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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백 4.9초! 2020 미니 JCW 클럽맨

가장 빠른 미니가 출시됐다. ‘존 쿠퍼 웍스 뱃지’를 단 2020년형 JCW 클럽맨이다. 평범한 연식 변경 모델이 아니다. 신형 JCW 클럽맨은 지난해 국내 론칭한 클럽맨 LCI(Life Cycle Impulse)의 디테일을 고스란히 담았다. JCW 컨트리맨처럼 엔진 역시 갈아치웠다. 약했던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06마력짜리 준족으로 거듭났다.

겉보기에는 변화가 또렷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유의 디자인 요소들, 예컨대 넙적한 전면부와 납작한 차체, 양쪽으로 열리는 스플릿 도어 테일게이트가 클럽맨임을 드러낸다. 대신 디테일 면에서는 소소하게 달라진 것들이 많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테일램프다. 2020년형 JCW 클럽맨은 ‘유니언잭’으로 일컬어지는 최신 테일램프를 달았다. 보태어 배기구 주변을 공격적으로 꾸몄다. 휠은 한 치수 커진 19인치 ‘서킷 스포트 휠’. 기존의 18인치 휠보다 한층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차체 컬러는 다섯 가지. 시승차는 미드나잇 블랙 컬러로 빨간 스트라이프 데칼을 둘러 포인트를 줬다. 이밖에 칠리 레드, 레벨 그린, 썬더그레이 컬러가 마련돼 있으며 밝은 그레이 컬러에 빨간색 포인트를 입힌 화이트 실버 컬러도 추가될 계획이다.

실내로 들어서면 전자화 된 변속기가 돋보인다. 투박하기 짝이 없던 기어 레버 대신 미니 최신의 전자식 기어레버가 적용됐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것이 보기도 좋고 그립감도 좋다. 보태어 JCW 전용 스포츠 버킷 시트는 테두리가 회색으로 바뀌었다. 메탈 소재의 크래시 패드는 블랙 하이그로시로 변화를 줬고 송풍구의 크롬 장식도 까맣게 칠했다. 2019년형에서 빠졌던 도어 무드램프 역시 다시금 적용됐다.

편의장비는 대부분 그대로다. 8.8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 풀오토 에어컨, 헤드업 디스플레이, 앞좌석 열선, 파노라마 루프, 전·후방 주차센서, 하만카돈 서라운드 시스템 등. 미니에서 담을 수 있는 것들 대부분을 챙겼다. 게다가 2020년형 JCW 클럽맨은 애플 카플레이까지 적용됐다.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만큼 이제 번거롭게 휴대폰 케이블 찾을 필요 없다.

가장 큰 변화는 보닛 아래에 있다. 신형 JCW 클럽맨에 얹힌 코드네임 ‘B48’의 엔진은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45.9kgf·m의 힘을 네 바퀴로 전달한다. 기존과 비교하면 각각 75마력, 10.2kgf·m 높아졌다. 여기에 맞물린 변속기는 8단 스탭트로닉 스포츠. 기존과 동일한 토크컨버터식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제원 상 최고속도는 250km/에서 제한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 6.3초에서 4.9초로 단축됐다. 우리나라에 판매되고 있는 미니 가운데 가장 빠른 녀석이다.

페이퍼 스펙만 달라진 게 아니다. 2020 미니 JCW 클럽맨은 무시무시하게 달려나간다. 엑셀러레이터를 밞음과 동시에 출력을 쏟아내는 타입이다. ‘ALL 4’ 사륜구동 시스템은 한 톨의 미끄러짐도 허용하지 않는다. 네 바퀴가 도로를 짓이기며 달리는 기분이다. 또한 JCW 전용의 8단 스탭트로닉 스포츠 변속기는 DCT만큼이나 재빠르게 단수를 오르내린다. 변속 로직 역시 흠잡을 데 없다.

감성 영역도 빠짐없이 채웠다. 머플러에는 가변식 플랩이 적용됐다. 스포츠 모드에서 왼쪽 배기 파이프의 플랩이 열리며 더욱 세찬 소리를 낸다. 스포츠 모드에서 변속 시 뒷통수를 치는 듯한 변속 충격도 만들어낼 줄 안다. 몸을 움켜쥐는 듯한 버킷 시트, 돌덩이 같이 단단한 하체, 양손으로 꽉 붙잡게끔 만드는 무거운 스티어링 휠도 고성능 뱃지와 어울린다.

무식하게 엔진만 키운 게 아니다. 운전 재미 역시 업그레이드 됐다. 타이트하게 조여낸 하체는 앞뒤좌우로의 기울어짐을 다스린다.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자세를 쉽게 무너트리지 않는다. 게다가 신형은 기계식 차동제한장치(LSD)까지 더했다. 앞엔진, 앞바퀴 굴림(FF)이라는 태생적 한계 속에서도 코너를 짜릿하게 파고든다. 기계식 차동제한장치와 ALL 4 시스템이 전후좌우로의 구동력을 적극적으로 분배하는 덕분이다. 요(Yaw)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타입은 아니지만 누구나 운전을 빠르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반갑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시승차의 경우 컨티넨탈 프리미엄 컨택트 6를 신었다. 본격적인 달리기와는 거리가 있는 콤포트 성향의 타이어다. 그래서인지 접지력이 다소 흐릿하게 느껴졌다. 코너 진입과 동시에 비명을 지르는 탓에 심적 부담감도 크게 다가온다. 달리 말하면 타이어만 바꿔도 더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 피렐리 P ZERO나 미쉐린 PSS라면 본격적인 와인딩 머신으로서 손색 없을 것이다.

2020년형 미니 JCW 클럽맨의 가격은 5,840만 원(개별소비세 1.5% 기준: 5,700만 원)이다. 누군가는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다. 연식 변경 모델인 데다 겉보기에 큰 변화가 없는 탓에 더욱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녀석은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 ‘제로백 4초대의 미니’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2020 JCW 클럽맨을 살 동기는 충분하다. 아이코닉한 디자인과 짜릿한 운동성, 폭넓은 실용성 등.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다면 주목! 2020 미니 JCW 클럽맨은 모든 걸 다 갖춘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