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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I를 누를 수 있을까? 현대 i30N 프로토타입 시승기

제네시스와 N 퍼포먼스 브랜드를 앞세워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현대차. 그중에서 올해 말 호주에서의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는 N 퍼포먼스의 첫 모델 i30N을 만났다. i30N은 과연 제대로 완성되었을까?

싸고 가벼운 인상을 주던 구형 현대 해치백(엑셀과 클릭 등)은 잊어라. 그들이 처음으로 핫 해치 i30N을 선보이는 순간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신형 i30 해치백을 바탕으로 BMW M 수석 엔지니어였던 알버트 비어만의 지휘 아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비어만은 2가지 종류의 i30N 프로토타입과 함께 호주를 머물렀다. 2주간의 혹서 테스팅과 워동가(Wodonga)에 있는 데카 서킷에서 고속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함이었다.

다른 하나는 조금 더 있을 예정이다. 매섭기로 유명한 독일 뉘르부르크링으로 가지 전에 파노라마 마운틴에서 주행 테스트를 치를 계획이다. 그리고 다시 독일로 날아가 최종적으로 서스펜션을 담금질할 것이다.

최근 호주 저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i30N 프로토타입을 경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열린 맛보기식의 행사다. 그 자리에서 알버트 비어만은 i30N을 9월 독일에서 열리는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출품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아직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지만, 기본적인 특성은 이미 결정된 상태다"라며 프로토타입에 대해 설명했다.

i30N의 서스펜션은 지난 몇 년간 호주에 출시된 현대차와 달리 호주 시장에 맞춰 별도로 세팅되진 않는다. 이는 i30N의 성격을 정확히 평가하기에 아주 좋은 기회다. 비어만과 그의 팀은 i30N에 대해 핫 해치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한 폭스바겐 골프 GTI의 대안 중 하나가 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호주 시장에 모두 가져올지는 미지수이지만, 현대는 i30N을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고 있다. 기본형 i30N과 i30N 퍼포먼스로 나뉜다. 전자는 4만 호주달러(약 3,340만 원)의 가격으로 골프 GTi를 겨냥하고, 후자는 5만 호주달러(약 4,174만 원) 아래의 값으로 시장에 나와 골프 GTi 퍼포먼스와 겨룰 가능성이 크다.

이는 두 모델이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최종적으로 골프 R, 포커스 RS, 시빅 타입 R, 메간 RS 등과 경쟁할 i30N의 하드코어 버전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기본 스펙은 결정된 상태다. 2.0L 터보 엔진을 공통으로 쓰지만, 250마력과 275마력으로 쪼개 기본형과 퍼포먼스 모델에 나눠 얹었다. 최대토크에 대해선 결과를 주지 않고 있지만, 400Nm 수준이 유력하다.

변속기는 둘 다 6단 수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8단 듀얼 클러치(습식) 변속기의 투입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모양이다. 기본형엔 18인치 휠과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 타이어가 꼽히고 퍼포먼스 모델은 19인치 휠과 최상의 상태로 디자인을 바꾼 피렐리 P 제로 타이어와 함께 한다. 디퍼렌셜 형태도 다르다. 브레이크를 이용해 토크 벡터링을 실현한 기본형과 달리 퍼포먼스 버전은 전자 컨트롤 기계식 LSD(e-LSD)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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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점도 있다. 능동형 2모드 서스펜션 댐핑, RPM 보정 기능 등을 갖췄고 운동 특성을 개선하기 위해 섀시를 보강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i30보다 클러치는 더 강하며 기어 박스의 싱크로를 개선했다. 또, 쏘나타 2.0T보다 더 큰 터보와 인테이크를 사용했으며 냉각계통과 배기 시스템도 손질했다.

스포츠 타입의 시트를 달고 앞뒤 범퍼는 더 역동적이고 리어 루프 스포일러로 스포티함을 강조했지만, i30 서스펜션의 로어암은 바꾸지 않았다.

골프 GTi 40주년 에디션을 벤치마킹한 듯한 i30N 퍼포먼스는 더 넓고 끈적한 타이어, 더 높은 출력, 2가지 모드의 액티브 배기와 디퍼렌셜, 그리고 전용 스테빌리티 컨트롤, 숏 종감속비, 5mm 낮은 차고, 강성을 높인 스프링과 댐퍼, 강화 브레이크와 패드, 스포츠 시트로 차별화했다.

기본형엔 에코, 노말, 스포츠의 3가지 드라이브 모드가 적용되고 퍼포먼스 모델의 스티어링 휠엔 'N 모드'가 추가된다. 댐핑과 배기, RPM 매치, ESC, e_LSD 시스템을 더 극단적으로 사용하는 버튼이다.

