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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단 한 대만 있어도 교통체증 줄인다?

자율주행차가 매일 뉴스를 오르내리지만, 여전히 대다수 운전자에게 자율주행은 낯선 기술이다. 2020년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해도, 실제로 자율주행차가 도로에 대량 보급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불과 한두 대의 자율주행차만 운행돼도 교통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끈다.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커넥티드 기능을 갖춘 자율주행차 단 한 대만 도로에서 운행돼도 교통체증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 차가 출발한 뒤 뒷 차가 출발하기까지의 시간차로 인해 발생하는, 이른바 '유령 정체' 현상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유령 정체 현상은 각 차량이 모두 같은 속도로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미세한 속도 차이로 차량 두 대의 간격이 좁아지면 뒷 차 운전자는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고, 이에 따라 뒤따르던 차들도 연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그리고 앞 차와의 간격이 벌어지면 다시 가속을 하는데, 이 역시 뒤따르던 차들이 순차적으로 가속을 하는 데에 시간차가 발생하면서 교통 흐름의 파동이 심해지고, 이것이 정체로 이어지는 것. 실제로 전방에 교통사고가 발생하거나 합류로 인한 정체가 없음에도 아무 이유 없이 발생하는 대다수의 교통정체는 이러한 유령 정체가 원인이다.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자율주행차가 유령 정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한적한 도로에서 8대의 차로 실험을 진행했다. 8대 중 한 대에는 자율주행 기능과 다른 차의 위치 및 속도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커넥티드 기능이 탑재됐다.

자율주행차는 인간 운전자와 달리 사고를 피하기 위해 정확히 필요한 만큼의 제동만 실시하도록 세팅됐다. 그리고 시속 55마일(약 88km/h)로 달리다가 인간 운전자가 무작위로 제동을 가한 뒤 자율주행차의 반응에 따라 유령 정체 발생 빈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자율주행차보다 앞에 있는 차들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제동을 해야 했지만, 앞 차량들의 급제동 데이터를 수신한 자율주행차는 훨씬 부드럽게 속도를 줄여 뒷 차들이 급제동하지 않도록 했다. 급제동을 하지 않으니 재가속 시에도 부드럽고 원활하게 속도를 낼 수 있음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급가속·급제동을 지양하는 자율주행차의 운전습관은 에너지 절약에도 큰 도움을 줬다. 여러 차례 실험 결과 자율주행차는 일반 차량보다 19% 뛰어난 연비를 기록했고, 자율주행차를 뒤따르며 부드럽게 운전할 수 있었던 다른 차들도 평균 7%의 연료 절감 효과를 얻었다.

앞서 지난해에도 일리노이 대학에서 유사한 연구가 진행됐다. 일리노이 대학 연구팀은 20대의 차량 중 한 대가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갖출 경우 유령 정체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비록 트럼프 정부가 오바마 정부 시절의 전 차량 V2V 통신 의무화 정책을 뒤집어버렸지만, 그럼에도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캐딜락 등 일부 제조사들은 V2V 기능을 적극적으로 상용화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미 볼보의 경우 유럽 일부지역에서 차량 간 클라우딩을 통해 교통정보를 공유하는 기능을 상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