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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매력 더한 하이브리드의 정석,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시승기

날카로운 얼굴과 향상된 출력으로 캠리가 돌아왔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완숙미가 돋보이고, 얌전한 신사의 이미지도 벗었다. '새 부대에 담은 새 술' 만큼 큰 변화를 가져온 캠리. 과거의 명성을 충분히 노려볼만하다.
글, 사진_고석연 기자


토요타 신형 캠리가 국내에 들어왔다. 오래전부터 플랫폼의 변화를 예고했기에 적지 않은 변화를 예상했다. 지난 신차 발표회에서 만난 신형 캠리의 모습은 기대보다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붕 아래에서의 만남이 아쉬울 정도. 그래서 이번은 운전대를 잡고 가을 하늘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직접 나왔다.

저중심 설계를 강조한 새로운 플랫폼

8세대를 맞이한 신형 토요타 캠리는 '전례없는 변화'를 외치며 새롭게 태어났다. 토요타의 새로운 플랫폼인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를 프리우스, C-HR에 이어 세 번째로 도입했다. 캠리에서 눈여겨봐야 할 백미는 바로 저중심 설계다.

신형 캠리는 선대 모델과 비교하면 넓고 길며, 낮다. 특히, 보닛의 높이는 40mm, 앞좌석과 뒷좌석의 높이는 각각 22mm, 30mm 낮아졌다. 차체가 낮아지면 무게중심도 낮아 롤링이 줄어들고, 고속 안정성이 높아진다. 이는 곧, 액티브한 주행성능과 안락한 승차감으로 이어진다.

젊은층을 공략한 화려한 디자인

얼굴을 마주한 토요타 캠리의 첫인상은 스포티하다. 디자인 컨셉인 '킨 룩(Keen Look)'을 기반으로 했으며, 낮아진 차체만큼 앞모습에도 안정감을 외친다. '와이드 앤 로우' 스타일이라 부르는 범퍼 디자인은 여러 겹의 빗살 무늬를 강조해 존재감은 높이고, 시선은 낮췄다.

보통 '앞트임'이라 부르는 그릴에서 헤드램프로 이어지는 라인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3중의 주간주행등을 품은 바이-빔 LED 헤드램프는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이 한 곳에 모여 신선한 느낌은 주지만, 요소들이 조화롭지 못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측면 라인은 역동적인 쿠페 스타일을 강조했다. 과거보다 길이는 30mm 늘였지만, 휠베이스는 50mm 길어졌다. 상대적으로 앞·뒤 오버행의 비율이 줄어 스포티하다. 루프에서 트렁크 떨어지는 라인을 최대한 완만하게 눕혔다. 정통 세단에서 이와같은 디자인을 쉽게 볼 수 없는 이유는 2열 헤드룸의 높이가 낮아지기 때문. 신형 캠리는 이러한 문제를 설계적으로 극복했다. 2열 시트를 낮게 배치했지만, 늘어난 휠베이스만큼 최대한 뒤로 밀지 않았다. 헤드룸의 공간을 손해를 감수하며, 충분한 레그룸을 더 넓힐 필요는 없어서다.

탁틔인 시야는 '그뤠잇', 내장재 품질은 '스튜핏'

실내로 들어가면 두 가지 장점이 눈에 띈다. 첫 번째는 탁월한 시야 확보. 운전석 시트는 22mm 낮아졌지만 보닛은 40mm 낮아져 전방 시야가 개선됐다. 또한, 사이드 미러의 위치가 내려가고 옆유리의 앞부분 면적이 넓어져 사각지대가 감소했다.

두 번째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 보통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디자인은 좌·우 대칭의 모습이 주를 이루며, 조작의 편의성을 높여 운전석 측을 바라본 형태도 쉽게 볼 수 있다. 신형 캠리는 과감히 비대칭 디자인을 택했지만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네 개의 다이얼과 버튼을 적절히 배치해 직관성도 우수하다. 우수한 디자인에 비해 아쉬운 점은 조작성. 버튼의 조작감이 불확실해 재차 눌러보기 일쑤고, 다이얼은 종류에 따라 일정치 않은 조작감을 전달한다.

