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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해지는 배기가스 규제, 디젤차 사도 되는 걸까?

배출가스 측정 기준이 다시 한 번 까다로워진다. 2019년 9월 이후 나오는 모든 신차는 ‘유로 6D TEMP’를 따라야 한다. 지난해 유로 6C 도입 이후 1년만이다. 정부는 디젤 자동차 규제 강화로써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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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유로 6’로 일컬어지는 유럽 배출가스 측정 기준은 그 안에서 다시금 여러 종류로 나뉜다. 현재 우리나라는 유로 6C를 기준으로 한다. 국제 표준 배출가스 시험 방식(WLTP)를 기준으로 질소산화물(NOx) 허용치는 km당 80mg 이하로 맞춰야 한다.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판매할 수 없다. 다만 유로 6C는 몇 가지 허점이 있었다. 대표적인 문제는 실험실 안에서 측정한다는 것. 따라서 실제 운행 중 배출되는 오염 물질의 양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게 유로 6D다. 유로 6D는 실제 도로 주행 때 배출가스를 측정한다.실험실에서 잴 때보다 당연히 더 현실적이다. 질소산화물 허용치는 1km당 120mg 이하다. 여기서 숫자만 놓고 보면 ‘오히려 완화된 것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주행 환경에서는 실험실에서보다 많은 배출가스가 나오는 게 필연적이다. 교통 흐름에 따른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유로 6D가 오히려 유로 6C보다 두 배 가까이 까다로운 조건이란다.

유로 6D TEMP는 Temporary(임시)라는 뜻을 담았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유로 6D를 시행하기에 앞서 '보류'를 요청했다.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개선하려면 큰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유럽연합위원회는 요청을 거부했다. 대신 한시적으로 규제를 낮춘 유로 6D TEMP를 제시했다. 이는 km당 168mg 이하의 질소산화물까지 허용하는 것. 단 측정은 실험실이 아닌 실제 도로에서 치뤄진다는 조건이 따라 붙었다.

 

디젤 자동차, 지금 사도 괜찮을까?

현재 판매중인 디젤 승용차들은 대부분 유로 6C 기준을 따른다. 요소수 방식, 즉 선택적 환원 촉매 장치(SCR)를 단 현대 싼타페 TM과 기아 더 뉴 쏘렌토가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유로 6D TEMP가 도입되는 9월부터 단종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새로운 배출가스 규제가 시행되더라도 판매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유로 6C 도입 당시 일부 디젤차에 대해 유예기간을 적용했던 사례가 있었다. 따라서 새로 산 차가 갑자기 단종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키지 않는다면 유로 6D TEMP 기준을 충족시킨 모델을 고르는 것도 좋다. 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은 2019년형부터 SCR로써 오염물질을 줄였다. 신형 투싼과 스포티지는 개발 단계부터 유로 6D 기준에 맞춰 만들어진 스마트스트림 1.6D(U3) 엔진을 얹었다. 이들은 규제로부터 좀 더 자유롭다.

 

앞으로의 디젤 자동차는

디젤게이트 사태 이후 디젤 자동차의 인기가 주춤하다.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이처럼 규제가 늘어나니 선뜻 디젤차를 구매하기 망설여진다. 하지만 미래에는 어떤 엔진이 대세가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잘 알려져 있듯 디젤 엔진의 열효율은 가솔린 엔진보다 높다. 같은 양의 기름을 쓰고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규제 강화 덕분에 오염물질도 획기적으로 줄여가는 것도 사실이다.

디젤 엔진의 최대 걸림돌은 가격이다.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서는 개발비가 많이 든다. 이에 따라 자동차 가격도 오른다. 예컨대 SCR 달린 2019 G4 렉스턴은 트림별로 90만~170만 원씩 올랐다. 아예 개발을 포기하는 차종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그랜저와 쏘나타 디젤 모델은 제조원가 상승을 이유로 단종됐다. 가솔린 모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