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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인 드라이빙을 더한 크로스오버, 인피니티 Q30S 시승기

줄곧 큰 차만 만들어 온 인피니티가 컴팩트 사이즈의 모델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S’에서도 알 수 있듯이 Q30S는 고성능을 지향한 크로스오버다.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한 곡선 디자인은 매력의 일부분일 뿐. 날카로운 몸놀림은 브랜드 정체성을 아낌없이 표출한다.
글, 사진_ 고석연 기자


인피니티는 지난 2010년부터 메르세데스-벤츠와 꾸준한 협업을 유지해왔다. 지난해 우리는 Q50 2.2d에 탑재된 심장에서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좀 더 많은 걸 가져왔다. MFA(Modular Front-wheel drive Architecture) 플랫폼을 수혈받아 C 세그먼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인피니티가 개발한 주인공이 Q30이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메르세데스-벤츠 A, CLA, GLA 클래스가 이종사촌쯤인 셈이다. 언제나 자신만의 색깔을 강조해 온 인피니티는 과연, Q30을 어떻게 요리했을까?

볼륨감을 강조한 디자인

차 키를 건네 받은 후에도 바로 탑승하지 않았다. 여느 때처럼 천천히 숨을 고르며 한 바퀴 돌아본 이유는 첫인상을 새기기 위해서다. 전체 디자인을 구성한 각각의 요소들을 떼어 보면 인피니티가 분명하다. 화려함을 넘어 과할 만큼의 유려한 라인과 풍성한 볼륨감을 강조한 디자인은 더할 나위 없이 인피니티다. 하지만 처음으로 접한 해치백 스타일과 껑충 높힌 차체는 인피니티라 부르기 생소하게 다가온다.

전면에 자리한 더블 아치 형태의 그릴과 초승달 모양의 C필러 디자인은 최신 인피니티 디자인을 가장 확실하게 대변하고 있다. 특히, 더블 웨이브 캐릭터 라인을 그려 넣은 보닛은 차급을 뛰어넘어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낸다.

햇살이 밝은 화창한 날씨 아래 Q30은 더욱 빛을 발한다. 독특한 컬러 덕분이다. 인피니티가 ‘Liquid Copper’라 일컫는 색상을 경험하게 된 것은 크나큰 행운이다. 애플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도입한 ‘핑크 골드’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퍼포먼스카를 지향한 실내 구성

실내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알칸타라로 꾸민 스포츠 버킷 시트가 눈에 띈다. 크로스오버에 몸을 실었다는 것을 망각하게 할 만큼 단단히 몸을 지탱한다. 앉았을 때 미끄러지지 않는 알칸타라 소재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알칸타라의 거친 느낌이 부담스럽다면 나파 가죽시트를 고를 수도 있지만, 500만 원 정도 더 내고 익스클루시브(Exclusive) 등급을 택해야만 한다.

인테리어 구성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지루할 틈이 없다. 가장 손이 많이 닿는 곳은 가죽을 사용하고, 알칸타라와 블랙 하이그로시를 적절히 배치했다. 잘록한 형태의 변속레버는 금속을 깎아 차갑게 손에 닿는 감촉이 일품. 그러나 스티어링 휠과 변속레버의 디자인, 센터페시아의 레이아웃은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변속레버는 P와 R, N, D로만 구성했다. 스티어링 휠 뒤쪽에 바짝 붙은 패들시프트를 활용하면 기어 단수를 손쉽게 바꿀수 있다. 그래도 바삐 오른손을 움직여 엔진 회전수를 컨트롤 하는 클래식 한 감성은 느낄 수 없다. 일찍이 전자식 변속 레버와 패들시프트를 채택한 BMW도 변속 레버로 기어 단수를 조작할 수 있는 것은 이유가 일을 터이다.

실내에서 불만스러운 부분은 두 가지. 5년 전과 지금이나 크게 변함없는 계기판은 큼지막한 폰트와 화이트 컬러의 그래픽을 사용해 시인성은 훌륭하나 디자인이 너무 예전의 것이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7인치 정보창도 양쪽에 충분한 여백이 있어 충분히 키울 수 있었다.

2L 터보 엔진이 주는 경쾌한 드라이빙

국내에 출시한 Q30S의 파워트레인은 4기통 2L 터보 가솔린 엔진과 7단 듀얼 듀얼클러치 트랜스 미션으로 조화를 이룬다. 인피니티가 이 조합을 처음으로 처음으로 선보인 모델이기도 하다. 최고출력은 211마력(5,500rpm), 35.7kgm의 최대토크는 1,200rpm에서부터 쏟아낸다. ‘M270’이라고 불리는 메르세데스의 직렬 4기통 엔진은 A 45 AMG, CLA 250, GLA 250 등에도 널리 사용되며, 이미 충분히 검증을 받은 상태다.

터보차저를 활용해 200마력이 넘은 출력과 낮은 RPM에서부터 확보한 최대토크는 Q30S를 꾸준히 밀어붙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린 시간은 6.9초. 반복된 테스트에도 큰 편차를 보이지 않고 꾸준히 실력을 발휘한다. 속도계가 160km/h 부근까지는 쉴 새 없이 치솟는다. 단, 시속 100km/h 수준의 주행상태에서 재가속을 감행하면 높아지는 엔진 회전수만큼 차체의 움직임이 따라주질 않는다.

DCT의 이질감은 거의 느낄 수 없는 수준. 유체 컨버터를 사용하는 여타의 자동변속기처럼 충분히 부드럽고, 변속 충격은 찾아볼 수 없다. 과거 싱글클러치 변속기의 단점으로 부각되었던 변속 타이밍의 지연은 날로 발전하는 변속기 기술로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댐퍼의 스트로크는 짧은 편이며, 세팅도 단단한 편. 여기에 19인치 대형휠을 사용해 요철에 의한 진동이 고스란히 탑승자에 전달된다. 장거리 고속주행에는 이점이 될 수 있으나 도심 운행이 많고, 노면의 상태가 고르지 못한 시내에서는 주행 피로감이 상당하다. 또한,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도 큰 편이라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 운전자나, 팔 힘이 약한 여성 운전자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Editor’s point
인피니티 Q30S는 기본형인 프리미엄 등급을 선택해도 옵션이 든든하다. 알칸타라 스포츠 버킷시트 비롯해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등이 기본이다. 높은 등급으로 가면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과 어라운드 뷰 모니터, 인텔리전트 파크 어시스트가 추가되지만 4천만 원이 넘는다. 화려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운전의 재미까지 더한 Q30S를 3천만 원대에 살 수 있는 프리미엄 등급을 추천한다.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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