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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쌍용자동차의 기대주, '티볼리 에어' 시승기

쌍용자동차가 모처럼 신차 출시 계획을 밝혔다. 판매 견인을 이끌 첫 번째 주자는 티볼리의 롱바디 버전, ‘티볼리 에어’다.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모델은 아니다. 지난해 단종됐던 티볼리 에어를 다시금 부활시킨 것. 대신 쌍용자동차의 최신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반영하고 파워트레인을 가꿔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티볼리 에어는 쌍용차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미디어 시승 행사를 통해 이 녀석의 경쟁력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디자인은 티볼리+티볼리 에어다. 신형 티볼리의 전면부와 구형 티볼리 에어의 후면부를 반반씩 섞음으로써 개발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했다. 디자인 완성도가 높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면 에어로 인테이크 홀과 리어 범퍼의 디테일 차별화한 것도 눈에 띈다. 검정색 포인트를 널찍하게 발랐던 구형에 비하면 소심한 터치다.

휠은 16인치부터 18인치까지 총 3가지가 마련됐다. 사진은 ‘A3’ 등급의 ‘스타일 패키지(60만 원)’에 묶인 18인치 다이아몬트 커팅 휠.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다이나프로 HP2(215/50R18)를 채택했다. 참고로 18인치 휠은 티볼리와 같은 것이지만 16인치 알로이 휠과, 17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은 새로운 디자인이다.

인테리어 역시 티볼리를 그대로 옮겨 담았다. 센터페시아부터 도어 트림, 심지어 운전대와 시트 형상까지 전부 동일하다. 사진 속 ‘9인치 HD 스마트 미러링 내비게이션’은 옵션 사양(121만 원). ‘A3’ 등급은 여기에 50만 원 더 내면 ‘인포콘 커넥티비티 패키지’까지 누릴 수 있다. 이 경우 내비게이션 업데이트와 차량 원격 제어 뿐만 아니라 사고로 인해 에어백이 작동될 경우 상담센터로 연결되는 에어백 전개 알림 서비스도 제공한다. 풀오토 에어컨 역시 인포콘 커넥티비티 패키지에 묶여있다.

뒷좌석은 패밀리카로 모자람 없는 구성이다. 특히 소형 SUV치고 헤드룸이 여유롭고 시트 등받이도 최대 32.5도까지 기울일 수 있어서 거주성이 좋다. 1.5L 페트병을 담을 수 있을 만큼 커다란 도어 포켓도 갖췄다. 후석 송풍구에 인색한 건 흠 잡을 만한 포인트. 하지만 뒷좌석 열선을 선택 옵션으로 마련해두어 아쉬움을 달랬다(컴포트 패키지(A3), 64만 원).

티볼리 에어의 핵심은 적재공간이다. 720L에 달하는 트렁크 용량은 최대 1,440L까지 늘어난다. 웬만한 중형 SUV보다 여유롭다. 뒷좌석은 풀플랫(full-flat)이 가능하다. 특히 뒷좌석을 접으면 세로 1,879mm에 달하는 널널한 공간이 나온다. 쌍용자동차가 ‘차박’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은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한 가지만 출시됐다. ‘e-XGDi150T’로 일컬어지는 1.5L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에 아이신社의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6.5kgf·m를 발휘한다. ‘심장병’ 소리 들었던 구형의 1.6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에 비하면 스펙이 제법 좋아졌다. 특히 가속 시 갑갑함이 줄어들었다. 효율은 더욱 좋아졌다. 전작의 공인 복합 연비는 10.0~10.8km/L 수준이었으나 신형은 12.0km/L로 올랐다(17인치 휠 기준). 고속도로를 항속 주행하면 L당 14~15km도 간다. 성능과 효율을 모두 챙겼다.

정숙성은 무난하다. 외부 소음을 대체로 잘 틀어막았으며 노면 소음도 전작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쌍용차에 따르면 각 필러에 흠음재를 추가하여 소음을 크게 낮췄다고. 다만 시속 90km에 접어들면 전면 유리와 A필러 부근에서 풍절음이 유입된다. 엔진 음색도 비교적 거칠다. 아울러 잔진동이 운전대와 시트를 통해 꾸준히 전달된다. 차급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 한 부분이다.

모델의 성격에 따라 승차감은 탄탄하게 조율했다. 하체는 부지런히 움직이지만 크고 작은 충격들이 가감 없이 전달된다. 시트 방석이 단단한 탓도 있다. 좋게 말해 젊은 감각이다. 문제는 후석이다. 뒷좌석에서는 승차감이 다소 거칠게 느껴진다. 맨홀 뚜껑을 지날 때에는 이따금 불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디자인 상 18인치 휠이 어울리지만 승차감을 고려한다면 이보다 작은 16인치나 17인치 휠이 더욱 적합할 것 같다.

최신 모델답게 능동 안전기술도 탑재됐다. 주력인 ‘A3’ 등급은 긴급 제동보조, 안전거리 경보, 차선 이탈경보는 물론 중앙차선 유지보조 기능까지 기본이다. 여기에 59만 원 더 내면 사각지대 감지, 후측방 접근 충돌 방지 보조, 탑승객 하차 보조까지 달린다(딥 컨트롤 패키지). 하지만 코란도에 적용된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은 제외됐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만 기본으로 제공될 뿐이다.

가격 경쟁력은 뛰어난 편. 티볼리 에어의 시작가는 1,898만 원부터(A1). 기본형임에도 편의장비가 풍부하다. 인조가죽 시트와 앞좌석 열선 등을 포함한 ‘밸류업 패키지(133만 원)’와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스마트 미러링 패키지(61만 원)’를 넣어도 모자람 없다. 주력인 ‘A3’ 등급은 2,196만 원을 받는다. 옵션 선택지도 다양하게 마련돼 필요한 것들을 마음대로 넣고 뺄 수 있다. 그럼에도 값은 비교적 저렴하다. 3,000만 원 넘나드는 경쟁 모델에 비하면 착한 가격표를 달았다.

쌍용자동차 티볼리 에어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성능과 효율 모두 전작에 비해 일취월장했으며 차급을 넘나드는 실내공간으로 여타 소형 SUV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겉보기에는 바뀐 게 없어 보이지만 내실은 더욱 탄탄하게 다졌다. 저렴한 예산으로 활용성 높은 SUV를 찾고 있다면 티볼리 에어는 꼭 한 번 살펴볼 만한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