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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 자율주행 레벨2.5, 어떤 기준일까?

신형 코란도 출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2011년 코란도C 이후 첫 변화로서 쌍용의 기대가 큰 눈치입니다. 대중의 반응도 나쁘진 않습니다. 오랜만의 코란도 풀체인지 소식이니까요. 쌍용차는 이런 호기심에 화답하듯 실내·외 티저 이미지를 슬그머니 공개했습니다. 최근에는 반자율주행 기술이 포함된 ‘팁컨트롤(Deep Control)’ 제어 기술도 내세웠지요. 그리곤 이렇게 알렸습니다.

'다양한 첨단운전자보조(ADAS) 기술의 조합으로 상용화 최고 수준인 LV2.5 자율주행 달성'


짧은 문구지만 굉장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과연 어떤 기술들을 근거로 삼은 걸까요? 지금부터 차세대 코란도에 실릴 반자율주행 기술을 자세히 알아보고, 자율주행 레벨은 어떻게 구분하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신형 코란도에 탑재한 ‘팁컨트롤’ 제어기술의 핵심은 IACC(지능형 주행제어)입니다. IACC는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에서 모두 앞 차를 추종 및 유지하며, 차선을 인식해 중심을 유지합니다. ‘대부분의 도로’와 ‘전후좌우’가 핵심 키워드이죠. 그런데 이 기술들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 기술들일까요?

일단 도로를 가리지 않고 앞 차를 추종하며 차선을 유지하는 기술은 이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서도 선보였습니다. 신형 어코드에 탑재된 혼다 센싱 역시 저속 추종 장치를 소개했죠. 하지만 보통 30초 전후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냅니다. 운전대를 잡으라고. 고속도로로 한정되긴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HDA는 종횡 방향 모두를 제어해 K9의 경우 5분 넘게 스스로 달릴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 G90에는 LFA가 탑재돼 0→시속 150km까지 차로유지 기능을 구현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쌍용차의 이번 설명은 크게 새로울 게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 레벨2와 레벨3을 분류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대표적으로 손꼽을 수 있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자율 주행의 모든 단계를 보는 것이 목적이 아니므로 '레벨2'와 '레벨3'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자동차공학회는 이 두 단계의 차이를 확연히 나누고 있습니다. 지원(support)과 자동화(automated)로요. 컬러의 차이만 봐도 둘 사이의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드라이빙의 주체. 자율주행 기능이 활성화되어도 레벨2에서는 드라이빙의 주체를 여전히 운전자로 보고 있습니다. 아래 도표도 함께 보시죠.

위에서처럼 두 레벨 차이를 '지원(assisted)'과 '자동화(automated'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부분적 운전 자동화'와 '조건적 운전 자동화'로 각각 설명하고 있습니다. 언뜻 비슷하게 여기실지 모르지만, 드라이빙의 기능적 측면과 도로의 환경적 측면으로 구별됩니다. '레벨3'에서는 고속도로와 같은 특정 조건에서는 별도의 경고 없이 자율 주행이 유지됩니다. 운전자는 예측하기 힘든 비상 상황에서만 경고를 받아 조치합니다. 추가로 정차와 출발이 이어지는 '트래픽 잼 파일럿' 기능도 필수입니다. 그럼 다시 '신형 코란도'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쌍용차는 딥컨트롤이 적용된 코란도를 통해 상용화 최고 수준인
Level 2.5 자율주행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쌍용의 홍보 자료를 유심히 보면 평가의 주체는 '쌍용차' 스스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자율주행 레벨2.5'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는 실정. 해외에서도 '자율주행 레벨 2.5'라는 표현은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북도 치고 장구도 치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국산 동급으로 여기는 투싼이나 스포티지에는 아직까지 일반도로에서 차로 유지를 돕는 'LFA'가 탑재되지 않았습니다. 추가로 완전한 정차와 출발이 가능한 '트래픽 잼 파일럿'까지 코란도에 실린다면 '레벨 2.5'라는 표현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사실 명확한 기준이 없으니 '그쯤으로 인정'하고 박수를 보내면 됩니다.

이제는 검증의 과제가 남았습니다. 3월, 코란도의 공식 론칭 이후에는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문제죠. 아직 IACC의 작동범위나 조건 등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트래픽 잼 파일럿'의 탑재도 추측만 난무한 상태.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쌍용차는 국토부에 '레벨3'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를 받는 등 이 분야에 적극적인 편입니다. 2021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죠. 신형 코란도는 중간 과정의 기술들이 반영될 수 있는 모델로 기대가 됩니다. 그 결과는 3월에 다시 한 번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고석연

고석연 기자

nicego@encarmagazine.com

공감 콘텐츠를 지향하는 열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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