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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도 '요소수 대란' 터진다? 국내 연구진이 '탈중국' 꿈꾸며 개발중인 전기차 신기술

▶전기차 10종 추가 GM, 전기 SUV EV9 공개한 기아....
▶치열한 경쟁 속, 엔진룸 속의 위험요소는 '전기 모터'
▶전기 모터에 쓰는 '희토류'를 중국이 쥐고 흔든다면?
▶[NO희토류] 모터 개발을 위한 국내 연구진들의 도전

-'차이나 리스크' 보여준 '요소수 사태'...전기차가 답이다?

여보세요 나야, 거기 잘 지내니...여보세요 왜 말 안하니...

최근 경유차 오너분들이 '요소수 사태'로 큰 불편과 혼란을 겪었습니다. 국내 요소수 최대 수급처인 중국이 국내외 문제로 요소 수출을 줄이자, 국내 소비자들이 경유차에 넣을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는 '요소수 대란'이 벌어졌던 겁니다. 다행히 세계 최대의 요소 생산국인 러시아, 카타르 등에서 요소를 추가 확보하는 '수입 다각화'로 어떻게든 문제가 진정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 일각에서는 '경유 내연기관차'의 종말이 가속화되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올해 10월 경유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넘게 폭락한 2만여 대에 불과했습니다. 차량 출고지연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요? 똑같은 출고지연을 겪은 휘발유 차량은 전년대비 15% 가량 감소하는 선에서 그쳤고, 친환경차는 판매량이 대폭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 40%, 전기차 170%가량 증가) 이번 요소수 대란으로 경유차 기피 풍조의 확산과 더불어, 경유차의 대안으로 친환경차가 주목받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요소수 사태의 장기 대책으로 내연기관 중심 체계를 전기차, 수소차로 전환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 전기차만이 살길이다? 글쎄...



그렇다면 요소수가 필요없는 '전기차'는 이번 요소수 사태와 같은 '차이나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걸까요? 정답은 '안심할 수 없다'입니다. 경유차처럼 매연 저감을 위한 '요소수'는 전기차에 필요없지만, 더 중요하고 더 근본적인 '필수 자원'을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전기차에 필수적인 '모터', 정확히 말하자면 그 모터에 들어가야 하는 '네오디뮴 자석'이 그 주인공입니다.

한줄요약 : 자력이 쎌수록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출처: 한양대학교 김종렬 교수 Ferrite 영구자석동향)

네오디뮴 자석은 희토류의 일종인 '네오디뮴'을 사용한 자석입니다. 우리가 흔히 과학실이나 사물주머니에서 보던 N극이 빨갛고 S극이 파란 '페라이트 자석' 보다 10배 이상 강력한 자석이죠.

왕년에 문방구 앞에서 미니카 좀 굴려보셨던 분이시라면, 혹은 전기차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모터' 안에 자석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 전기차 모터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 일반 영구자석 (페라이트 영구자석) 보다 10배이상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을 모터에 사용할 경우, '더 작은 크기'로도 충분한 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전기차 모터의 소형화와 경량화를 위한 필수적인 재료가 바로 네오디뮴 영구자석입니다.

 

저 희토류는 해로운 희토류다 (희토류가 환경오염을 시킨다는 뜻입니다) (출처: adobe stock)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대중국 수입비중이 88.0%에 달해 중국 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원료가 된다는 '네오디뮴'만 구해서 우리가 만들면 되지 않느냐? 네오디뮴 역시 역시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요소수' 때처럼 수입처 다각화를 통한 문제 해결 역시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언제까지고 네오디뮴 자석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리라는 보장 또한 없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가쿠 열도) 영토 분쟁이 일어나자 보복조치로 일본에 판매하던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며 '자원의 무기화'를 적극 실천하고 있는 국가기 때문이죠. 실제로 최근 미국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국산 네오디뮴 영구자석(NdFeB)에 대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상품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관세를 물리는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를 검토하면서 중국산 영구자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NO희토류 모터]


전기자동차 모터에는 필수적인 '네오디뮴 자석' (출처: 현대자동차)

극단적인 상황을 상정하자면, 중국이 모종의 이유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에 '네오디움 자석' 판매를 중단한다면 이번 요소수 사태와는 차원이 다른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요소수가 '유지관리' 차원의 문제였다면, 네오디뮴 자석의 경우에는 전기차 모터의 경량화와 출력 등 '성능 그 자체' 즉, 상품성 자체를 뒤흔드는 문제기 때문입니다.

울산대 홍순철 교수 연구팀 (출처: 울산대학교)

하지만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2019년 일본이 반도체 재료 수출을 규제하자 [NO재팬]근성으로 반도체 필수재료기술 자체개발에 성공한 민족 아닙니까? 지난 2010년대부터 학계에서 해당 문제에 대한 담론이 오갔고, 최근 들어 [NO희토류]모터의 기반이 될 [NO희토류]자석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울산대학교는 홍순철 물리학과 교수와 제자인 엇후 도르지 인천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철, 니켈, 질소화합물'을 활용한다면 희토류보다 싸면서도 효율이 높은 자석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혀냈습니다. 희토류가 아닌 '철'을 기반으로 니켈을 첨가한 한 영구자석 소재 개발방향을 이론적으로 제시하는데 성공한 홍 교수팀의 연구성과는 야금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악타 머티어리얼리아(Acta Materialia)에 게제돼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한국재료연구원 자성재료연구실 최철진 책임연구원 (왼쪽)

한국재료연구원 자성재료연구실 최철진 책임연구원은 2018년 세계 최초로 비희토류 영구자석 설계 및 제조기술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플라즈마를 이용해 재료를 증발시킨 뒤 냉각시켜 '나노분말'을 만들어 내면 본래 물질이 가지고 있는 자성이 크게 증폭시키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특히 이 나노분말을 압축해 특별한 공정과 가열을 거쳐 새로운 영구자석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최철진 박사팀은 해당 나노분말의 대량생산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이를 이용한 프로토타입 모터를 개발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홍 교수와 최 책임연구원은 교류를 이어가며 새로운 'NO 희토류 자석'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있습니다. 최철진 박사팀은 망간-비스무스 합금을 플라즈마를 사용해 고온으로 녹인 뒤, 새로운 원소를 첨가해 우수한 자기성을 띄는 '신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자석은 네오디뮴 자석에 비하면 자성이 약한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네오디뮴 자석은 240도에서 자성이 1/2로 떨어지지만, 최철진 연구팀의 '신물질'은 340도까지 자성 특징을 유지하는 강점이 있어 다른 사업분야에서의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철진 연구원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었는데요,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자 유입이 적은 편이고 연구비가 부족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 설욕에 성공했던 [NO재팬]...[NO희토류 모터]도 성공 위해선?

당연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지만 [NO희토류 모터] 개발에 착수하고 있는 건 국내 연구진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5월에는 독일의 파워트레인 및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말레(Mahle)'사가 근본적으로 자석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모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해당 방식은 쉽게 말해 영구자석을 사용하지 않고 '전자석 2개'로 회전력을 만드는 방식인데, 발열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레는 해당 문제점을 보완한 무자석 모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미국부터 독일, 한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가 중국의 '희토류 독점' 상태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은 동일해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개발 환경 속에서도 '차세대 NO희토류 모터' 개발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분투중인 국내 연구진에게 찬사를 보내며 한줄기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입니다.

차돌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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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k@encar.com

차에 대한 소식을 즐겁게 전해드리는 차똘박...아니 차돌박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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