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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올 뉴 크루즈, 기본기는 더 강력해졌다

쉐보레의 글로벌 준중형 세단 올 뉴 크루즈의 시승회가 한남동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렸다. 시승코스는 서울 춘천고속도로를 통과해 중미산 천문대를 왕복하는 약 70km의 비교적 짧은 거리였다. 출시 초 가격을 높게 책정해 눈총을 받았지만 주행성능과 기술력을 앞세우며 반전을 꽤하는 쉐보레 크루즈의 진가를 확인해 봤다.

크루즈, 잘 만든 차를 표방

크루즈는 어떤 키워드를 기억해야 하는가라고 크루즈 개발총괄 이병직 상무에게 물었다. 그의 긴 대답에는 ‘준중형 이상의 차’, ‘압도적 성능’, ‘차별화된 디자인’, ‘경험하지 못했던 편의성’ 등이 반복됐다. 한 마디로 크루즈는 ‘정말 잘 만든 차’라는 스스로의 평가를 내렸다.

쐐기형 차체는 강렬하면서도 역동성을 강조한 캐릭터 라인은 세련미를 충분히 갖췄다. 더블 포트 그릴은 쉐보레 패밀리룩을 유지하면서도 헤드램프와 범퍼 하단부에 새로운 디자인을 가미해 신세대 크루즈만의 개성도 부여했다.

더블 포트 그릴 상단에 황금색 쉐보레 보타이도 그럴듯하게 자리했다. 격하게 뒤로 뉘운 A필러와 C필러는 이 차급에서 강조하는 스포티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 리어램프도 전면부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A필러 끝에 있던 사이드 미러는 약간 아래로 이동했다. 덕분에 쿼터 글라스 전방의 시야가 확보됐다. 전반적으로 말리부와 디자인 연결고리를 가져가면서도 크루즈 차급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 있었다.

다만 외관에 비해 인테리어는 말리부와 크게 다른 점이 보이지 않는다. 기어노브가 다소 작아졌고, 핸드브레이크 레버로 작아진 컵홀더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넓이와 구성 등은 꽤 안정감 있게 마무리했다. 2열 좌석은 생각보다 단촐했다. 버튼이라곤 창문을 열고 내리는 것이 전부다. 아무런 조작버튼도 없다. 그래서 열선이나 커튼 등의 탑승자를 위한 기능은 아무것도 없다. 사이드 브레이크는 너무 뻑뻑하다. 시트벨트는 상하조절이 안되고 통풍창에 적용된 크롬은 지문이 쉽게 묻어 자주 닦아내야 한다.

준중형 퍼포먼스 새로운 포식자

쉐보레 크루즈는 출시 초부터 엔진의 효율과 탄탄한 차대를 앞세운 준중형급 이상의 퍼포먼스를 강조했다. 최대 출력 153마력, 최대 토크 24.5kg.m은 눈길을 사로잡긴 어려운 수치지만 출력을 풀어내며 속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경쟁모델보다 더 우월하다는 주장이다. 이는 최대토크 발생시점을 더 앞당기고 오래 지속함으로서 더 가벼워진 차체를 쉽게 밀어올리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이렇게 속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운전자에게 주는 스트레스(소음과 진동 등)를 덜어내 이전보다 더 나은 승차감을 전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이번 시승의 주안점이었다. 경제성도 중요하지만 준중형 클래스 모델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터보차저가 올라간 1.4L 가솔린 엔진은 출발부터 아주 매끄러웠다. 곧이어 2,400rpm 구간부터 나오는 최대토크는 3,600rpm까지 이어진다. 대략 엑셀레이터를 30% 이상 밟으면 힘을 제대로 풀어내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좀 더 힘있게 80% 이상 밟아주면 곧 바로 다운 시프트하면서 엔진의 힘을 쥐어짜내기 시작했다.

충남 보령에서 생산하는 6단 자동변속기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델보다 기어단수가 적지만 불만을 크게 갖기 어려웠다. 엔진의 힘을 풀어내는데 막힘이 없었고 전달과정에서 불협화음이라고 느낄 만한 요소도 없었다.

회전관성을 크게 주며 돌아본 급격한 코너에서는 크루즈의 실력이 그대로 발휘되는 듯 했다. 단단한 하체는 운전자로 하여금 안정감을 느끼게 해줬고, 코너 이후 롤링이 적어 매끈하게 가속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1.4L 배기량에 얹힌 작은 터보 차저 하나가 발휘하는 힘은 꽤 컸다. 더욱이 터보렉도 전혀 느껴지지 않아 마치 자연흡기 엔진처럼 빠릿하게 반응했고, rpm 게이지는 숨가쁘게 오르내렸다.

단점도 눈에 띈다. 우선 차선유지보조기능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차선 중앙으로 차를 정렬해주지도 못할 뿐 더러 차선을 거의 넘어가서야 반응한다. 크루즈 컨트롤도 헛점이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해주는 차간거리유지기능도 없어서 오히려 더 불안감만 가중시키는 구조다. 속도감응형 R-MDPS는 답력이 커서 여성운전자들에게는 힘들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문가 평가

75.7
  • 85 파워트레인
  • 90 섀시 & 조종성
  • 85 승차감
  • 70 안전성
  • 60 최신 기술
  • 60 가격 & 실용성
  • 80 기타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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