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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가성비를 더한 충실한 픽업트럭, 쌍용 렉스턴 스포츠

“SUV 명가를 자처하는 브랜드인데 정통 프레임 방식으로 근사한 거 하나 있어야죠” 수년 전 쌍용차 최종식 대표이사의 말이었다. 그가 말한 차가 오늘 시승한 렉스턴 스포츠인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근사했다. 온오프로드 어떤 곳에서도 든든했으며 가격 또한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한마디로 살만했다.

SUV를 표방하지만, 트럭의 터프한 이미지 느껴져

무쏘 스포츠가 나온 2002년 이후 2006년 액티언 스포츠, 2012년 코란도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쌍용차는 레저용 픽업트럭의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 픽업트럭은 사용자들의 사용성을 얼마나 사려 깊게 배려하는지가 상품성의 관건이다.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 쌍용차의 이런 픽업트럭 역사를 반영해 소비자들의 사용성을 충분히 고려해 만든 것이 느껴진다.

러기지 데크 용량은 전작 코란도 스포츠보다 112L 더 커졌고, 주행성능도 높아졌다. 픽업트럭으로 바뀌었지만 디자인은 G4 렉스턴의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 전후 펜더에 볼륨을 강조하는 고유의 캐릭터 라인까지도 공유한다. 다만, G4 렉스턴이 고급감에 주안점을 뒀다면 렉스턴 스포츠는 실용성에 더 무게를 둔다.

픽업트럭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뒷모습에서 힘을 암시하는 무게감과 볼륨감이 중요한데 렉스턴 스포츠는 꽤 잘 다듬어냈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일단 번호판을 범퍼 하단부로 옮기고 좌우에 리플렉스 리플렉터를 둬 마무리했다. 그리고 번호판이 있던 자리는 펜더의 캐릭터 라인을 그대로 이어내 디자인 통일성을 노렸다.

시트와 운전대를 비롯한 대시보드의 디자인은 G4 렉스턴과 동일하지만 2열은 러기지 데크의 유리격벽이 있어 약간의 적응이 필요하다. 코란도 스포츠에서 단점으로 줄곧 지적 받던 2열 시트 등받이 각도는 27도까지 기울어진다. 폭스바겐 아마록(15.6도), 닛산 나바라(23도)보다 크다. 전작의 단점들은 단순히 시트 등받이 각도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무릎공간을 포함한 거주성의 문제였다. 렉스턴 스포츠는 코란도 스포츠보다 2열의 거주성은 확실히 좋아졌다.

순발력보다는 꾸준함이 매력인 주행성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는 2.2L 디젤 엔진을 바탕으로 최고출력 181PS, 최대토크 40.8kg.m을 낸다. 변속기는 아이신제 6단, 4륜구동 시스템은 보그워너 제품을 채택하고 있다. 시승구간은 고속도로를 비롯한 온로드와 춘천 남이섬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가 제공됐다.

우선 온로드에서 확인해 본 렉스턴 스포츠는 한 마디로 순발력보다는 꾸준함이 매력적인 모습이다. 1,400rpm부터 나오는 40.8kg.m의 최대토크는 2,800rpm까지 이어지는데 민첩하게 차를 끌기보다는 꾸준하게 밀어준다. 힘의 단절이 거의 없는 이런 꾸준함은 이전 코란도 스포츠에서도 느꼈던 바 있었다. 이점은 데크에 짐을 상당히 실어도 같은 느낌이어서 사용자들의 많은 선호를 받기도 했다.

프레임 보디 특유의 진동과 소음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특히 충격량에 상관없이 차체를 울려대는 통에 실내는 다소 번잡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이렇게 노면과 타이어 사이에서 발생하는 잔진동이 그대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큰 충격에서는 한편 덤덤하게 넘어가기도 했다.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프레임 보디의 장점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

렉스턴 스포츠는 핸들링의 민첩함이나 기민한 엔진 반응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한 차라기 보다는 주행성의 안정감과 든든함을 원하는 운전자들에게 더 매력을 크게 어필할 만한 차라고 볼 수 있다.

온로드 주행이 끝나고 오프로드 주행을 시작했다. 다소 격하게 꺾어지고 깊이 파인 흙길과 자갈길을 거침없이 내달렸다. 장애물이 크고 작건 간에 그냥 가버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안정감이 느껴졌다. 견인능력과 오프로드 주파능력은 합격점을 줄 만했다.

코란도 스포츠를 주행했던 기억을 살려보면 적어도 렉스턴 스포츠는 온로드 주행능력보다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더 강하게 어필하는 듯 하다.


Editor’s Note

렉스턴 스포츠는 5링크 현가장치나 2.2L LET 디젤엔진 등 여전히 시스템은 구식의 태를 완전히 벗진 못했지만 2,32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와일드 트림 기준)으로 구입할 수 있는 5,095mm에 이르는 큰 차다. 1,011L의 공간도 매력을 더한다. 여기에 연간 자동차세는 2만 8,500원. 영수증을 본 김생민이 ‘그뤠잇’을 외칠법하다. 그래서일까? 사전계약도 10일도 안되서 5천 5백대를 받았다고 한다.

전문가 평가

68.6
  • 60 파워트레인
  • 65 섀시 & 조종성
  • 40 승차감
  • 70 안전성
  • 70 최신 기술
  • 90 가격 & 실용성
  • 85 기타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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