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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3 시승기, 호감가는 기술들의 콜라주

콜라주. 이질적인 재료들을 붙여 추상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이 기법은 한 때 기존 개념을 흔드는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각광받았다. 오늘 만난 신형 기아 K3의 시승회를 마치고 난 이후 든 느낌이 바로 이 ‘콜라주’였다. 강렬한 색채와 공격적인 디자인은 한없이 부드러운 가솔린 엔진이나 무단변속기와는 어울릴법하지 않았다. 여기에 기아차가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업스케일 다이내믹 세단’도 너무 추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괜찮은 뒷맛을 남겼다.

준중형차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린 K3 디자인

신형 K3 디자인은 강렬한 앞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X-크로스'로 칭하는 디자인 콘셉트는 헤드램프와 범퍼 그리고 리어 범퍼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디자인 통일성을 이뤘다. '베이비 스팅어'라 불릴 만큼 스팅어로부터 확립된 프런트 그릴의 이미지를 잘 살렸고, 전면부를 낮추고 A필러도 눕히면서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해 젊은 소비층의 입맛을 저격했다.

측면은 이전 세대 K3으로부터 발휘된 바 있는 쿠페 스타일의 루프 라인을 적용했으며 벨트 라인을 조금 높이고 A필러 시작 부분은 뒤로 밀어 존재감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기아차가 내세우고 있는 신형 K3의 3가지 장점(공간감, 디자인, 연비) 가운데 공간감이 이번 시승회에서 가장 눈부시게 다가왔는데 전장과 전고, 전폭을 키운 덕분이다.

인테리어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으로 세련미를 더했고, 반자율 주행 등 최신 기술도 상당수 반영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점은 상위 모델에서 적용하던 안전사양들을 대부분 기본 적용함으로써 엔트리급 모델 구매자들의 섭섭함을 해소했다는 점이다.

다만 도어트림과 1열 뒤편 등 플라스틱 소재가 적용된 부위는 여전히 고급감이 부족하고 수납공간과 USB 충전단자도 부족하거나 없다. 쿠페 스타일을 표방하는 대부분의 모델들이 그러하듯 앞과 옆의 시야도 좁다. 시트 조절은 운전석만 자동이고 나머진 수동이다. 무릎 공간과 머리 공간을 비롯한 거주성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줄 수 있었지만 소재와 고급감 측면에서는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참고로 이번 시승회에 나선 55대의 K3은 옵션을 듬뿍 넣은 노블레스 트림으로 2,220만 원부터다.

디자인과 사뭇 다른 주행감성

기아는 K3 출시와 함께 스마트 스트림이 적용된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선보였다. 하지만 현대차가 몇 해 전부터 과감하게 추진했던 직분사 엔진을 제외한 점과 경차나 소형차 급에서 주로 활용하던 무단변속기 카드를 꺼낸 것에 대한 의아함도 공존한다. 정리하자면 전 세대보다 출력은 9마력, 토크는 0.7kg.m 낮아져 다소 약해졌다.

이번 시승은 편도 85km 가운데 고속도로가 69km로 대부분 고속주행으로 이루어진 코스였다. 아무래도 신형 K3의 주요 강점을 ‘연비’로 내세우고 있는 바 고속도로 연비를 통해 연비를 내세우려는 전략으로 추정됐다. 게다가 시승회에 참가한 기자들을 대상으로 연비 경쟁을 부추기며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나지막한 가솔린 엔진을 깨우면 상당히 부드럽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무단변속기와 연결된 힘의 조합은 한마디로 ‘기름’지다. 17인치 휠과 어울린 K3 노블레스 트림의 연비는 14.1km/L다. 썩 괜찮은 연비지만 실제 연비는 더 탁월하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 바로 이 차급의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핵심사항 중 하나다.

도심 구간을 지나는 동안 정숙하고 안정감 있는 주행감각이 확연히 느껴진다. 과속방지턱을 가뿐하게 넘어가면서도 운전대를 돌리는 힘은 적당한 무게감을 줘 안정적이다. 실내로 들어오는 타이어 마찰음이나 풍절음도 절제되어 있어 중형차급 이상의 중후함까지 제공한다.

이어지는 고속주행구간에서는 1.6L 가솔린 엔진과 무단변속기가 발휘하는 출력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발군의 실력을 확인했다. 초반 가속은 다소 밋밋하지만 60km/h 이상의 영역부터는 뻗는 맛이 상당하다. 고속 영역에서 차체가 바닥에 깔리며 착 붙는 느낌은 이전 K3에선 체감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하체의 균형도 뛰어나 적당히 부드럽지만 전체적으론 탄탄하게 차체를 받아준다.

컴포트와 에코, 스마트, 스포츠로 이루어진 4가지 주행모드는 크게 차별화된 맛은 없지만 빠르고 절도 있는 변속을 구현해낸 K3의 무단변속기는 아쉬움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시승을 위해 가감속을 반복한 가혹한 조건이었음에도 13.1km/L의 뛰어난 연비를 기록하는데에는 무단변속기의 역할이 컸다. 차로 이탈 방지 보조와 전방 충돌 방지 시스템 역시 운전이 서툰 이들에겐 크게 어필할 법하다.

Editor’s Note

신형 K3은 준중형 차급에선 보기 드문 실내 공간과 연비 그리고 참신한 디자인까지 갖췄다. 평범하게 보이는 파워트레인은 실속과 실력 두 가지 모두를 평균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전체적으로 상품성이 올랐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 평가

79.3
  • 75 파워트레인
  • 70 섀시 & 조종성
  • 80 승차감
  • 85 안전성
  • 70 최신 기술
  • 90 가격 & 실용성
  • 85 기타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좋은 기사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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