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테스트

> 리뷰 로드테스트 > 수술이 잘 된 훈남, 뉴 스타일 코란도 C 시승기

수술이 잘 된 훈남, 뉴 스타일 코란도 C 시승기

풀체인지에 가까운 변화를 거친 코란도C가 쌍용차의 중간 계투로 나섰다. 다소 심심했던 마스크는 화가 잔뜩 났으며, 옛 된 실내는 몇 가지 포인트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글, 사진_ 고석연 기자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막내 티볼리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내수 시장 1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4%쯤 성장했다. 하지만 마음 편히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 모두 7가지의 모델을 팔고 있는 쌍용차는 티볼리(에어 포함)에 55%가량 판매가 치중됐으며, 코란도 스포츠를 제외한 전 차종이 전년보다 적게 팔렸다. 다급했던 쌍용은 5세대로 자칭하는 코란도 C를 새해 일찍부터 시장에 내놓았다.

무성했던 혹평의 디자인, 실물로 보고 판단해야

쌍용자동차는 뉴 스타일 코란도 C 공개를 며칠 앞두고 디자인이 유출돼 곤혹을 치렀다. 더욱이 호평보다는 혹평이 일색을 이뤘다. 하지만 시승에 앞서 출시 현장에서 본 신형 코란도 C의 모습은 선입견을 뒤집기에 충분했다.

자동차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이전에는 헤드램프와 분리돼 있고, 사이즈가 작아 옹졸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이번 모델에서는 완전히 탈바꿈했다. 크기를 키운 그릴은 헤드램프와 연결해 일체감을 높이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대담해진 헤드램프는 한껏 치켜뜨고 있어 공격적인 모습이다. 범퍼 하단의 램프는 안개등과 방향지시등을 한 곳에 담아 과거에 비해 우람해졌다. 헤드램프 하단에 11개의 LED로 구성한 주간주행등의 디자인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미리 유출된 이미지에서 느꼈던 ‘대륙의 이미지’는 완성도가 높지 못한 주간 주행등 때문으로 보인다.

측면과 후면의 디자인은 큰 변화가 없다. 리어램프의 그래픽을 조금 손봤으며, 범퍼 하단에 덧댄 플레이트의 범위를 넓혀 안정감은 살려냈다. 요즘 유행하는 표현으로 ‘열일’한 앞모습과 상반된 뒷모습은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트를 통일하지 못한 형상이다.

트렌드를 따른 실내와 매력적인 내수 전용 옵션

실내의 변화는 겉모습에 비해 크지 않다. 좌우 대칭 형태의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공조장치를 조절하는 버튼의 레이아웃은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티탄 컬러의 지오매트릭 패턴 그레인을 사용해 대시보드를 마감했으며, 실버 몰딩으로 젊은 감각을 끌어 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앞서 티볼리에서 재미를 본 실린더 타입의 6컬러 클러스터와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스티어링 휠이다. 특히,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은 완성도가 높다. 큰 틀에서 3포크 타입의 디자인은 변화가 없으나 최근 출시하는 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디자인 트렌드를 입혔다. 또한, 운전자가 잡을 수 있는 스티어링 휠의 위치에 따라 림의 두께와 형상을 달리해 어떤 상황에서도 편한 그립 상태를 제공한다. 아쉬운 부분은 손이 건조한 운전자는 자주 미끄러질 우려가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탁 트인 시야가 일품이다. 최근 세단과 SUV의 경계가 허물어진 다양한 모델이 있지만, 정통 SUV 스타일을 선호한다면 마음에 들어 할 부분이다. 하지만 최대로 낮춘 시트 위치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 엉덩이를 깊게 정확히 앉아 페달에 맞춰 시트 위치를 조정하면,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운전자도 직접 확인했다.
2열로 가면 재미있는 요소가 몇 가지 보인다. 처음은 아니지만, 시트 등받이의 각도가 조절되는 리클라이닝 기능과 공간 활용도가 높은 플랫 플로어는 운전자 중심을 탈피해 ‘My first family SUV’라는 쌍용차의 외침을 체감할 수 있다. 시트는 6:4로 폴딩 되며, 폴딩 시 시트가 바닥으로 가라앉아 트렁크 바닥과 수평을 이룬다. 쌍용은 ‘다이브 시트’라 부르며, 늘어난 적재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마련된 기능도 있다. 스티어링 휠 좌측의 방향지시등 레버에 자리한 버튼을 짧게 누르면 비상등이 3초간 점멸, 길게 누르면 10초간 점멸한다. 양보운전에 대한 고마움, 미안함을 표현하는 운전자들의 문화를 반영한 재미있는 기능이다. 또한, 우측에 위치한 와이퍼 작동레버의 스위치를 길게 누르면 워셔액이 뿌려지고 와이퍼가 4회 작동, 다시 한번 워셔액이 뿌려지고 와이퍼가 3회 작동한다. 전방주시가 특히 중요한 초보 운전자들에게 요긴하며, 여러 번 작동해야 하는 번거러움을 줄여준다.

