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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메르세데스-AMG G63 프랑스 시승기

New or old?

완전히 새로운 G클래스이지만 내부적으로 오리지널의 'W463' 모델 코드로 개발되었다. 얼핏 봐선 오리지널 모델의 껍데기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고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닮았다.

그러나 사실 전 모델에서 가져온 것이라곤 다섯 부분 밖에 되질 않는다. 헤드램프 워셔, 도어 핸들, 리어 휠 커버, 토 후크, 실내 선 바이저가 그것들이다. 나머지는 완전히 새롭거나 신형 E클래스와 같은 승용 라인업에서 가져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차의 개발 첫날부터 고성능 서브 브랜드인 AMG가 참여했다는 것이다. 베이스 모델을 만들고 이를 튜닝해 고성능 모델을 만든 것이 아니라 기본부터 고성능을 고려했다는 의미다.

G클래스 특유의 오프로드 주행력과 개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려고 하면서 40년 동안 조용히 G클래스를 진화시켜온 팀 간의 논쟁이 일었다.

최종적으로 그들은 새로운 래더 프레임과 더블 위시본 타입의 전륜 서스펜션, 랙 앤 피니언 스티어링 시스템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는 구형의 끔찍한 온로드 주행성을 개선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1970년대 분위기를 '폴~폴~' 풍기는 구식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엔지니어링의 최적화 덕분에 지상고는 241mm로 조금 올랐다. 엔지니어들은 무게와도 힘든 싸움을 벌였다. 전보다 209mm 길고 224mm 넓으며 15mm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170kg이나 줄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덜어낸 무게의 대부분은 프런트 액슬의 쓸모없는 혹덩어리를 제거해 얻은 결과다. 그리고 도어와 보닛, 리어 게이트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나머지 무게를 줄였다.

도어에 대해서 말하자면, 도어를 여닫을 때 느껴지는 오리지널 G클래스의 감각을 그대로 살려냈다. 이는 자동차보다는 오래된 열차의 그것과 비슷하다. 듣자 하니, 가벼운 도어 스킨을 쓰면서도 이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몇 달을 고생했다고 한다.

Under the skin

새로 적용한 리어의 5링크 서스펜션은 전보다 더 다양한 휠의 움직임과 컨트롤을 약속한다. 정교한 서스펜션과 함께 보강재를 더한 래더 프레임의 강성도 55%나 증가했다.

공기역학적인 부분에서도 진화가 있었다. 특히, 프런트와 언더 보디의 공기 흐름을 전보다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호주의 경우 2가지 엔진 타입을 만날 수 있다. AMG G63의 경우 585마력짜리 V8 4.0L 트윈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G350 d의 경우엔 직렬 6기통 2.9L 디젤 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몇몇 지역에선 V8 엔진의 출력을 조금 줄인 G500을 만날 수 있다. 어떤 모델을 선택하든 변속기는 9단 자동이고 저속 기어와 디퍼렌셜 록(앞, 뒤, 중앙) 시스템을 갖춘다. 엔진에 상관없이 토잉력은 3,500kg에 달한다.

Classy inside

실내에 오르면 반전이 시작된다. 최신 E클래스에서 가져온 전자 장비들이 트윈 12.3인치 모니터 안에서 꿈틀댄다. 구닥다리 외모와는 딴판이다.

터빈 모양의 고급스러운 에어벤트를 비롯한 작은 것들까지도 전과 달리 관심을 기울이게 만든다. 소재의 감성 품질과 마무리가 S 클래스 급이다. 누구나 만져보고 싶은 느낌이다.

이런 고급스러움을 경험하고 윈도 록 버튼을 누를 때 들리는 큼지막한 소리(구형의 감각을 살렸다)를 경험하면 흠칫 놀랄 것이다.

공간도 더 넉넉해졌다. 특히, 숄더룸이 그렇다. 엘보룸과 함께 뒷좌석의 레그룸도 조금 나아졌다. 40mm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이다.

최상은 아니지만, 커다란 윈도와 높은 시트 포지션 덕분이 아이들과 애완견들에겐 크게 환영받을 것이다.

트렁크 공간은 454L로 늘었지만 시트는 여전히 평평하게 접을 수 없다. 리어 시트 뒤에 커다란 크로스 멤버가 있기 때문이다.

On the road

스타트 버튼을 찌르면 G63의 시트에 앉았다는 걸 금방 깨닫게 된다. 묵직한 바리톤의 음색을 토해내는 동시에 옆구리의 배기 파이프로 포효하듯 으르렁댄다 사운드뿐만 아니라 실제 가속력도 상당하다. 이 무거운 철 뭉치를 4.5초 만에 100km/h까지 가속할 수 있으니까.

최고속은 220km/h에서 제한된다. AMG 드라이버 패키지를 추가하면 240km/h까지 낼 수 있다. 전보다 온로드 고속주행이 안정적이라는 방증이다. 가장 큰 진화는 스티어링의 정교함이다. 차와 당신을 보다 직관적으로 연결한다. 전혀 구형 G클래스의 느낌이 아니다.

그러나 프레임 보디 형태를 고집한 대가는 여전하다. 터프함과 단단함, 오프로드 주행성을 유지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초호화 SUV와 비교하면 롤링이 크고 제동 시 앞머리가 많이 주저 않는다. 리어 안티 롤 바가 기본이인 AMG 모델조차도 그렇다.

그립은 있지만 정교함을 확신하기엔 충분하지 않은 정도다. 사실, 구형이라면 이런 성능을 기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신의 AMG 버전이라면? 하고 기대했는데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승차감도 마찬가지다. 거친 노면을 과감하게 도전하면 옆자리 손님의 기분이 상할 수 있다. 3중의 도어 실링을 적용했음에도 주행 중 바람소리가 큰 편이다.

섀시와 보디를 하나로 합친 모노코크 형태의 라이벌과 차이가 분명하다. 레인지로버 스포츠 SVR과 신형 포르쉐 카이엔 터보를 탈 경우 스포츠 세단(적절한 오프로드 능력을 겸비하면서)의 기분이 느껴지지만 G63을 타고 있을 때는 크고 무거운 SUV라는 느낌이 강하다.

누구든 둘과 신형 G클래스를 비교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오프로드에서의 뛰어난 능력과 강력한 견인력을 볼 때 말이다. 그러나, 오프로드를 즐기는 시간보다 온로드 주행으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은 대부분의 예비 고객에겐 이런 점들이 더 크게 걸릴 것이다.

대신, 당신이 이 차가 오랜 기간 고집해온 스타일에 끌린 경우라면 G63은 전보다 더 사랑스러운 녀석이 될 것이다. 길을 가리지 않고 모든 여행을 이벤트로 만들어 줄 테니까. 아주 즐겁다. 새롭게 태어난 G클래스는 여전히 개성 넘치고 구형보다 빠르고 즐거운 SUV다. ‘부디 저를 사 주십쇼’라고 말하지 않고서도 충분한 팬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로.

결론적으로 벤츠는 자신들이 만들어 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하고 있고 우리도 이를 놀랍게 여기지 않는다.

장점 -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 능력, 강력한 성능, 터프한 스타일
단점 - 라이벌보다 뒤지는 온로드 주행성, 거친 승차감, 바람 소리

글_John Mahoney (엔카매거진 파트너, 호주 모터링닷컴 에디터)

전문가 평가

70.7
  • 75 파워트레인
  • 75 섀시 & 조종성
  • 60 승차감
  • 70 안전성
  • 75 최신 기술
  • 50 가격 & 실용성
  • 90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