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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염가형 F-타입 2.0 터보 시승기

재규어가 전보다 매력적인 값의 F-타입을 공개했다.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재규어가 포르쉐와 아우디가 선수를 친 4기통 스포츠카 대열에 합류했다. 주인공은 F-타입 2.0 터보(P300)다. 쿠페와 컨버터블 모두 기존 형제들의 매력적인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값을 낮추고 효율을 높인 형태다. 우리가 그동안 경험했던 F-타입의 성공 방정식을 희석시키진 않았을까?

The sell

모든 신형 모델은 세일링 포인트가 필요하다. 2013년에 우리(호주)가 처음 만난 재규어 F-타입은 정말 끝내주는 디자인과 강렬한 사운드로 감성을 자극했다.

2.0 터보 엔진을 단 새로운 F-타입은 값이 낮아졌다. 물론, 파워도 떨어졌다. 싱글 트윈 스크롤 터보를 붙인 4개의 실린더는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만든다. 5.7초면 시속 100km까지 가속하고 V6 형제보다 최대 16%의 연료를 아낄 수 있다.

재규어의 지독한 8단 ZF 변속기 사랑 때문인지는 몰라도 수동 변속기는 만날 수 없다. 다행히 뒷바퀴 굴림은 여전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몇 가지 측면에서 재규어의 노림수가 보인다. 포르쉐가 카이맨과 복스터의 심장을 4기통으로 바꿨고 아우디는 TT의 4기통 모델로 연간 수천 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들은 V6 혹은 V8 엔진을 단 F-타입보다 훨씬 싸다. 재규어는 새로운 F-타입을 투입해 이 시장까지 공략할 셈이다.

Sneaky packaging

맞다, 확실히 4기통 F-타입의 가격은 V6나 V8보다 싸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비자들이 혹할 장치들을 마련해두었다. 이는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매력적인 것(옵션)을 추가하면 싼 가격에 대한 장점이 흐릿해진다.

예컨대, 후방 카메라를 추가하려면 1,060 호주달러(약 88만 원)가 들고, 디지털 라디오와 키리스 엔트리 시스템은 640 호주달러(약 53만 원)와 1,200 호주달러(약 100만 원) 짜리 옵션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많은 F-타입 추종자들이 갈망하고 있는 배기 사운드를 손에 넣으려면 7,800 호주달러(약 651만 원) 짜리 'R 다이내믹' 패키지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19인치 휠과 몇 가지 액세서리가 추가된다.

이렇듯 몇 가지 매력적인 옵션을 넣으면 가격이 V6 모델의 영역에 빠르게 근접한다. 당신의 취향이 이런 옵션들을 쉽게 무시할 수 없다면 구입에 앞서 고민해 볼 부분이다.

기본 사양은 18인치 휠, 가죽과 스웨이드로 이뤄진 스포츠 시트, 가죽 스티어링 휠, 알루미늄 포인트, 공조시스템, 스타트 버튼 등이다.

8인치 터치스크린이 센터 페시아 중앙에 자리하고 계기판의 작은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함께 블루투스와 내비게이션을 표현한다. 10GB에 달하는 대용량 저장장치는 있지만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지원하지 않는다.

안전 측면에선, 쿠페의 경우 6개의 에어백을 갖췄고 컨버터블은 4개다. 자동 긴급 제동(AEB)은 둘 다 기본이지만 사각 경고 시스템(BSM)과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은 옵션이다. 아울러, LED 헤드램프도 포기해야 한다.

Familiar surroundings

겉모습처럼 실내의 분위기도 형제들과 다를 바 없다. 훌륭한 소재와 말끔한 디자인의 디스플레이, 낮은 드라이빙 포지션이 운전석의 중요한 포인트다. 거의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매력적이다. 낡은 터치스크린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만 빼면 말이다. 이들은 포르쉐와 아우디의 최신 장비에 비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다.

스포츠카임에도 공간 활용성은 훌륭하다. 도어 포켓 공간을 포함해 데일리카로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는 수준의 수납공간이 있다. 그렇더라도 컨버터블의 트렁크에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건 무리다.

Kitty or big cat?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형제들과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움찔하면서 으르렁거리지도 않고 폭군의 기세도 찾기 어렵다. 대신 벌컥거리며 들이마시는 연료 걱정은 덜게 된다.

인제니움 엔진의 감각은 복잡한 도심에서도 무리가 없다. 진동도 적고 멈추고 작동할 때(아이들 스톱)의 위화감도 거의 없다.

출퇴근용으로 사용해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최대토크가 1,500rpm부터 나오고 라이벌의 듀얼 클러치 대신 통상적인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를 쓰기에 충격도 덜하다.

가속페달을 조금 세게 밟자 민첩한 응답성을 보인다. 잠깐의 터보랙 후에 5,000rpm까지 맹렬하게 움직인다. 배기구에서 만족스러운 소릴 토해내는 시점이다.

4기통은 열정적이며 도로에 정확히 반응하려는 의지가 있다. 앞으로 나가려는 순간에 제대로 반응한다.

코너에 진입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땅콩 볶는 소릴 낸다. 그 규모가 조금 사그라 들었을지는 몰라도 F-타입 형제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특징을 품고 있다는 증거다.

또 다른 부분에서도 F-타입 고유의 유전자가 남아 있고 더 나아가 개선된 점도 있다. 예컨대 스티어링 감각은 V6나 V8보다 더 직관적이고 보디의 컨트롤 능력과 FR 고유의 운전 재미가 조금 더 분명한 색을 낸다.

단언컨대 프런트의 그립과 명민함은 형님들보다 낫다. 52kg 가까운 무게를 덜어낸 효과다. 무게 변화에 따라 서스펜션을 새로 세팅했고 이는 선형적인 코너링 솜씨로 이어졌다.

시골길에서의 승차감은 전보다 안락하지 않다. 우리의 시승차에 옵션인 19인치 휠과 타이어를 끼웠기 때문일 수 있다. 도로 위의 자잘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실내로 전달된다. 타이어가 노면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내는 거친 숨소리까지 들린다. 아마도 기본형의 18인치 휠과 타이어는 이보다 조금 더 안락할 것이다.

컨버터블은 조금 더 즐겁다. 쿠페처럼 몸무게는 1,500kg을 살짝 웃돈다. 정숙성도 좋고, V6와 V8과 마찬가지로 달리면서 소프트톱을 조작할 수 있도록 유지했다는 점도 고맙다.

Verdict

궁극적으로 새로운 F-타입의 엔진은 정통 스포츠카보다핫해치에 어울린다. 이는 카이맨/복스터와 아우디 TT의 4기통 모델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판매량은 늘어날 것이다. 저렴한 값을 생각할 때 충분히 설득력 있는 퍼포먼스이기 때문이다.

장점

여전히 역동적인 성능
매력적인 스타일
추가된 안전성

단점

터무니없는 옵션들
형제들보다 나약한 배기음
수동변속기를 고를 수 없다


글_Sam Charlwood (엔카매거진 파트너, 호주 모터링닷컴 에디터)

전문가 평가

73.6
  • 70 파워트레인
  • 80 섀시 & 조종성
  • 70 승차감
  • 75 안전성
  • 75 최신 기술
  • 75 가격 & 실용성
  • 70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