단점은 실내에 사용한 내장재 품질이 위치에 따라 극단적이다.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은 가죽과 쿠션감이 좋은 우레탄을 적절히 배치해 그나마 양호한 편. 도어 하단부는 이해를 해도 필러에 사용한 플라스틱은 시야에 거슬려 자꾸만 만져보게 되고, 실망으로 이어진다.

개선된 파워트레인이 전해주는 유쾌함

시동을 켜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모터의 도움을 받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출발은 경쾌하다. 캠리 역시 마찬가지. 제원을 살펴보니 합산 시스템 출력이 211마력(엔진 178마력, 전기모터 120마력)으로 이전보다 8마력 증가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엔진은 178마력으로 20마력 늘었지만, 모터는 120마력으로 23마력 감소했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특성상 모터+엔진의 출력이 최고출력은 아니다.

8세대 캠리에는 동력성능을 개선한 직렬 4기통 2,487cc 다이나믹 포스 엔진(D-4S)을 장착했다. 이전과 비교해 엔진 스트로크를 늘리고, 밸브 사이의 앵글을 확대했다. 흡기 포트도 일자형으로 새롭게 짰다. 열효율은 40%에서 41%로 증가했다.

모터의 도움과 높아진 출력으로 일상생활에서의 가속감은 충분하다. 물론, 몸이 시트에 파묻히는 짜릿함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 어디까지나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접근이다. 추월 가속력도 우수한 편. 70km/h의 정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에 힘을 실어 120~130km/h까지 높이기가 어렵지 않다. 추월 상황에서 운전자의 의도보다 출력이 부족하면 운전 피로도가 높아지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 쉽다.

도로 위의 작은 요철은 시트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비교적 높은 방지턱을 넘어도 큰 충격이 없으며, 금세 자세를 바로잡는다. 세련된 승차감이다. 이번 신형 플랫폼의 도입과 함께 리어 서스펜션은 더블 위시본 형태로 진화했다. 아쉽게도 이번 시승구간에 포함된 급격한 선회구간은 도로 정체로 코너링 성능을 느껴볼 수 없어, 별도의 시승 기회에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단점도 존재한다. 시승 내내 가장 거슬렸던 실내로의 소음 유입. 높은 엔진 회전수로 인한 소음이 실내로 그대로 전해지며, 110km/h가 넘어서면 풍절음도 매섭다. 대화가 불편한 수준은 아니지만 민감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반드시 체크하길 권장한다.

비교적 짧은 거리의 시승코스로 시승 내내 촉각을 곤두세웠다.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모델을 짧은 시승회로 많은 것을 파악하려는 시도 자체가 어쩌면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토요타 코리아가 외치는 '전례없는 변화와 와일드 하이브리드(Wild Hybrid)'는 단순히 껍데기를 바꾸고, 출력을 조금 높인 게 아닌, 총체적인 변화에서 비롯된 자신감이며, 자부심이라는 것이다.


Editor’s point
국내에 판매하는 8세대 캠리는 3,590만 원의 가솔린 모델과 4,250만 원인 하이브리드 두 가지 모델뿐. 등급과 옵션의 선택은 전무하다. 둘뿐인 선택지가 한탄스럽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천한다.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모델에 비해 660만 원 더 비싸고, 파노라마 선루프를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월등한 연비와 폭넓게 발휘되는 최대토크(3,600~5,200rpm)로 660만 원 이상의 주행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전문가 평가

79.3
  • 80 파워트레인
  • 80 섀시 & 조종성
  • 85 승차감
  • 75 안전성
  • 80 최신 기술
  • 75 가격 & 실용성
  • 80 기타(디자인)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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