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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럭셔리와는 다른 매력, BMW 330i M 스포츠 패키지

코드네임 G20. ‘콤팩트 스포츠 세단의 표준’으로 일컬어지는 BMW의 신형 3시리즈가 나왔다. 8년만의 풀체인지 모델이다. <엔카매거진> 편집부는 3시리즈가 얼마나 바뀌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승차를 준비했다. 330i M 스포츠 패키지(이하 MSP)와 320d 럭셔리 라인이 주인공이다. 앞서 320d 시승기를 통해 신형이 구형보다 좋아진 점을 꼽아보았다. 이번 콘텐츠는 330i MSP의 매력을 살펴본다. 비교 대상은 320d 럭셔리다.

디자인부터 다르다. 320d 럭셔리는 기본형인 320d 베이스 모델에 디테일을 더한 얼굴이다. 예컨대 LED 안개등을 넣고 범퍼 곳곳에 크롬을 발라 화려함을 더했다. 이에 반해 330i MSP는 공격적인 인상이다. 앞쪽 범퍼의 형상 자체가 다르다. 럭셔리에 비해 굴곡을 많이 써 볼륨감을 살렸다. 보태어 공기흡입구를 키우고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은 검게 칠해 디테일을 바꿔냈다.

시승차는 BMW 레이저 헤드라이트를 달았다. 기본은 풀 LED 헤드램프다. 레이저 헤드램프를 원한다면 이노베이션 패키지(300만 원)를 선택하면 된다. 이때에는 반자율 주행 장비와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서라운드 뷰가 따라온다. 참고로 330i는 2019년 한해 동안 이노베이션 패키지가 무상으로 장착된다.

뒤태는 다부지다. 앞쪽과 마찬가지로 범퍼에 볼륨감을 강조했다. 후방 리플렉터는 테일램프 바로 아래까지 올라왔고 범퍼 아랫도리에는 클레딩을 둘렀다. BMW의 M 스포츠 패키지 라인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모습을 따르고 있다. G20 330i MSP는 그 중에서도 가장 어울리는 듯하다. 잔뜩 웅크린 디자인이 3시리즈가 품은 스포티한 이미지와 잘 맞는다.

윈도 테두리는 럭셔리의 크롬 장식 대신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했다. 휠은 더블 스포크 타입의 791M. 320d 럭셔리보다 한 치수 큰 19인치 휠을 신었다. 참고로 320d는 럭셔리와 MSP 모두 18인치 휠을 단다. 바퀴 사이로 보이는 푸른색 브레이크 캘리퍼는 M 스포츠 브레이크다. 앞바퀴는 4피스톤, 뒷바퀴는 싱글 피스톤 캘리퍼로써 제동력을 키웠다.

인테리어는 운전대와 시트가 돋보인다. 330i MSP는 M 스포츠 스티어링과 스포츠 시트로써 럭셔리와 차별화했다. 스포츠 시트는 사이드 볼스터를 취향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와 콘솔 주변은 럭셔리의 우드 장식 대신 리얼 알루미늄으로 꾸몄다.
실내 고급감은 럭셔리 라인이 앞선다. 가령 럭셔리는 센터페시아 상단을 센사텍 인조가죽으로 둘렀다. 반면 MSP는 우레탄을 쓴다. 감성품질을 끌어올리고 싶다면 110만 원짜리 프리미엄 패키지를 선택해야한다. 이때에는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도 따라온다.

뒷자리는 320d 럭셔리와 같다. F30에 비해 41mm 늘어난 휠베이스(2,851mm) 덕분에 2열 공간이 여유롭다. 편의장비도 빠짐없이 챙겼다. 뒷좌석 전용 공조장치, 2열 송풍구, 뒷좌석 열선, USB 충전포트, 시거잭이 있어 패밀리카로도 괜찮다. 대신 뒷바퀴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샤프트 때문에 센터터널이 살짝 높다. 이 때문에 성인 다섯 명이 타기에는 비좁다.

