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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이야기 2/3편] 디젤 엔진은 왜 연비가 좋은 걸까?

<디젤 이야기 1편, 디젤 엔진은 스스로 불을 지핀다>에서 "디젤은 압축비가 높다"고 말했었는데요. 이번 편은 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에 가깝습니다. 엔딩을 먼저 보여드리자면 이런 겁니다. 디젤 엔진이 연비가 좋은 이유 = 높은 압축비. 쉽죠? 저만 그런 건가요?


디젤 엔진은 왜 연비가 좋은가
디젤차 타는 분들은 대개 “연비 좋아서 탄다”고 말합니다. 기름값을 확 줄여주니까 가솔린 차보다 시끄러운 것쯤은 용서할 수 있다지요. 그렇다면 디젤 엔진은 왜 연비가 좋은 것일까요? 그 답은 1편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다시 짚어 보죠.

디젤 엔진은 공기를 압축시켜 ‘폭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결국 연료가 쉽게 타게 하기 위함에 목적이 있습니다. 그 압축을 위해 디젤 엔진의 피스톤은 실린더의 꼭대기까지 바짝 올라가게 됩니다. 실질적으로는 피스톤의 윗면이 실린더의 윗면과 밀착할 때까지. 이건 결국 ‘압축비가 높다’는 소리입니다. 피스톤이 제일 아래로 내려갔다가 제일 위까지 올라가는 점이 가솔린 엔진보다 멀다고 풀어 말할 수 있죠.

이걸 주사기로 대입하면 가솔린은 끝까지 밀지 않는 주사기인 거고 디젤 엔진은 주사기 끝까지 꾹꾹 미는 겁니다. 이렇게 압축비를 높이는 건 열 효율을 높이는 기본입니다. ‘열 효율이 높다=연비가 좋다’는 건 당연한 소리. 그렇기 때문에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연비가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보태어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 대비 ‘희박연소’합니다. 산소와 연료가 만나 폭발한다는 기본 원리 하에서 연료가 희박하게(적게) 든다는 소리죠. 가령 대개의 가솔린 엔진은 실린더 안으로 들어가는 공기에 연료 방울을 섞어서 넣습니다. 파워는 스로틀 밸브라는 장치를 통해 혼합기(연료+산소)의 양을 조절합니다. 결국 ‘연료량과 산소량이 비례’하는 것.

하지만 디젤 엔진은 실린더 내의 공기량이 정해져 있고, 그 공기의 양은 충분합니다. 대체로 액셀 페달을 살짝 밟을 때 가솔린보다 공기량이 3~5배나 많죠. 이 때문에 공기량 대비 연료량을 적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디젤 엔진이 저회전에서 가솔린보다 파워가 좋고, 결국 열 효율도 높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 이유는 ‘터보’입니다. 현존하는 양산차용 디젤 엔진의 99%는 터보 엔진이죠. 터보를 달면 자연흡기 엔진보다 작은 배기량으로 큰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즉 같은 출력의 자연흡기 엔진보다 기름을 적게 먹는다는 소리. 요즘은 이걸 ‘다운사이징’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디젤 엔진을 두고도 “다운사이징 됐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왜 디젤 엔진의 99%는 터보를 달고 있을까요? 3편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고 돌아오겠습니다.

 

정상현

정상현 편집장

jsh@encarmagazine.com

미치광이 카마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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