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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9 에보, 5분 19초만에 뉘르부르크링 주파... 사상 최단 기록

포르쉐가 프로토타입 머신 919 하이브리드 에보로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북쪽 코스) 사상 최단 기록을 달성했다. 35년 전 마찬가지로 포르쉐가 세웠던 기록을 51초나 단축한 것이다. 20.8km을 주파한 평균 속도는 자그마치 234km/h나 됐다.

919 하이브리드 에보는 지난해까지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WEC)에서 활약했던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 LMP1 레이스카를 기반으로 개발된 서킷 전용 프로토타입이다. 포르쉐가 르망 철수와 함께 대회 규정에 맞춰져 있던 레이스카의 설계를 대폭 수정해 만든, 그야말로 '무제한급' 머신인 셈.

919 에보는 기존 경주용 차 대비 53% 강력한 다운포스를 생성하고, 중량은 39kg 가벼워져 849kg에 불과하다. 게다가 V4 터보 엔진과 하이브리드 구동계도 대폭 강화돼 엔진에서만 710마력을 내고, 433마력의 전기 모터가 더해져 시스템 최고출력은 무려 1,160마력이나 된다.

여기에 오랫동안 포르쉐와 아우디 내구레이스 팀에서 프로토타입을 운전했던 티모 베른하르트가 운전대를 잡고 '녹색 지옥' 뉘르부르크링 공략에 나섰다.

기록 영상을 확인하면 북쪽 코스의 마지막 코너를 빠져나와 스타트 라인을 통과하는 짧은 직선주로에서 200km/h 이상의 속도를 내고, 마지막 백스트레치 'Doettinger Hoehe'에서는 무려 369km/h의 속도를 기록했다.

연속 코너가 많은 뉘르부르크링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순간적으로 출력을 더해 919 에보가 어떤 차보다 빠르게 코스를 주파할 수 있도록 했다. 전기 부스트 시스템의 힘으로 수시로 300km/h를 오르내리는 919 에보의 모습은 마치 만화 '사이버 포뮬러'를 보는 듯하다.

결과는 놀라웠다. 베스트 랩은 무려 5분 19초 546으로, 뉘르부르크링 사상 첫 5분대 기록을 세운 것. 앞서 여러 매체에서는 919 에보가 5분 30초대의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예상을 훨씬 앞질렀다.

이는 1983년 뉘르부르크링 1,000km 내구레이스에서 슈테판 벨로프가 포르쉐 956을 몰고 세웠던 6분 11초 13에서 51초나 빨라진 기록이다. 포르쉐가 수립한 기록을 또 다시 포르쉐가 경신한 셈.

포르쉐 919 에보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트리뷰트 투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의 유명 서킷들을 순회하며 랩타임 어택에 나서고 있다. 올해 4월에는 벨기에의 유서깊은 스파 프랑코샴 서킷을 찾아 1분 41초 770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포뮬러 원보다도 1초 빠른 기록이었다.

다음 행선지는 오는 7월 12일부터 영국에서 개최되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페스티벌의 메인 호스트로 활동하는 포르쉐는 행사 기간 중 진행되는 굿우드 힐클라임 레이스에서 힐클라임 코스의 사상 최단 기록 수립에 도전한다. 역대 베스트 랩은 맥라렌 MP4/13 F1 레이스 카가 세운 41.6초의 기록으로, 919 에보는 무난히 30초대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