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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와 폭스바겐, 차세대 픽업트럭 함께 만드나?

미국의 포드와 독일의 폭스바겐. 양국을 대표하는 두 브랜드가 차기 픽업트럭 개발을 위해 손 잡을까? 과거였다면 루머로 치부됐겠지만 비용 절감을 위한 협력이 보편화되면서 이런 콜라보레이션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신에 따르면 포드와 폭스바겐이 픽업트럭 공동개발을 위한 물밑 협상을 추진 중이다. 대상 모델은 중형 픽업으로 분류되는 포드 레인저와 폭스바겐 아마록이다. 각각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인기 높은 모델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마이클 바치 폭스바겐 그룹 오스트레일리아 총괄 디렉터의 인터뷰에서 밝혀졌다. 바치 총괄은 상용차 개발을 위해 폭스바겐과 포드가 조인트 벤처 결성을 검토 중이다. 이로 인한 최대의 수혜는 단연 비용 절감이다. 막대한 신차 개발 비용을 절반 정도 줄일 수 있는 것.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커진 관세 불안감 해소와 글로벌 물류망 운영 면에서도 장점을 지닌다.

폭스바겐 입장에서는 픽업트럭 시장의 강자인 포드의 기술 노하우를 획득할 수 있고, 포드는 유럽 시장에서의 부가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도 두 회사가 협력을 검토하는 이유다.

만약 두 회사가 협업을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2020년께 두 모델의 부분변경이 이뤄진 이후부터 본격적인 개발 업무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 결과물은 이르면 2023년께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현실성이 없다고 보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폭스바겐에게는 양사의 제휴가 큰 이득이 될 수 있지만, 정작 픽업트럭 개발 노하우가 풍부한 포드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앞서 픽업트럭 개발을 위해 손잡은 닛산과 메르세데스-벤츠는 각각 대중차 시장과 럭셔리카 시장으로 주 타겟층이 다를 뿐더러 북미에서의 후발주자로서 시장 개척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지만, 이미 픽업트럭 업계에서 독보적 지위를 지닌 포드가 경쟁사에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

포드가 올해 초 시장 확장을 위해 타 지역의 제조사와 제휴관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제3세계 시장을 위한 파트너로 인도의 마힌드라를 선정한 건 사실이지만, 유럽·호주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 중인 폭스바겐과 굳이 '적과의 동침'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게 비관론자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포드 입장에서 중형 픽업트럭은 개발 부담이 크지도 않고 수익성도 떨어지는 시장이다. 때문에 중형 픽업을 위한 협력보다는 그들의 장기인 풀사이즈 픽업 시장에 집중할 가능성이 더 높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는 이러한 제휴설에 대해 "닛산과 메르세데스-벤츠의 사례는 물론, 국가와 브랜드를 초월한 신차 개발 협력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제휴가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