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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는 올해, 현대는 2년 뒤에 만든다... 320km 주행 전기차

국내외 자동차 업계가 테슬라 쇼크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수십년 혹은 100년 넘게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온 베테랑들이 태어난 지 10년을 갓 넘긴 신생업체인 테슬라에게 자칫 전기차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죠.

이를 의식해서인지 최근 각 브랜드가 전기차 비전을 서둘러 내놓고 있네요. 오는 6월 아이오닉 전기차를 정식으로 출시하는 현대차도 예외는 아니어서 2018년까지 한번 충전으로 320km를 달릴 수 있는 새로운 전기차를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월부터 판매되는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 항속거리가 180km 수준이다

내심 '현대차 기술이 테슬라보다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모양인데 살짝 걱정이 앞섭니다. 아우디를 비롯한 글로벌 메이커들은 2018년에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가 계획대로 320km 주행 전기차를 2년 뒤 내놓아도 전기차의 리더가 되기 힘들다는 소리죠.

올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판매될 쉐보레 볼트(Bolt). 한번 충전으로 최대 320km를 달린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현대차가 2018년에나 내놓을 전기차와 비슷한 성능의 모델을 쉐보레는 올 하반기에 미국에서 양산할 예정이라는 사실입니다. 바로 볼트(Bolt)인데요. 배터리와 가솔린을 함께 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개념의 볼트(Volt)와 달리 순수 전기차입니다. 아베오 해치백과 비슷한 크기에 0-100km/h 가속시간 7초이고 한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200마일(약 320km)이나 됩니다. 값도 보조금을 받으면 미국에서 2천만원 후반대에 구입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올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판매될 쉐보레 볼트(Bolt)

2년 뒤에 만들 차를 곧 시장에서 만나게 되는 상황이 현대에게 좋을 리 없겠죠?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남보다 좋은 물건을 빨리 내놓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남보다 뛰어나지도 않은 차를 더 늦게 만들면 승산이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현대차가 그동안 고수해온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이번에도 버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박영문

박영문 기자

spyms@encarmagazine.com

부품의 기술적인 결합체가 아닌, 자동차가 지닌 가치의 본질을 탐미하는 감성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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