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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디자인 논란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

최근 아반떼 AD 페이스리프트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되면서 우려 섞인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디자인 신형 k3에 몰아줬네”, “예상도랑 프로토타입부터 저렇게 실망스러운 현대차는 처음 보네요”, “못생긴 걸로는 진짜 역대급이군”, “삼각자 컨셉이냐” 등 사진을 본 반응의 대부분이 이전 모델보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페이스리프트는 자동차 모델 주기의 후반전을 책임지는 변화다. 중요하고도 어렵다. 풀 체인지를 할 때 디자이너에게 비교적 높은 자유도가 주어지는 반면, 페이스리프트는 앞뒤 모습을 손질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디자이너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늘 기대와 우려가 함께 한다.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페이스리프트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밸런스를 맞추기 힘들다는 불만이 나오기 일쑤다. 하지만 이런 불만이 소비자까지 이어지면 좋을 리 없다.

현대차 페이스리프트에 대한 불만이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역변의 고통으로 판매량이 떨어진 사례가 있다.

먼저, 가장 큰 볼멘소리를 들었던 모델 중 하나는 코드네임 J2로 불린 2세대 아반떼의 페이스리프트다. 라디에이터 그릴 없이 매끈한 디자인을 자랑하던 전기형(1995년 데뷔)에 비해 1998년 등장한 후기형(올 뉴 아반떼)은 어울리지 않는 콧구멍 그릴과 아무렇게나 포갠 테일램프 디자인으로 혹평을 들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차 대접을 받는 그랜저에서도 비슷한 흑역사를 찾을 수 있다. 바로, 2002년 데뷔한 그랜저 XG 페이스리프트 모델(뉴 그랜저 XG)이다. 3세대로 태어난 그랜저 XG(1998)의 디자인을 바꾼 형태다.

‘L’자 모양으로 바꾼 테일램프 디자인에 비난이 쏟아졌다. XG 전기형의 램프에 벤츠 E클래스(W210) 테일램프를 짜깁기한 듯한 모습이었다. 반감은 국내보다 미국에서 더 커 딜러들이 판매하기 힘들다며 도입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있었다. 이를 무시하기 어려웠던 현대차는 연식변경 모델을 통해 ‘L’자 테일램프를 지우는 촌극을 벌였다.

2009년 등장한 베르나 트랜스폼도 대표적인 페이스리프트 실패작으로 꼽힌다. 2세대 베르나(2005)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2009년 데뷔한 베르나 트랜스폼은 이름처럼 파격적인 변신을 이뤘다. 문제는 변신의 방향성을 곤충룩으로 잡았다는 것. 헤드램프와 굵은 선을 강조한 그릴 디자인을 통해 역대급으로 못생긴 베르나 스타일을 완성했다. 이 때문에 국내 판매량이 곤두박질치는 아픔을 겪었다.

신형 아반떼는 9월에 시장에 나온다. 그렇기에 아직 데뷔하지도 않은 모델을 가지고 이렇다저렇다 표현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예로 봤을 때 판매량이 여론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현대차가 곱씹어 볼 대목이다.

박영문

박영문 기자

spyms@encarmagazine.com

부품의 기술적인 결합체가 아닌, 자동차가 지닌 가치의 본질을 탐미하는 감성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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