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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판매 1위 그랜저, 10년 전 형편은 어땠을까?

현대 그랜저는 잘 팔린다. 코드명 IG의 6세대는 출시 4년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인기가 뜨겁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만77대를 팔아 내수 판매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포터보다 1,000대 이상 많이 나갔다. 준대형 세단이 가장 잘 팔린다는 건 특이한 일이다. 그랜저가 ‘부의 상징’으로 통했던 과거를 떠올리면 결과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의아한 건 그랜저 뿐만이 아니다. 최근 국산차는 덩치를 키우는 데에 맛 들렸다. 그래야 잘 팔리기 때문이다. 2019년 1월 내수 판매량을 살펴보면 싼타페(7,001대), 팰리세이드(5,903대), 카니발(5,678대)이 포터의 뒤를 이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어두운 경제 전망과 대조적이다. 우리나라는 원래부터 덩치 큰 차들이 잘 팔렸을까? 대조군으로 10년 전 자동차 판매량을 살펴보자.

10년 전, 그러니까 2009년 1월 내수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NF 쏘나타 트랜스폼이었다(6,613대). 진짜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쏘나타가 대세였다. 이후에도 YF 쏘나타의 연이은 성공으로 1위를 지켰다. 그 아래에는 아반떼(6,517대), 모닝(6,490대), SM5(4,450대)가 자리잡았다. 반면 그랜저는 6위를 기록했었다. 수치만 놓고 살펴보면 지금과 2.5배 넘게 차이난다(3,968대).

포르테(7위), 라세티(8위), 로체(10위)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현재 이런 준중형~중형차들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요약하면 10년 전에는 준중형, 중형 세단이 주류였다는 얘기다. 값도 1,000만~2,000만 원에 머물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물론 한 달치 내수 판매량으로 비교하기에는 구멍이 있다. 신차 출시 효과나 프로모션 등의 영향을 받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큼지막한 3,000만~4,000만 원짜리 차가 ‘대세’가 됐다는 게 팩트다. 불황 속 식을 줄 모르는 그랜저의 인기. 앞으로도 계속될 건지, 아니면 다시 반전이 찾아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