임펙트가 부족한 주행성능

뉴 스타일 코란도C는 직렬 4기통 2.2L LET(Low-End-Torque) 엔진과 아이신 자동 6단 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한다. 최고출력 178마력(4,000rpm), 최대토크 40.8kg•m(1,400~2,800rpm)의 성능을 발휘하며, 이는 경쟁사 모델과 비교해 출력은 8마력쯤 낮으며, 최대토크는 약 350rpm 앞서 시작된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 부드럽다. 민감한 가속페달의 세팅으로 깊게 밟지 않아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일찍이 터져 나오는 토크도 한몫한다. 신차 발표회 당시 쌍용 관계자는 민감한 가속 반응의 선호가 높았다고 전했지만, 타사의 경우들은 꾸준한 답력 분포로 돌아서고 있는 추세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니 구간에 상관없이 꾸준한 가속감을 나타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는 12.2초가 걸렸다. 욕심을 부려 여러 번 시도했지만 12초 안으로 들어올 순 없었다. 다행히 편차는 크지 않았다. 변속기의 성능은 무난했다. 여타의 듀얼클러치나 BMW사가 채택한 ZF 만큼 빠릿빠릿한 모습은 아니지만 예전처럼 멍청히 한눈을 팔거나 충격을 전하는 일은 없었다. 코란도C는 과거 변속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경험이 있다. ‘비트라’ 변속기로 불리며, 영국 아이온오토모티브의 제품으로 변속 충격은 물론 슬립 현상으로 동력의 단절도 일어났다. 이 일로 쌍용차에 대한 신뢰와 코란도 브랜드는 거침없이 하락했지만 2015년형 뉴 코란도 C로 넘어오면서 아이신을 선택해 바닥을 보는 일은 면할 수 있었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세팅을 선택했다. 굴곡이 심한 도로나 요철을 지나도 금세 자세를 고쳐 잡아 운전자에게 큰 울렁임은 전달되지 않는다. 고속영역에서도 안정감을 유지하며 평상시 마주할 수 있는 선회구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 전•후방 풀 서브프레임을 장착해 충돌 안정성과 더불어 노면 충격을 걸러낸다고는 하지만 댐퍼와 스프링의 역할이 컸다.

뉴 스타일 코란도 C는 외관으로 보이는 디자인 뿐만아니라 소소한 변화를 통해 상품성을 개선했다. 가격도 100만원 가량 올랐지만 경쟁사의 2L 디젤 모델과 차이가 없는 수준. 쌍용차는 올해 신형 코란도의 판매목표를 2만대로 잡았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투싼과 스포티지를 각각 56,756대, 49,876대씩을 판매하며 빈틈없는 입지를 다졌다. 그래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하지만 이번 변화로 동급 시장의 포지션은 분명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다.


Editor’s point
뉴 스타일 코란도 C에는 국산 동급 최초로 전방 세이프티 카메라를 채택했지만 티볼리에서 선보인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는 찾을 수 없었다. ADAS는 차선 유지보조/차선 이탈경보 시스템과 긴급제동보조시스템,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4가지로 구성된 최신 주행보조 기술로 티볼리에 추가하는 데는 드는 돈은 60만원. 물론 전방 세이프티 카메라도 보닛이 길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사각지대를 볼 수 있는 훌륭한 장비다. 그러나 SUV의 특성상 시트 포지션이 높아 시야가 우수하고 앞이 길지 않은 코란도 C에게는 ADAS가 더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 평가

77.1
  • 80 파워트레인
  • 75 섀시 & 조종성
  • 85 승차감
  • 70 안전성
  • 70 최신 기술
  • 80 가격 & 실용성
  • 80 기타(디자인)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작성자의 다른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