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테스트

> 리뷰 로드테스트 > 현대차 싼타페 TM 시승기, 안정감 주지만 가속력 아쉽다

현대차 싼타페 TM 시승기, 안정감 주지만 가속력 아쉽다

6년 만에 새로 선보이는 현대차의 중형 SUV 싼타페가 4세대로 거듭났다. 최근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하고 신기술을 대거 투입하는 등 가히 현대차의 간판 모델 다운 변신을 거쳤다. 경기도 일대를 달리는 싼타페 시승회에는 모델의 비중에 맞게 역대 가장 많은 130대의 시승차가 위용을 자랑했다.

섬세하면서도 남성적인 강인함 갖춘 신형 싼타페

이번 신형 싼타페는 기존 코나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이어가는 현대차의 DNA를 담았다. 그리고 이 디자인에는 상당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현대차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도 이런 현대차의 자신감을 한껏 과시했다. 그는 “이제 현대차는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며 브랜드 지위도 높다. 신형 싼타페에는 이런 자신감을 담았다. 이젠 패밀리룩을 넘어 브랜드 DNA를 보여주겠다”라며 새 모델에 대한 진중한 무게를 표현했다.

신형 싼타페는 전면의 강렬한 인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친 프런트 그릴과 여기에 상반되는 헤드램프는 주간주행등과 역할을 나누는 3분할 방식 램프 구조를 채택해 기존 어떤 모델에서도 보여준 바 없는 강인한 인상을 담았다.

리어램프 역시 LED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LED 반사광 타입으로 얇고 길고 표현했으며 방향 지시등은 범퍼 하단부로 내려 전면 램프의 기능분할 방식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기존 3세대 싼타페에서 소비자들의 선호를 받았던 듀얼 타입의 머플러팁과 새로운 크롬바는 고급차로서의 이미지를 한껏 드러내고 있어 과거의 현대차 브랜드 파워를 넘어서는 것임을 암시한다.

자동차에 있어 측면 디자인은 기능적인 면과 디자인 미적 가치를 담고 있어 상당히 중요한데 신형 싼타페는 이 부분에서 상당히 근사한 자태를 뽐낸다. 우선 기존 3세대 싼타페의 휠 베이스 2,700mm보다 65mm 늘어난 2,765mm의 휠 베이스는 중형 이상의 차급을 지향하는 듯하다. 여기에 캐릭터 라인으로 육중한 무게를 분할하고 벨트라인을 높여 전체적으로 실제 크기보다 더 커보이는 효과를 보여준다.

또, C필러 이후 부분의 창문의 크기를 키움으로서 시원하게 탁 트인 효과를 주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차가 더 크고 길어 보이게 만든다. 19인치 휠과 타이어를 장착한 하체 역시 당당한 SUV로서의 기대를 한껏 만족시킨다.

인테리어는 먼저 데뷔한 코나 디자인과 궤를 같이 한다. 다만 신형 싼타페는 중형차급 이상이므로 2콕핏 구조로 감싸는 듯한 디자인 차이가 있다. 여기에 헥사고날 패턴의 입체감 있는 디테일을 도어 트림 하단부와 시트 상당 그리고 조수석 크래쉬 패드 부분에 적용해 개성을 살렸다. 여기에 터빈 엔진 생김새로부터 착안한 송풍구 디자인이 입체감을 살리고 있다. 3세대 싼타페 대비 신형 싼타페에서는 A필러를 얇게 만들고 코너 부분을 유리로 처리해 시야를 확보했다.

안정감 위주의 승차감, 가속감은 글쎄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를 출시하면서 가장 자신감을 나타낸 것은 바로 ‘크기’다. 전장 4,770mm, 전폭 1,890mm, 전고 1,680mm의 크기는 역대 어떤 가장 큰 것일 뿐 아니라 기존 맥스크루즈보다 전장(4,905mm)과 축거(2,800mm)만 약간 뒤질 뿐 폭(1,885mm)과 높이(1,690mm)는 모두 앞설 정도다. 이렇게 커진 덩치는 고스란히 실내 크기로 반영되어 거주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번 시승회 구간은 일산 킨텍스 2전시장으로부터 출발해 김포 시내의 주행을 거쳐 자유로 임진각 일대 고속주행을 거치는 복합시승으로 마련됐다. 신형 싼타페의 별 차이 없는 주행모드(에코-스포츠-컴포트-스마트)를 경험해 보기에는 충분했다.

우선, 실내에 들어선 소감은 꽤 세련됐다는 것. 선과 면을 강조하는 남성적 디자인임에도 재질의 감촉이 부드럽고 각을 줄여 부담감을 없앤 것이 주요했다. 특히 2열의 승차감은 꽤 탁월했는데 열선시트와 썬바이저를 갖춰 여느 고급차에 못지 않은 채비를 갖췄다. 노면과 타이어의 마찰음이나 엔진의 소음은 철저히 가려졌고, 눈부신 전자장비는 끊임없이 운전자가 눈치채지 못한 상황에 대해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시승회에 나선 시승차는 모두 2.0L 디젤 모델로 3가지(2.2 디젤, 2.0 가솔린) 싼타페 라인업 가운데 사전계약률 67%를 차지했다. 현대차에서도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 바 주력 트림으로 판단하고 편의사양을 집중 반영했다.

낮은 시동음을 뒤로 하고 속력을 올려보니, 정숙성과 안정감은 탁월했지만 전체적으로 어떤 속도에서도 가속력을 만족스럽게 느끼긴 어려웠다. 심지어 어떤 속도에서도 싼타페의 186마력을 맛볼 수 없었다. 약간만이라도 펀치력을 가미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HUD를 이용한 속도계의 시인성도 좋고 R-MDPS로 핸들링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들었지만 실제 차를 주행해보니 핸들링의 탁월함보다는 정숙함과 안정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런 안정감과는 다르게 한편으로는 차가 너무 무겁고 둔하다. ADAS를 기본적용하고 음성메모와 서버형 음성인식 등 IT 기술은 대거 반영했지만 정작 운전의 재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Editor’s Note

신형 싼타페는 화려하다. 현란한 IT 기술과 든든한 안정감도 눈부시다. 그러나, 자동차의 기본이 되는 운전의 재미는 조금 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신형 싼타패는 끌리는 차로 기억될 법 하다. 이 차는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마치 아버지 품에 안긴 듯 한 든든함마저 느껴진다. 싼타페가 역대 가져온 레시피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 평가

83.6
  • 80 파워트레인
  • 85 섀시 & 조종성
  • 90 승차감
  • 80 안전성
  • 75 최신 기술
  • 95 가격 & 실용성
  • 80 기타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작성자의 다른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