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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비' 콤팩트 세단 320d, 신형도 인기 이어갈까?

지난주 2019 서울모터쇼가 막을 내렸습니다. 볼거리가 부족하단 볼멘소리에도 63만 명 넘게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물론 필자도 그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모터쇼는 여러 대의 신차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신형 3시리즈(G20) 공개 소식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7년 만에 완전히 새롭게 바뀐 BMW 3시리즈. 이번 탈바꿈으로 어느덧 7세대 모델에 이르렀습니다. 3시리즈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습니다. 6세대 모델이 본격적으로 팔린 2012년에는 6천 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상승세를 이어가 최근 4년 동안에는 연 1만 대 정도가 꾸준히 팔렸습니다. 이쯤 되면 BMW 3시리즈는 다른차와의 경쟁을 넘어선 수준입니다. 어제의 자신과 비교하는 베스트 셀링 모델이죠. 신형 3시리즈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습니다.

시승회에 참석한 미디어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예측된 결과였습니다. 3시리즈만큼 거대한 판매 볼륨을 자랑하는 수입차도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추첨에 따라 필자는 ‘320d Luxury’의 운전대를 잡게 되었습니다. M 스포츠 패키지나 가솔린 330i에도 욕심이 났습니다. 그러나 한 번에 두 대를 운전할 수는 없기에 향후 좋은 기회를 엿보기로 했습니다.

시승은 집결지인 삼성동을 나서 서울-양양 고속도로, 호명산을 지나 양평까지 주행하는 코스입니다. 도심과 고속, 연속된 와인딩까지 적절하게 조합된 경로입니다. 드라이버 한 명당 95km 정도를 운전하게 됩니다. 차에 오르기 전 흥분된 오감을 누를 겸 바뀐 겉모습부터 살피기로 했습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첫인사를 나눴던 신형 3시리즈. 도로 위에서 만난 모습도 여전히 당당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지 모를 키드니 그릴은 가운데가 맞닿았습니다. 아래쪽이 꺾인 모양의 헤드램프도 그릴과 완전한 일체감을 이뤘습니다. 앞에서 바라보면 차체 좌·우를 빈틈없이 채우고 있습니다. 확실히 이전보다 풍성해진 볼륨감이 차의 크기를 한층 돋보이게 만들었습니다.

320d로 시승이 결정된 후 가솔린 버전은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여러 마리 토끼를 쫓으려다 모두 놓치고 싶진 않았습니다. 대신 럭셔리 등급과 M 스포츠 패키지의 다른 점을 눈여겨보기로 했죠. 가장 큰 차이는 앞뒤 범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안개등 위치를 ‘T’자 형태로 꾸민 럭셔리와 달리 M 스포츠 패키지는 가로로 심플하게 마감했습니다. 자칫 심심할 수 있는 구성을 과격한 주름으로 대신했죠. 여기에 M 스포츠 패키지 뒤범퍼 상단에는 리플렉터도 추가됐습니다. 배기 파이프 주변에 멋을 더 부린 것도 다른 점입니다.

간단히 외부를 살핀 후 실내로 들어왔습니다. 최신의 12.3인치 LCD 계기판과 새롭게 디자인된 변속 레버가 눈에 띕니다. 그러나 완전히 바뀐 3시리즈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넓어진 실내 공간과 더욱 낮아진 운전자 시트 포지션이 확실히 체감될 수준입니다. 실제로도 이번 3시리즈의 차체는 이전보다 커졌습니다. 길이는 76mm 길어진 4,709mm, 너비는 15mm 늘어난 1,827mm입니다.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도 41mm 길어져 2,851mm입니다. 이전 쏘나타(LF)의 휠베이스는 2,805mm. 더 이상 3시리즈를 콤팩트 세단으로 불러야 할지도 고민스러운 부분입니다.

달라진 실내 구성이 모두 반가운 것만은 아닙니다. 보기에 깔끔해진 공조 제어 버튼들이 사용하는 데는 불편해졌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니 센터 스크린을 계기판 높이에 맞추느라 아래로 내렸습니다. 송풍구 부피를 줄였지만 절대적인 공간이 부족해졌죠. 또한 작은 버튼들에 'Up & Down' 기능을 함께 넣었습니다. 기능별로 구분해서 조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공조 제어장치에 다이얼을 많이 활용하는 것은 그만큼 사용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신형 320d는 1,995cc 4기통 터보 엔진(B47D20)과 8단 자동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꾸립니다. 최고출력 190마력(4,000rpm), 최대토크 40.8kg·m(1,750~2,500rpm)의 성능을 발휘하죠. 설명은 길었지만 수치상으로는 바로 이전 모델과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실용구간 영역을 강화했다는 설명도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공기 저항 계수를 0.23(Cd)으로 낮추고 몸무게를 줄였습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 시간은 6.8초까지 단축되었습니다.

운행거리 500km를 갓 넘긴 시승차의 실내는 조용했습니다. BMW 디젤 엔진 특유의 걸걸한 소리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가솔린 330i 럭셔리 모델에는 1열 3면의 유리가 모두 이중 접합 유리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이게 모델에 빠진 건 좀 아쉬운 일이죠. 필자도 2L 디젤 엔진이 장착된 세단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사실 디젤 승용차의 소음과 진동은 최소 2년은 지나 봐야 체감할 수 있습니다.

막힌 시내를 벗어나 고속 구간에 접어들자 320d는 마음껏 엔진 출력을 쏟아냈습니다. 고회전을 활용하는 가솔린 심장의 짜릿함은 덜하지만 계기판 바늘은 무섭게 오르지요. 추월이 필요한 중속 구간 이상에서도 답답함이 없습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싣는 만큼 차는 정직하게 반응합니다. 주행 모드는 스포츠, 컴포트, 에코 프로 세 가지로 나뉩니다. 에코 프로 모드에서는 급격한 엔진 회전수 변화를 억제하고 빠른 변속을 돕습니다. 다만 기대가 컸던 스포츠 모드에서는 빨라진 가속 페달의 반응 이외에는 큰 차이를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호명산 와인딩 구간에 도달하자 두 손이 바빠졌습니다. 좌우로 운전대를 바삐 움직여야 하는 상황. 신형 3시리즈는 연속된 선회구간에 유연하게 대처했습니다. 한쪽으로 기운 차체를 거뜬하게 받쳐주고 이내 방향을 전환합니다. 그러나 단단함 무릎으로 강건히 버티는 스프린터와는 다릅니다. 언제까지나 컴포트 세단을 지향하는 차의 성격 때문입니다. 세대를 거듭나며 조금씩 커지는 차체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차에서 내리며 확인한 계기판은 L당 16.6km의 연비를 나타냈습니다. 가속 성능을 테스트하며 다녔는데도 복합연비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번 시승회를 통해 기자가 달린 거리는 100km 남짓. 신형 3시리즈의 다양한 매력을 확인해 보기에는 역부족인 시간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만은 확고해졌습니다. 이번 3시리즈도 국내에서 큰 인기는 물론 판매량도 꾸준할 거란 생각이었죠.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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