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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시승한 레인지로버 벨라(Range Rover Velar)

호주의 랜드로버 딜러는 이미 300명의 레인지로버 벨라의 예약 고객을 확보했다. 알려진 대로 벨라는 벤츠 GLC, 아우디 Q5, BMW X3, 볼보 XC60과 같은 럭셔리 중형 SUV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재규어 F-페이스의 알루미늄 인텐시브 구조를 바탕에 두었고 스타일리시한 외모를 무기로 삼았다. 호주 기준으로 6개의 엔진 라인업과 4가지 트림을 구성했다.

디자인을 빼고 벨라의 실체를 설명해 줄 그 어떤 매력적인 프레스 자료도 없다. 그저 눈으로 보라는 듯하다. 디테일한 매력뿐만 아니라 유저 친화적인 쓰임새와 핏, 깔끔한 마무리, 균형미가 느껴진다.

여러모로 벨라의 디자인이 멋지다는 걸 부정할 순 없다. 휠베이스는 재규어 F-페이스와 같다. 반면 프런트 오버행은 조금 길다. 덕분에 레인지로버 모델 중 가장 매끈(0.32 Cd) 하다. 뛰어난 핸들링을 위한 접지면을 확보했지만 접근각에선 손해를 봤다. 분명히 오프로드에선 에어 서스펜션을 한껏 위로 올려야 안전할 거다.

First Editions flying the flag

우리에게 두 종류의 벨라를 맛볼 기회가 주어졌다. 하나는 V6 3.0 트윈 터보 디젤 엔진을 얹은 D300 중에서 21인치 옵션을 장착한 퍼스트 에디션이다.

지난 몇 년간 V6 디젤의 진동과 소음이 크게 줄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벨라에 오르자 다시 한번 그 정숙성에 놀랐다. 아주 조용하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랜드를 주행하는 동안 엔진보다 타이어 소음이 더 크게 들릴 정도다.

두 번째는 V6 3.0L 가솔린 슈퍼차저 엔진을 얹은 P380이었다. 역시 퍼스트 에디션으로 22인치 휠을 장착했다. 풍부한 토크감이 매력적인 디젤 모델과 달리 더 높은 출력과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선사했다. 사랑스러운 엔진이고 다른 재규어와 랜드로버 모델을 통해 이미 익숙한 유닛이다.

효율성은 어떨까? 트림 컴퓨터 기준으로 V6 3.0L 슈퍼차저의 평균 연비는 10.4L/100km(약 9.6km/L)였다. 테스트를 위해 와인딩 코스를 반복한 수치다. 디젤의 연비는 6.0L/100km(약 16.7km/L)로 조금 더 나았다. 80km/h를 넘기지 않고 한산한 도로를 달린 거의 최상의 조건에서 얻은 기록이다. 아마도 이튿날에 기록한 8.5L/100km(약 11.8km/L)의 연비가 조금 더 현실적일 것이다.

8단 자동변속기의 부드럽고 두 엔진 모두와 궁합이 좋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 모드에 놓으면 레드존까지 충분히 엔진을 달군 뒤 기어를 올린다.

Capable in the bush

랜드로버는 라이벌들보다 앞선 벨라의 차별점을 강조하기 위해 네바퀴굴림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곳에서 거의 29도로 기울어진 곳에서 안락하게 차를 세웠고 스키런의 급경사를 오르는 코스도 경험했다.

내리막에선 힐 디센트 컨트롤(HDC)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 여느 랜드로버 모델처럼 크루즈 컨트롤로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 특별히 어려운 오프로드 코스는 아니었기에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도전적인 테스트를 가져볼만하다.

매끈한 아스팔트에선 자연스레 손이 다이내믹 모드로 간다(에코와 컴포트 모드도 깔끔하다). 그러나 전동식 스티어링은 피드백이 분명치 않고 불안하다.

Pretty package, but does it all come together?

시트의 조작 편의성은 좋지만, 쿠션이 지나치게 딱딱하고 모양새가 내게 딱 맞진 않는다. 좌우 볼스터를 세우긴 했는데 급브레이크나 급코너 또는 오프로드에서 몸을 완벽하게 지지할 타입은 아니다.

생각보다 키가 높아 아이가 오르내리기 불편할 것이다. 많은 소프트 로더와 비교해 히프 포인트도 높은 편이다. 2열 시트는 더 높아 시야가 좋다. 덕분에 답답함이 좀 덜하다. 1열 아래와 센터 콘솔 뒤, 그리고 B 필러엔 2열 승객을 위한 송풍구가 존재해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

인체공학적인 계기판과 HUD(head-up display), 터치프로 듀어 시스템 덕분에 다양한 드라이빙 포지션에서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큰 동작의 변화 없이 드라이빙 모드를 변경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전화 응답도 가능하다. 마치 스마트폰의 배경화면에서 아이콘 위치를 바꾸듯 손쉽게 컨트롤러를 세팅할 수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드라이브 어시스트 시스템도 맘에 든다. 양옆의 카메라를 이용해 주변의 정보를 살필 수 있는데 바위길이나 좁은 숲길에서 유용하다.

반면, 벨라의 윈도의 스위치는 다른 랜드로버 형제들과 달리 도어 핸들과 거리를 두고 있어 조금 어색하다. 앞의 지형을 파악하기 힘든 점도 아쉽다. 오프로드 섹션에서 종종 앞의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전체적으로 벨라는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꽤 훌륭한 능력을 발휘했다. 쇼핑센터의 주차장 혹은 한적한 도로에서 마주치는 다른 사람들의 질투심을 유발할 정도로 스타일도 훌륭하다. 단언컨대 벨라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세일즈 & 마케팅팀의 잘못일 가능성이 크다.

글: Ken Gratton(엔카매거진 파트너 모터링닷컴 에디터)

 

전문가 평가

80
  • 85 파워트레인
  • 80 섀시 & 조종성
  • 85 승차감
  • 85 안전성
  • 80 최신 기술
  • 60 가격 & 실용성
  • 85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