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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코란도 투리스모, 롱런에는 이유가 있다

쌍용자동차가 5년 만에 코란도 투리스모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기존의 밋밋한 인상을 털어버리고 세련미를 더한 모습이다. 레저에 적합한 모델인만큼 최근 열풍인 낚시의 동반자 삼아 강원도 속초로 향했다. 이 차는 이렇게 쓸 때 진가가 드러나니까.

SUV 스타일에 집중한 MPV, 코란도 투리스모

로디우스로부터 시작한 코란도 투리스모는 내외관 디자인을 약간씩 바꾸긴 했지만 큰 변화는 없다. 그래도 이 차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주요 소비자들의 사용서에 그만큼 부합했다는 의미일 터. 코란도 투리스모는 테마가 ‘Funny Nine’일 만큼 ‘여럿이 노는 데 집중한 차’다. 이번 시승의 목적과 방향도 그렇게 설정했다. 기자가 시승한 차는 2018년형 코란도 투리스모 RX 4WD 모델로 편의사양까지 더한 차 가격이 3,524만 원다. 라이벌 9인승 모델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우선 외관을 살펴보면 최신형 SUV 스타일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티볼리로부터 가져온 X형상의 전면 캐릭터 라인으로 헤드램프와 범퍼 하단부를 꾸미고 있다. 4줄의 크롬 위에 얹은 브랜드 로고는 얼핏 폭스바겐 파사트를 떠오르게 하지만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린다. 안개등과 범퍼 하단에는 크롬 커버를 둘렀다.

측면은 RV들이 가진 전형적인 볼륨감을 내세운다. 벨트 라인과 도어 하단부에는 다시한번 크롬으로 캐릭터 라인을 설정했다. 덩치 비해 휠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18인치까지 키웠다. 전후 펜더에도 캐릭터 라인을 집어넣고 D필러 사이에는 코란도 투리스모 로고를 집어넣어 심심함을 해소했다.

리어뷰는 코란도 투리스모 전체모습 중 그나마 어색함이 없는데, 위로 치켜뜬 리어램프를 좌우로 잇는 부분에는 크롬 라인으로 멋을 냈고, 범퍼 하단에도 크롬 커버를 적용했다. 돌이켜 보면 코란도 투리스모에는 어떤 각도에서도 크롬 장식이 빛나고 있어 쌍용의 크롬커버 사랑을 느끼게 만든다.

실내의 첫 인상은 널찍하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살피니 개선할 부분이 눈에 띈다. 두터운 시트를 얇게 바꾸면 좋을텐데 말이다.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을 비롯한 전면 공간은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좌우 대칭형 디자인으로 기존 로디우스의 것으로부터 물려 받은 토대 위에 변화를 거친 결과다. 세련미는 다소 부족하지만 편의성에 있어선 큰 불만을 갖기 어렵다. 다만 플라스틱이나 인조가죽 등의 소재는 세련미가 부족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전체적으로 차체가 높고, 덩치가 큰 데다 4WD 시스템 등 기능에 충실하게 위한 편의사양을 갖춘 터여서 마치 성실한 노동자의 뒷모습처럼 듬직한 매력이 있다.

주행감각은 호쾌, 세련미는 부족해

코란도 투리스모는 유로 6 배기가스 규제를 만족하는 2.2L 디젤 엔진과 7단 E-트로닉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다.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낸다. 후륜구동 기반의 전자식 4WD를 탑재하고 있다. 이 정도면 ‘전천후’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대신 복합연비가 10.1km/L로 조금 아쉽다.

시트에 오르는 순간 꽤 높은 시야로 도로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상대적으로 천장이 낮게 느껴질 정도. 좌우 측면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들지만 주행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은 3바퀴가 넘게 돌아간다. 2.3회전 혹은 많아야 2.5회전에 불과한 일반적인 모델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차의 머리를 돌리기 위해선 운전대를 더 많이 돌려야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초반 가속력은 덩치에 비해 상당히 강렬하게 다가온다. 쌍용차의 LET(Low End Torque) 컨셉트 기반으로 개발된 차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1,400rpm부터 나오는 최대토크로 인해 큰 차체를 손쉽게 움직일 수 있다. 중고속 이상의 영역에서도 뻗는 맛이 괜찮았는데, 전반적으로 소음과 진동부분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을 확인하는데는 오래걸리지 않는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차를 샀다’기 보다 ‘공간을 샀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큰 차체와 짐이 넉넉하게 들어간다.

반자율주행 같은 최신형 주행장치의 세련미는 부족하더라도 간단한 스위치 조작만으로도 전자식 4WD 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고, 차량자세제어시스템과 전복방지장치, 브레이크 보조시스템, 경사로 밀림방지장치 등 웬만한 주행안전보조장비는 튼실히 갖추고 있었다.

강원도 속초로 바다 낚시를 떠난 일행은 3월 말부터 4월까지 이어지는 봄 도다리의 손맛을 느껴보기로 했다. 봄 도다리 낚시에는 채비를 되도록 멀리 던지고 기다리는 원투낚시가 제격일 터. 입질을 기다리는 동안 같이 낚시를 간 일행들은 오랜만의 여유와 탈탈거리는 도다리 낚시 손맛이 더해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Editor’s Note

코란도 투리스모는 부족한 세련미 대신 실속을 챙겼다. 자동차로 무엇을 하던간에 이 차는 충직한 부하처럼 따를 것 같았다. 도드라지게 잘난 데가 없어도 쓸만한 차라면 오래 갈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차가 아니던가. 롱런(LongRun)에는 이유가 있다.

전문가 평가

75.7
  • 75 파워트레인
  • 75 섀시 & 조종성
  • 70 승차감
  • 80 안전성
  • 60 최신 기술
  • 90 가격 & 실용성
  • 80 기타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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