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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롱텀 시승기] 1화. 코나를 선택한 이유

소형 SUV.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국산차만 꼽아도 종류가 열 가지 가까이 됩니다. 물론 선택지가 다양하다는 건 소비자로서 행복한 일입니다. 동시에 크나큰 고민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필자는 현대 코나를 택했습니다. 쟁쟁한 녀석들을 제치고 이 녀석을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SUV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막연한 호기심 때문입니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 했던 차를 타보고 싶었거든요. 때마침 오랫동안 함께 할 녀석을 알아보고 있었고 비슷한 이유로 실용성도 따졌습니다. 조금만 멀리 내다보면 트렁크 쓸 일이 아주 많겠더군요. 대신 조건이 있었습니다. 저렴하고 유지에 드는 비용이 적되 재미까지 겸비한 녀석이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소형 SUV를 살펴보게 된 이유입니다.

첫 번째로 떠오른 건 코나 하이브리드입니다. 경제성만큼은 확실한 녀석이죠. 가격도 썩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시간이었습니다. 출고까지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기가 많은 탓에 취소차도 없고요. 중고차 시장에서의 수요도 대단합니다. 엔카닷컴에 매물 등록되는 족족 팔려 나가버리니 마음에 드는 차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니로 하이브리드도 생각했습니다. 출고까지 오래 걸리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중고차로 눈을 돌리면 매물이 많거든요. 문제는 가격입니다. 수요가 많은 탓에 시세 방어가 훌륭합니다. 판매자에게는 효자 같겠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배가 아프더군요.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니 생긴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셀토스, 트레일 블레이저, XM3도 봤습니다. 얘네들은 디자인이 끌려 후보군에 올렸습니다. 신선하고 흔하지 않은 게 좋았습니다. 요즘 차 아니랄까봐 최신 장비도 가득 품었습니다. 여기에 현혹돼 계산기를 열심히 두들겼습니다. 이들의 문제는 가격이었습니다. 문득 ‘이 가격이면 코나나 니로 하이브리드가 낫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베뉴나 스토닉은 선택지에서 뺐습니다. 일단 생김새가 제 취향이 아닙니다. 지나치게 작아 실용성도 나빠 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허약한 엔진이 걱정스러웠습니다. 비슷한 연유로 베리 뉴 티볼리도 제외시켰습니다. 주행성 면에서 혹평이 많아서지요. 트랙스는 ‘끝물’ 느낌이 강해 안 봤습니다.

고민 끝에 선택지를 두 개로 줄였습니다. 쏘울 부스터와 코나입니다. 값은 서로 비슷합니다. 디자인도 독특해서 좋았고 실용성 역시 충분해 보였습니다. 둘 중에서는 쏘울 부스터가 조금 더 끌렸습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두 모델을 비교 시승해봤는데요. 비교적 산뜻하게 달렸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주행 질감도 쏘울이 조금 더 유연하게 느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코나를 선택했습니다. 딱히 더 끌린 건 아닙니다. 견적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괜찮은 조건의 재고차를 발견했습니다. 1.6T 모던 초이스 등급에 하이패스 룸미러, 8인치 내비게이션, 통풍시트 달린 구성. 재고 할인 4%에 현대카드 세이브 오토 30만 원, H 패밀리 20만 원, 딜러 페이백까지 끌어들이니 2,000만 원 초반에 살 수 있겠더군요. 급한 마음에 대금 결제부터 했습니다. 다음 날 차를 받으러 갔습니다. 뽀얀 이 녀석이 저와 함께 할 코나입니다.

인수 후 500km 가까이 탔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코나는 저의 까다로운 입맛을 잘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성 면에서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편의장비도 나름 충실히 갖췄습니다. 운전대 열선, 앞좌석 열선, 앞좌석 통풍도 있고 휴대폰으로 원격 시동 거는 것도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새롭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듭니다. 운전할 때 시야, 앉았을 때 시트 포지션, 세차할 때 까치발 드는 것 등등. 언젠가 불편해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새로워서 마음에 듭니다.

다음 편에서는 코나의 첫인상과 주행 소감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코나가 ‘내차화’ 되어가는 과정도 소개하겠습니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고 있는 듯 합니다. [코나 롱텀 시승기],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