또한, 런치 컨트롤 기능과 기어 시프트 램프, 데이터 로거 액세서리, 경량 휠, 풀 버킷 시트 등도 옵션으로 가능할 전망이다.

i30N 퍼포먼스의 무게는 1,450kg이다. i30보다 조금 무겁다. 두 모델은 한국에서 조립하는 i30과 달리 체코에서 생산되어 호주로 들어온다.

현대는 첫 번째 N 모델에 상당히 큰 공을 들이고 있다. 2대의 프로토타입을 24시간 뉘르부르크링에 참가시켜 최종 검증 과정을 거쳤다.

비어만에 따르면 N 모델의 개발 초점은 스티어링 반응성에 있다. 폭발적인 가속력과 고속주행보다는 얼마나 잘 돌고 재미있으며, 운전자의 의도대로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가속력을 포기했다는 소리는 아니어서 i30N 두 가지 버전 모두 동급의 가속력에 아주 근접해 있다. 0-100km/h 가속시간이 6.5초 이내로 알려졌다.

알버트 비어만은 "우린 랩타임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솔직히 어느 정도의 기록이 나오는지조차 말해줄 수 없다. 다만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더 높은 출력을 지닌 라이벌들보다 빠른 경우도 많았다"라고 언급했다.

"우린 일상적인 주행뿐만 아니라 트랙 주행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했다. i30N 퍼포먼스는 물론이고 i30N도 마찬가지다. 옵션으로 5,000호주달러(약 420만 원)를 주고 트랙에 가야 하는 모델들이 주변에 있지만, i30N 오너라면 별도의 추가 비용 없이 트랙 주행을 즐겁게 할 수 있다. 타이어, 브레이크, 냉각계 등이 트랙 주행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뜻이다.”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서스펜션을 튜닝했다. 속도가 매우 빠른 가혹한 환경이었고 지나친 오버스티어를 경계했다. 아우토반에서의 안정감도 필요했다."

"골프 GTI보다 더 훌륭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둘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GTI와 비교하면 i30N이 클럽스포츠 모델에 가깝다는 점은 분명하다.”

가속과 코너링 뛰어나

i30N 퍼포먼스 모델을 타고 타이트한 곡선과 초고속 구간이 혼합된 긴 서킷을 6바퀴 돌았다. 그리고 기본형 i30N으로 같은 코스를 주행했다. 소감은? 둘 다 가속력과 코너링 솜씨가 발군이다.

i30N 퍼포먼스 모델은 모든 면에서 i30N의 스포티한 특성을 업그레이드한 느낌이다. 그렇지만, 둘 다 충분히 즐겁고, 스티어링 감각이 매력적이며 반응성과 피드백도 훌륭하다. GTI보다 오버스티어에 대한 대응도 좋다. 놀랍도록 안정적이다.

미끄럽거나 마른 노면에서 N 모드로 주행 중 우리는 몇 번의 커다란 오버스티어 순간을 맞았다. 그때마다 손쉽게 컨트롤할 수 있었다.

접지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조차 파워의 컨트롤이 인상적이다. 넓은 토크 밴드 덕에 중저속에서 스트레스가 적은 점도 장점이다.

골프 GTi보다 토크 스키어가 조금 큰 건 분명하다. 급가속할 때 비슷한 수준의 충격을 액슬에 주었지만, 스티어링 기어비가 타이트해 더 덜컥 거리는 느낌이다.

둘 모두 다운시프트 때 회전수를 맞춰주는 기능을 훌륭히 소화했다. 마친 리카르도(호주 출신 F1 드라이버, 레드블 소속)가 힐 앤드 토 기술을 쓰는 것과 비슷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명민하게 직선을 치고 나간다. 배기 파이프 끝으로 무척이나 사내다운 소리를 낸다.

명민하고 페이드 걱정이 없는 브레이크 시스템은 새로운 i30의 진화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성능과 기술면에서 일반 도로와 트랙 주행에서 모두 훌륭한 솜씨를 발휘한다.

몇 번의 트랙 주행을 통해 i30N의 모두를 설명할 순 없다. 그러나 현대의 첫 번째 핫 해치 주인공이 i30에 터보와 보디 키트를 붙인 것 이상의 완성도를 지녔다는 점을 확인하기엔 충분했다.

고백컨대, 어느 부분에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라이벌을 넘어선 기술의 깊이를 경험할 수 있었다. 동시에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는 시간이었다.

<장점>
- 엔진 성능
- 날카로운 스티어링 감각
- 오버스티어 컨트롤

<단점>
- 수동변속기만 제공(자동변속기 향후 추가)
- 브랜드 파워
- 급가속 시의 서스펜션 상하 진동(액슬 트램프)

 

글_Marton Pettendy (엔카매거진 파트너, 호주 모터링닷컴 에디터)

 

전문가 평가

82.9
  • 90 파워트레인
  • 90 섀시 & 조종성
  • 80 승차감
  • 85 안전성
  • 80 최신 기술
  • 85 가격 & 실용성
  • 70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