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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가격에 이만큼을 더 드려요", 쏘울 부스터 재평가 시승기

CUV? SUV? 박스카?, 쏘울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다양하다. 그만큼 팔방미인 재주꾼 소리를 듣고 있지만 이면에는 모호한 정체성이 단점으로 꼽힌다. 얼굴과 심장 모두를 바꾼 쏘울 부스터에 집중해야 할 이유를 엔카매거진 편집부가 확인했다.
글 l 고석연 기자, 사진 l 이정현 기자


그간 쏘울은 물 건너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대단했다. 그동안 매 해마다 10만대 정도를 꾸준히 팔았다. 전 세계 최대 광고 시장이라는 슈퍼볼에도 등장했다. 하지만 국내 반응은 냉담했다. 패밀리카 시장은 세단과 SUV로 나뉘었기 때문. 스타일 매력이 적었고 주행성능 또한 밍밍했다. 이쯤 되니 홈구장에서도 반전이 필요해 보였다.

그런 쏘울이 올해 초 3세대로 거듭났다. 정확한 명칭은 쏘울 부스터(SOUL Booster). 이름 뒤에 붙은 펫네임의 향기가 이전처럼 온순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다. 외모부터 살펴보자.

노블레스 등급부터 Full LED 헤드램프가 기본

엇갈린 명암, 디자인

3세대 쏘울은 ‘풀체인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보디 형태를 제외한 대부분 요소를 다시 그렸다. 그중 마스크의 변화는 오랜 시간 시선을 사로잡는다. 금세라도 눈물을 흘릴 듯한 눈망울은 잔뜩 찌푸렸다. 범퍼 아래로는 벌집 모양 패턴도 가득 채웠다. 정면에서 보면 번호판 우측으로는 'SOUL' 레터링을 새겨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도 느껴진다. 레인지로버 벨라를 닮은 얼굴로 게시판을 오르내릴 정도였으니 변화의 폭이 상당한 것만은 확실하다.

뒷모습도 완전히 달라졌다. 먼저 LED를 아끼지 않고 듬뿍 담았다. 천장에서 중간까지 내려온 램프 곡선은 백도어 안쪽으로 파고든다. 마치 뒷유리 전체를 감싸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지금까지 쉽게 접할 수 없었기에 다소 생경하다. 범퍼 아래로는 디퓨저가 센터에 가지런히 모여 있다. 개성 넘치는 디자인 요소들이 여기저기서 아우성을 치는 모습. 마치 백화점 1층에 도착한 기분이다.

에디터들의 디자인 평가는 엇갈렸다. Q피디와 이정현 기자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2008년 출시 이후 변경을 거치며 절정에 다른 완성도를 이유로 꼽았다. 반면 편집장은 눌린 듯한 앞모습, 필자는 '꽃게'를 떠올리는 뒷모습에 불만이 많았다. 각각 볼륨감과 무난함을 추구하는 디자인 성향 때문이었다.

심장병 탈출한 쏘울

쏘울은 그간 1.6L, 2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과 1.6L 디젤 유닛을 사용했다. 3세대 출시 직전만 살펴보면 1.6L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대 136마력의 출력을 발휘했다. 4m가 넘는 길이에 껑충한 키를 감안하면 심심한 주행감이다. 이보다 출력이 적었던 1세대 모델을 경험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너무 답답한데".

17인치 휠 장착, 18인치는 최상위 등급부터 기본

쏘울 부스터는 지난날을 모두 잊었다. 1.6L 심장에 터보를 달았고, 7단 DCT와 궁합을 맞췄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출력 기준으로 50%, 70마력 가까이 높아졌으니 '향상'이라는 단어로는 표현하기 미안한 수준이다.

확실히 가속 성능이 매콤해졌다. 가속 페달의 반응을 민감하게 세팅해 힘을 싣는 곧바로 엔진 회전수는 반응했고 여지없이 가속으로 이어진다. 시승 모델이 신고 있던 '키너지 GT' 타이어로는 쏘울 부스터의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좀 더 끈적한 타이어가 간절했다.

아쉬운 점도 분명히 드러났다. 치솟는 가속 성능만큼 고속 상황에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기대가 컸던 이유도 있다. 높이가 낮은 세단이나 여타 해치백처럼 민첩하지 못했다. 꼿꼿하게 서 있는 윈드실드도 바람에 거칠게 대항했다. 편집장은 '두 바퀴가 모두 떨어져 나갈 것 같다'라며 신랄하게 표현했다. 충분한 가능성의 파워트레인 실력을 차체가 훌륭하게 받아주지 못하는 인상이다.

 

10.25인치 내비는 선택품목

차 값을 한 계단 뛰어 넘은 상품성

쏘울 부스터에 대해 편집부 모두가 동의한 부분도 있다. 바로 가격 대비 상품성, 쉽게 말해 ‘가성비' 면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시승을 위해 준비한 쏘울 부스터는 노블레스 등급에 10.25인치 와이드 내비게이션과 풀오토 에어컨이 옵션인 모델로서 가격은 2,248만 원이다.

노블레스부터 LED 리어 콤비 램프

가격만 보면 가장 최근 나온 셀토스의 중간(프레스티지), 코나의 상위(프리미엄) 등급과 비슷하다. 그러나 품고 있는 장비들을 살펴보면 그들과 비교 불가다. 쏘울 부스터 쪽이 확실히 우위를 점한다.

쏘울 부스터는 중간 등급에서 이미 대부분의 램프류를 LED로 구비한다. 헤드램프와 안개등, 턴시그널 램프, 리어 콤비램프, 보조 제동등까지 모두 LED다. 여기에 1열 시트는 열선과 통풍 기능 모두 담는다. 비슷한 가격에서 코나와 셀토스에는 헤드램프를 포함해 대부분에 LED가 빠지며, 운전석 전동 기능도 찾아볼 수 없다.

10.25인치 와이드 내비게이션도 실내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다. 코나에서는 선택이 불가하고 셀토스에서는 147만 원(프레스티지 기준)을 더 지불해야 한다. 쉽게 정리하면 셀토스 기준으로 2,600만 원은 줘야 쏘울 부스터의 구성과 비슷해진다.


시승을 위해 준비한 쏘울 부스터는 노블레스(중간) 등급에 '10.25인치 내비+풀오토 에어컨 패키지'가 담겼다. 가격은 2,248만 원. 우리가 쏘울 부스터를 재조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준수한 파워트레인에 풀 LED 헤드램프, 운전석 파워시트, 앞자리 통풍시트, 히티드 스티어링 휠, 후방 카메라까지 기본이다. 요즘 볼 수 없는 그야말로 '착한' 구성이다. 다만, 천연 가죽시트는 최고 등급인 노블레스 스페셜(2,346만 원)에 프리미엄 패키지(231만 원)를 선택해야만 가능하다.


 

전문가 평가

77.1
  • 80 파워트레인
  • 75 섀시 & 조종성
  • 75 승차감
  • 75 안전성
  • 75 최신 기술
  • 85 가격 & 실용성
  • 75 기타(디자인)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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