본격적으로 주행성을 살펴볼 차례다. 320d와 나란히 시동을 켰다. 앞선 시승기에서 언급했듯이 320d는 F30에 비해 확실히 조용해졌다. 이에 반해 330i는 꽤 큰 소리를 내며 엔진이 돌기 시작한다. 4기통 2.0L 터보 엔진 품은 것치고 제법 큰 울림이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서면 이내 잠잠해진다. 고압펌프 돌아가는 소리는 물론이고 운전대와 시트 방석으로 전달되는 진동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주차장을 나와 서울 시내 한복판으로 향했다. 드라이브 모드는 콤포트에 맞췄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구간에서 330i는 부드럽게 가속을 이어간다. 이따금 우악스럽게 튀어가는 320d에 비하면 한결 편안한 감각이다. 콤포트 모드에서의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는 철저히 연비를 중시한다. 평상 시 엔진 회전은 단수를 일찍 올려 1,300~1,700RPM을 유지한다. 쓸 데 없이 엔진 회전을 높이는 일도 거의 없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에는 지체 없이 저단을 물린다. 언제든 달릴 준비 하고 있는 느낌.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배기 사운드가 한층 커지고 활시위를 당기다가 놓는 듯한 변속 충격도 느껴진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변화가 320d보다 극적이다. 힘도 여유롭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5.8초. 고속도로 제한속도를 한참 지나도 맥 빠지는 일이 없다.

한편 고속 안정성은 320d에 비해 나쁘다. 330i MPS는 M 스포츠 서스펜션을 단다. 같은 유압식 댐퍼를 쓰지만 320d 럭셔리보다 조금 더 단단한 세팅이다. 시내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작은 요철은 유연하게 지난다. 하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320d의 노말 서스펜션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령 100km/h 이상에서 똑같은 요철을 지나면 330i MSP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통통 튀는 듯한 감각이다.

330i MSP의 진짜 매력은 굽잇길에서 느낄 수 있었다. 우선 스티어링 기어비가 15.1:1에서 14.1:1로 줄어든 덕분에 늘어지는 느낌이 없다. 두툼한 스티어링 휠, 스포츠 모드에서의 운전대 무게감, 손바닥으로 전달되는 노면 피드백 모두 완벽에 가깝다.

앞쪽이 둔중하게 움직이는 320d에 비하면 330i MSP는 와인딩 로드에서의 움직임이 너무나도 경쾌하다. 코너를 향해 운전대를 꺾으면 자연스럽게 요(yaw)를 만들어 낸다.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전자 제어 장치로 버티는 일반적인 자동차에 비해 적극적이다. 뿐만 아니라 뒷바퀴가 바깥으로 흐르는 감각이 일정하다. 쉽게 말해 운전대를 꺾었을 때 뒤쪽이 얼마나 흐를지 예측하며 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펀치력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내리막길은 물론이고 오르막길에서도 출력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승에 함께한 정상현 편집장은 “와인딩 로드에서 타본 자동차들 손에 꼽을 정도로 재밌다”며 극찬했다.


시승을 마치며…


320d와 함께 300km를 달렸다. 시승을 마친 후 330i의 계기판을 확인해보니 트립 컴퓨터 상 연비는 약 10km/L가 나왔다. 공인 연비에 미치진 않지만 테스트를 위해 과격하게 운전한 걸 고려하면 나름대로 괜찮은 수치다. 대신 330i는 옥탄가 95 이상의 고급유를 먹는다. 참고로 320d는 15km/L를 기록했다. 따라서 실제 보유에 따른 유류비 차이는 꽤 벌어질 것이다.

결론이다. G20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콤포트와 스포츠를 양립했다. 일상에서의 느긋함과 굽잇길에서의 기민함이 한데 어우러졌다. 럭셔리 라인보다 한껏 멋부린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빠르게 달리는 게 목적이라면 올해 하반기 출시될 M340i를 기다려도 된다. 머지않아 신형 M3도 공개될 것이다. 하지만 ‘일상을 함께 할만한 재미있는 콤팩트카’라는 관점에서 330i M 스포츠 패키지는 최고의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