를 차급, 지역에 따라 다르게 운영하고 있고, 칩도 대부분 반도체 회사에서 납품을 받아서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에 비해 차종이 많아 제어 플랫폼을 변경하려면 협의해야 할 부분이 많고 의사 결정이 느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체 개발 마이컴보다도 기존의 반도체 회사의 마이컴을 이용하여 개발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경우도 센터 디스플레이를 제어하는 제어기가 있다. 이 또한, 하나의 제어기로 전 차종, 옵션, 지역에 대응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제조사는 클러스터, 센터디스플레이, 조작 버튼, 제어기 등으로 구분되어 있고 차종, 옵션, 지역 사양에 따라 조합을 구성하여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통합형과 분리형 제어 플랫폼은 장단점이 명확하기 때문에 6년 뒤에는 전부 중앙 집중형으로 간다는 것은 섣불리 단언하기 어렵다. 통합형이 가능하다면, 테슬라처럼 자율주행이나 바디제어기가 통합은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파워트레인부품은 통합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예상한다. 인버터, BMS, 컨버터, 냉각장치, 샤시 등은 각 기능에 맞게 전문적인 제어기가 존재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테슬라의 경우 차종이 적고, 트림, 옵션이 적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에 맞게 오토파일럿과 바디컨트롤러로 중앙 집중 제어기 구조를 설계한 것은 개발 초기부터 아키텍처를 적절하게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제어기 플랫폼 구조는 무조건 중앙 집중형이 선진 기술이라고 말하기 보다 제어기의 특성 또는 자동차 제조사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게 제어기 아키텍처를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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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엠에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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