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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컨텐츠로 무장한 혼다 미니밴 오딧세이

혼다코리아가 자사의 베스트셀링 미니밴 오딧세이를 출시했다. 1994년 1세대 출시 이후 북미 미니밴 시장에 확실한 인상을 심으며 5세대에 이른 모델로 이전보다 더 가족친화적인 컨텐츠를 강화한 점이 키 포인트다.

패밀리룩 입은 패밀리밴

5세대 혼다 오딧세이는 최근 혼다 패밀리룩을 그대로 입었다. 여기에 미니밴 스타일을 더 강화하는 전략을 활용해 특징을 강조했다. 앞 모습을 이전에 선보였던 어코드와 시빅의 얼굴과 같다. 배지에는 혼다 센싱을 심고 헤드램프는 반사광 방식의 LED 램프를 활용해 세련미를 더했다. 좌우로 뻗은 크롬 라인과 양옆으로 치우친 안개등으로 인해 넓고 낮은 형태 이미지를 자아낸다.

측면은 다소 심심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캐릭터 라인을 집어넣고 플로팅 타입 루프, 크롬 벨트 라인을 넣었다. 그리고 19인치 휠과 브릿지 스톤 타이어를 달아 휠 하우스를 꽉 채웠다. 리어뷰는 이전의 이미지를 이어나가면서도 LED와 벌브를 혼용한 리어램프로 존재감을 살리고 있다. 뒷유리가 굉장히 넓고 반듯해서 다소 펑퍼짐한 느낌이 들기 한다.

바뀐 오딧세이 디자인의 백미는 인테리어. 포근하고 안락한 미니밴의 이미지를 기능으로 담아내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여기저기 역력하다. 특히 1열과 2열 시트는 대단한 안락함이 느껴진다. 2열 시트는 앞과 뒤로 모두 움직이며 센터 시트 탈거까지 가능해 ‘매직 슬라이드 시트’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이 시트로 인해 2열의 공간과 3열 승하차 편의성이 대폭 개선됐다.

혼다 오딧세이는 모두 8인이 탑승할 수 있는 모델인데, 3열까지 꽤 인상적인 공간이다. 3명 모두가 탑승하기에는 다소 무리지만 2명은 덩치가 상당해도 아주 안락하게 탑승할 수 있었다. 구색갖추기용 시트가 아니라 정성을 기울여 만들어낸 공간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1열과 2열에 비하면 편안함은 뒤진다. 차가 쏠릴 때 평평한 시트는 지지력이 부족했고, 탑승자 바로 뒤의 스피커는 3열 승객을 위한 것이라곤 볼 수 없을 정도로 위치가 애매하다. 캐빈 토크 역시 잘 들리기는 했지만 오랜 시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구조적 한계로 두꺼워진 C필러 때문에 시야가 좁은 것도 아쉽다.

전륜(맥퍼슨 스트럿)에 비해 후륜(트레일링 암)의 바운싱 처리능력은 조금 아쉽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오딧세이를 토요타 시에나처럼 VIP 의전용으로 활용하는 건 효과적이지 못할 듯 하다.

새로운 5세대 혼다 오딧세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단연 이 차 안에 담아낸 컨텐츠다. 패밀리 미니밴임을 고려한 시트 구성, 동승자와 대화를 위한 ‘캐빈 토크’와 카메라, 리어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10.2인치 모니터까지 담았다. 트렁크 공간 측면에 집어넣은 진공청소기는 할말을 잃게 만든다.

컵홀더는 무려 15개나 있고, 어떤 시트에서도 USB 충전이 편하다. 그래서 모든 좌석에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런 편의사양들을 생각하면 혼다가 자사의 미니밴 사용성에 대한 소비자 조사를 제대로 했음을 느끼게 만든다.

부드러운 엔진으로 우아함 이끌어낸 드라이빙

파워트레인은 복합연비 9.3km/L를 내는 3.5L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이 엔진은 근래 혼다가 사용하는 가장 큰 엔진으로 NSX도 이 엔진에 터보차저를 더해 쓰고 있다.

대형 SUV 부럽지 않은 운전자 시야는 상쾌하고 안정감이 넘친다. 스티어링 휠에는 여기저기 플라스틱 흔적이 남아 매끈한 감촉이 아쉽기는 했지만 운전대를 돌리는 느낌은 버터를 바른 듯 보드랍다.

시동버튼을 누르면 나지막이 엔진음이 들려오는 데 2열에서는 거의 감각을 느끼지 못할 정도. 지긋이 엑셀 페달을 밟으면 이내 차는 스르륵 미끄러져 나아간다. 그리고 속도를 더해가는 과정은 대단한 만족스러운데 이유는 대략 3가지다.

우선 가속과정이 매끄러울 뿐 아니라 혼다 오딧세이가 낼 수 있는 최고속력 182km/h까지 출력의 단차가 없다. 다시 말하면 어느 일정 구간에서 출력이 더 나오고 덜 나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 최고의 토크가 나오는 지점은 있을 테지만 주행과정에서 이런 것들을 느끼기 힘들다. 아무래도 가족친화적 자동차이니 거주성을 위한 측면이 강했을 터. 완곡하게 출력을 표현하기 위한 전략이 제대로 표현된 듯 하다.

참고로 혼다 오딧세이는 6천rpm에서 최고출력 284ps가 4,700rpm에서 최대토크 36.2kg.m이 나오는데 웬만큼 엑셀을 발로 짓이기지 않는 이상 차가 울컥이거나 불안정해지지 않았다.

전자식 버튼 변속방법은 포드-링컨의 시승차에서 경험해 봤지만 오딧세이의 것은 사뭇 색달랐고,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은 다소 굼뜨지만 미니밴임을 감안했을 때 지적할 만한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중저속 구간에서는 믿을 만 했고, 고속에서는 안정감이 탁월한 편이다. 혼다 센싱이 적용된 주행안전기술에 관해선 딱히 뚜렷이 잘났다고 할 만한 점은 없지만 LKAS나 ACC 등 최신편의장비가 갖춰져 안정감이 느껴진다.

Editor’s Note

제품만 보면 오딧세이는 충분한 매력을 지녔다. 8명의 승객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다. 하지만, 성공을 낙관하긴 이르다. 값과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오딧세이의 가격은 전보다 800만 원 오른 5,790만 원이다. 편의 장비가 더 늘었다는 점을 고래해도 시장의 예상보다 높다. 혼다 코리아는 잘 갖춰진 기본기와 다양한 컨텐츠를 장점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고객이 져야 할 부담이 만만찮다. ‘녹 파문’으로 일그러진 브랜드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전문가 평가

77.4
  • 85 파워트레인
  • 85 섀시 & 조종성
  • 90 승차감
  • 70 안전성
  • 60 최신 기술
  • 70 가격 & 실용성
  • 82 기타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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