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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일렉트릭 1.5만km 사용기, 나의 전기차 예찬론

현대 NF 쏘나타를 타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으로 바꿨습니다. 지금까지 1만5,000km 뛰었습니다. 충전 비용은 2만 원 정도 쓴 것 같습니다. 전기차를 남보다 빨리 운용하면서 느낀 게 하나 있습니다. 전기차는 빨리 살수록 좋다는 사실입니다.
글 l 김도완, 에디터 l 정상현 기자

저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017년 9월에 출고했습니다. 이번 장기 시승기는 이 차를 1만5,000km 굴리면서 느낀 점을 소개합니다. 이 거리를 뛰는 동안 충전 비용으로 약 2만 원 들었습니다. 복합 연비 10km/L 정도 나왔던 예전 차(NF 쏘나타)였다면 250만 원 정도 썼을 겁니다. 내연기관과 비교하면 전기차의 비용 절감 효과는 엄청난 수준입니다.

1만5,000km를 가는 데에 2만 원 밖에 안 쓴 건 ‘무료 충전’을 적극 활용한 덕분입니다. 제 차의 출고 초기 무렵에는 환경부 급속 충전기가 공짜였거든요. 지금 설치 중인 급속 충전기들 역시 약 3개월의 무료 시범 운영 기간을 가지므로 이 팁을 기억하십시오. 또 현대차 사업소에서도 무료 충전이 가능합니다. 시간은 30~40분 걸리지만 은근히 쏠쏠합니다.

부차적인 비용 절감 효과도 많습니다. 환경부 충전소는 ‘그린카드’로 결제할 때 50% 할인 혜택을 줍니다. 아울러 고속도로 통행료는 50% 감면됩니다. 공영주차장도 50% 할인입니다. 마지막으로 광안대교 통행료도 무료입니다. 부산시민인 저로서는 상당한 효용입니다.

이따금 느껴지는 단점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하는 ‘충전의 불편’이지요. 예를 들어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타고 서울을 6번 왕복했는데요. 출고 초기에는 전기차 충전소 있는 휴게소를 들르다 보니 이동에 5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부산 해운대에서 서울까지 보통 두 번 충전하고, 회당 30분 정도 걸리므로 1시간쯤 지체한 것이죠. '시간'만 따지고 보면 분명 불편이 맞습니다.

이처럼 혹자는 “전기차 충전 기다리는 게 불편하다”고 말합니다. 성향에 따라 그럴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도 처음엔 그랬었습니다. 충전을 위해 최소 30분은 기다리는 게 가끔은 지루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내연기관 차를 탈 때는 서울-부산 왕복할 때 ‘무리한 운전’을 했었는데 전기차는 그러지 않게 된다고. 120~150km를 달리면 충전을 위해 강제적으로 휴게소를 들러야 하므로 자연스레 안전운행이 됩니다. 졸음운전도 거의 하지 않게 되었지요.

상경할 때는 보통 건천휴게소와 단양휴게소, 만남의 광장의 세 곳에서 충전했습니다. 물론 서울 시내에서 할 수 있습니다만 끼니 등을 해결하면서 시간을 때울 수 있기 때문에 휴게소가 편합니다. 이쯤 되면 서울-부산 왕복에 드는 비용이 궁금하실 텐데요. 통행료를 포함해 약 3만 원 정도입니다. 왕복 통행료 약 2만1,000원과 충전 비용 약 1만 원(각종 할인 적용 시 약 2,500원*4회). 이건 정말이지 대중교통보다도 훨씬 저렴합니다.

한편 이 차를 타면서 가장 불만인 건 실내 바닥 매트입니다. 재질이 너무 나쁜 까닭입니다. 비만 오면 바닥이 축축하게 젖고 그로 인해 악취도 납니다.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애프터마켓에서 매트를 구입했습니다. 순정처럼 깔끔하진 않지만 냄새가 안 난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입니다. 또 버튼식 기어는 디자인이 예쁘고 전기차의 컨셉트에 잘 어울리는 반면 전후진을 반복할 때는 기계식 기어 노브보다 살짝 불편합니다. 우뚝 솟은 기어 노브는 손의 감각 만으로 작동이 가능하지만 버튼식은 눈으로 버튼을 확인한 다음 바꿀 수 있기 때문이죠.

주행성능은 만족합니다. 사실 최고속도는 얼마 안 나옵니다. 약 175km/h에 그칩니다. 하지만 가속성능이 일품입니다. 특히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에 두면 튀어 나가는 맛이 대단히 좋습니다. 솔직히 구입 초반에는 이를 즐기느라 급가속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달려도 유류비가 많이 들지 않으니 더욱 밟게 되더라고요(이 자리를 빌어 반성합니다). 이렇게 운전 습관이 나쁘면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도 뚝 떨어집니다. 가령 아이오닉 일렉트릭 기준으로 200km를 못 넘을 정도. 얌전히 타면 230km 수준을 보이므로 그 차이를 알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차의 현실적인 충전 비용을 소개합니다. 저는 아파트 완속 충전(경부하)을 이용하는데요. 이때 요금은 1Kw당 100원 미만입니다. 1kW로는 대략 6~10km를 갈 수 있습니다. 결국 1만 원으로 600~1,000km를 간다는 얘기. 가솔린 준중형차였다면 600~1,000km를 가는 데에 5만~10만 원 드니까 보수적으로 잡아도 가솔린차 20% 정도의 운행비가 들 뿐입니다.

올해는 주행거리가 더욱 늘어난 전기차가 많이 나온다지요. 하지만 보조금이 점차 줄고 있는 추세라 걱정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전기차에 대한 인식 변화로 구입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는군요. 먼저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말하건대 전기차는 먼저 사서 먼저 운용하는 게 제일입니다. 멀리 갈 수 있는 전기차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보다 먼저 타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장거리가 걱정된다고요? 카셰어링이나 가져다주는 렌터카 등을 쓰면 불편할 게 없습니다. 이상 전기차를 먼저 타 본 사람의 전기차 예찬론을 마칩니다.

※ 이 기사는 'EVPOST'와의 제휴로써 제작되었으며, 외부 필자의 글을 편집한 콘텐츠입니다.

정상현

정상현 편집장

jsh@encarmagazine.com

미치광이 카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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