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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순하고 덩치 큰 신형 컨트리맨을 시승하다

지난 2017 서울모터쇼에서 코리아 프리미어로 데뷔한 신형 미니 컨트리맨을 시승했다. 새로운 UKL1 플랫폼을 쓰면서 덩치는 더 커져서 이젠 이 차에 ‘미니’라는 이름을 쓰기도 미안할 정도다. 새로워진 미니 컨트리맨의 진가를 인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확인해 봤다.

가장 큰 미니, 컨트리맨

신형 미니 컨트리맨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크기’다. 길이 4,299mm, 폭 1,822mm, 높이 1,557mm, 휠베이스 2,670mm로 선대보다 길이가 199mm 길어졌고 휠 베이스는 75mm 폭은 33mm가 확대됐다. 실내 공간이 컸던 클럽맨(길이 x 폭 x 높이 : 4,253x1,800x1,441)과 비교해도 전 영역에서 컨트리맨이 압도적으로 크다. 특히 다리 공간은 약 10cm가량 길어졌다.

컨트리맨 SD(위), 컨트리맨 D(아래)

이런 큰 덩치를 갖게 된 이유엔 UKL1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 더 가볍고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으면서도 생산성은 더 높다는 게 BMW코리아의 설명이다. 뒷문이 커져서 실용성도 좋아졌다. 문을 열고 타고 내릴 때 이전보다 더 수월한 편일 뿐 아니라 시트 포지션이 높아져 개방감도 좋아졌고 시야 확보도 탁월하다.

가장 마음에 든 점은 넓은 뒷좌석 무릎 공간이다. 패밀리 SUV로 활용하려다가도 뒷좌석이 좁아 머뭇거렸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기에 안성맞춤일 정도. 게다가 트렁크도 기본 450L, 뒷좌석을 접으면 1,390L로 이전보다 100L 이상 커졌다. 핸즈-프리 파워 테일게이트를 적용한 것도 포인트다.

외관은 이전보다 좀 더 다부진 생김새로 변했다. 측면 캐릭터 라인의 굴곡을 더 깊게 만들었고, 미니의 상징 중 하나였던 둥근 헤드램프에는 각을 세워 프런트 그릴과 더불어 남성미를 한껏 과시한다. 후면부도 비슷한 컨셉으로 리어램프를 좌우 끝까지 밀어 넓어 보이도록 만들었다. 전체적으로 외관은 강인하면서도 역동적인 SUV의 모습이다.

다만 인테리어의 변화는 대동소이하다. 밋밋한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은 그대로이며 고집스럽게 원형 센터페이시아의 모습도 지루하게 느껴진다. 원체 미니의 캐릭터가 짙어 큰 변화를 꽤 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도 아쉬움이 남는다. 또 미니 컨트리맨의 하위 트림인 D 트림의 프런트 그릴은 SD의 멋들어진 것과는 전혀 다르게 동떨어진 디자인이어서 섭섭함마저 든다.

소프트로더 SUV로 바뀐 미니 컨트리맨

미니 컨트리맨의 파워트레인은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적용된 4기통 디젤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트랜스미션을 갖췄다. D 컨트리맨은 기존 세대 고성능 쿠퍼 SD 컨트리맨 모델보다도 강력한 최고출력 150마력과 최대토크 33.7kg·m의 힘을 낸다. 상위급 틑림 SD 컨트리맨 모델은 최고출력 190마력 및 최대토크 40.8kg·m까지 낼 수 있다. 시승은 무작위 추첨방식으로 150마력을 내는 D 컨트리맨이었다. 이 모델에도 사륜구동 시스템 ‘ALL4’가 탑재되는데 기존 전기기계식 방식에서 전기유압식 사륜구동 클러치 방식으로 변경되어 보다 빠른 반응속도를 실현함으로써 향상된 드라이빙을 선사한다.

여기에 미니 최초로 카메라 기반 전방 추돌 경고 장치인 ‘액티브 가드’가 전 라인업에 적용되어 전방의 물체와 충돌 위험을 감지했을 때, 디스플레이 표시와 경고음으로 운전자에게 충돌 위험을 알리며 10~60km/h의 속도에서는 브레이크를 개입한다.

주행감각은 이전보다 훨씬 더 부드럽다는 것이 첫 느낌이다. 이전 컨트리맨이 좀 더 단단하게 독일차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신형 컨트리맨은 어떤 노면 상황이라도 느긋하게 다스릴 줄 알고있다. 하지만 코너에서 다그치면 일정 부분 이상에서는 단단함을 잃지 않는다. 차를 거세게 몰아부쳐도 완숙하게 차체 거동을 컨트롤 할 뿐 아니라 당황스러움 없이 핸들링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남는다. 핸들링에 원숙미를 가미하다보니 미니의 아이코닉한 드라이빙 감성이었던 ‘고-카트(Go- Kart)’ 감성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미니가 뿜어내는 ‘고-카트(Go- Kart)’ 감성의 드라이빙 감각은 개구쟁이 같은 외관과 어울려 많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 미니의 고카트 드라이빙 감각은 다른 미니 형제들에게 넘겨주고 컨트리맨은 좀 더 원숙한 모습으로 변했다. 미니는 마니아들보다 더 많은 소비자들을 택한 것이다.

미니는 ‘고-카트(Go- Kart)’ 감성을 점차 줄여나가는 방향변화를 시도한지 꽤 됐다. 이미 지난 2015년 5월 경 가장 고-카트 감성이 강했던 미니 ‘쿠페’를 라인업에서 제외하기 하면서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더구나 미니 모델 가운데 가장 높은 잔존가치(독일과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차의 재판매 가치를 조사하는 기관 Bahr & Fess Forecasts 2015년 보고)를 지닌 컨트리맨에서 제외하는 것은 필연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신형 미니 컨트리맨은 여러 사람들이 원하는 온순하고 덩치 큰 녀석이 됐다. 게다가 잘 생기기까지 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B 세그먼트 SUV 가운데 프리미엄 급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에서 꽤 좋은 타이밍이다. 하지만 다소 높은 가격과 고유의 감성가치를 하나 잃어버린 듯 했다.

전문가 평가

75.7
  • 90 파워트레인
  • 95 섀시 & 조종성
  • 85 승차감
  • 80 안전성
  • 60 최신 기술
  • 50 가격 & 실용성
  • 70 기타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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