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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가 자신들의 고향인 영국을 떠나려는 이유

재규어-랜드로버가 영국을 떠날 확률이 높아졌다. 브렉시트 이후 재규어 랜드로버가 영국 내 공장을 폐쇄할 것이란 분석은 있었지만 최근 영국의 투자전문기관 에버코어는 조금 더 세부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그들은 재규어-랜드로버가 영국을 이탈할 가장 큰 이유로 ‘수익성 하락’을 꼽았다.

에버코어는 수익성이 지나치게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판매지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익성인데, 독일차들이 약 8~10% 가량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재규어-랜드로버는 한참이나 낮은 3.8%로 형편없는 수치다. 참고로 2014년 재규어-랜드로버는 11.1%대를 유지했었다.

지난 3월 31일 재규어-랜드로버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년도 세전 이익은 16% 상승했지만, 판매 성장률은 1.7% 하락했으며, 분기 세전 이익은 9억달러에서 5억 달러 가량으로 떨어졌다.

또 다른 투자회사인 무디스도 ‘높은 투자 필요와 경쟁압력’으로 인해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의 공급망 혼란과 관세 위협을 가장 큰 위협으로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JLR 등급에 추가압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볼보나 PSA 그룹, 피아트-크라이슬러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브렉시트가 결정되고 난 이후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 의회에 자신들이 영국에 남아 지속적인 기업활동을 하기 위한 다양한 제안서를 제출했었다. 하지만, 최근 이를 전담하던 국회의 내각의원이 사임했고, 그들의 제안은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브렉시트가 임박한 시기에 사실상 재규어-랜드로버로선 기회를 잃어버린 셈이다.

브렉시트는 영국 내수보다 수출량이 많은 재규어 랜드로버로선 치명타다. 당장 EU국가로 차를 수출하면 WTO 관세 9.8%를 적용 받는다. 전체 생산량 가운데 20%를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은 감안한다면 가격경쟁력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 재규어-랜드로버는 전기차를 브랜드 전면에 앞세우고 있지만, 사실 디젤차가 전체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을 비롯해 유럽 전역에 퍼지고 있는 ‘반 디젤 정서’는 판매에 도움이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시장 약세도 문제다. 2018년 상반기 재규어-랜드로버의 미국판매는 5.4% 증가한 6만달러에 그쳤다.

재규어-랜드로버의 CEO 랄프 스패스(Ralph Speth)는 “브렉시트로 인해 향후 5년간 영국에 투자할 800억 파운드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재규어-랜드로버의 혼은 영국에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 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이 유럽연합(EU)로부터 완전히 빠져나오는 시기는 내년 3월 29일까지다. 이 시기를 앞두고 재규어-랜드로버는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현재로선 영국을 떠날 확률이 가장 높다.

김경수

김경수 기자

kks@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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