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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브레이크(shooting brake)가 뭔가요?

오늘은 '마음만은로드스터' 님께서 질문해주신
슈팅브레이크에 대해서 이야기 해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슈팅브레이크는
스타일리시하고 강력한 왜건을 뜻합니다.

왜건은 왜건인데

"고급+스타일+파워"

이 셋을 갖춘 모델에 주는 일종의 작위입니다.
일반적인 왜건과 차별화하고 싶은
마케팅 전략에서 나왔다고 볼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뜻을 갖게 되었을까요?
슈팅브레이크는 슈팅(Shooting)과
브레이크(Break 혹은 Brake)를 조합한 단어입니다.
고로 이 단어들의 의미 변천사를 살피면 이해가 빠르겠죠.

자동차 형태나 분류를 이야기할 때 나오는
단어 중 대부분은 마차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슈팅브레이크도 영국 부유층이 사용하던
사냥용 마차에서 유래했습니다.

슈팅(Shooting)은 말 그대로 사냥을 뜻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19세기에 사냥은
부유층만 누릴 수 있는 취미였습니다.

들에서 참새나 잡으려면 모를까
돈 없으면 사냥 못 해요~

본격적으로 사냥을 즐기려면
마차가 필요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튼튼한 마차요.

사냥을 혼자 가진 않을 테니 사람도 타야하고
사냥개도 함께~
사냥을 위한 커다란 총도 무게가 만만치 않죠?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아주 많아요.
혹시나 대박을 맞아 덩치 큰 엘크라도 잡는 날이면
마차가 넘칠 지경이었겠죠.

이런 이유로 사냥꾼들은 사냥을 나갈 때
바퀴 넷 달린 특수한 마차를 이용했습니다.
이것을 브레이크(Break)라 불렀죠.
원래는 야생마를 길들일 때 쓰던 프레임만 있는
마차의 일부분인데 '변강쇠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튼튼합니다.

"사냥을 뜻하는 슈팅
+
튼튼하고 고급스런 마차를
뜻하는 브레이크"


운송수단이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뀌면서
슈팅브레이크도 자연스레 특수한 자동차를
일컫는 이름으로 바뀌었죠.

롤스로이스 실버 고스트 슈팅브레이크,
1910

하지만 기본적인 의미엔 변함이 없어요.
사냥에 필요한 장비와 사냥감을 실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
무거운 짐을 실어야 하니깐 튼튼하고 강력한 것이 둘째!
그리고 부자들이 타야 하니
속된 말로 '부티'가 좌르르~ 흘러야죠.

전통적인 왜건은 짐만 많이 실으면 장땡!
한데 슈팅 브레이크는 그건 기본이고 폼도 나고 힘도 세!
뭐 이런 식이죠.

해서 '슈팅브레이크'라 부르는 것들은
하나같이 고출력에 스타일시 합니다.
현대 i40, 이거 슈팅브레이크 아닙니다.
그냥 왜건이죠. ^^

현대적인 개념의 슈팅브레이크가
본격적으로 자동차 오너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1960년대입니다.
이름난 코치빌더들이 애스턴마틴
DB 시리즈를 슈팅브레이크로 개조해 판매했죠.

코치빌더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만든 프레임에
자신들만의 보디를 얹어 팔았어요.
이는 마차의 제작 방식하고도 비슷합니다.

Aston Martin DB6 Shooting-brake,
1967

해럴드 래드포드라는 코치빌더의 작품들이 유명하죠.
이후 볼보에서도 1970년대 1800ES란 모델을
슈팅브레이크로 소개했어요.


VOLVO 1800ES

과거에는 3도어 형태인 것만 슈팅브레이크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스타일리시하고 강력하면 3도어와
5도어를 가리지 않아요.


BENZ CLS Shooting Brake

자동차 메이커 중 본격적으로 슈팅브레이크를
전도한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입니다.
벤츠는 2012년 CLS 슈팅브레이크를 출시했죠.
벤츠의 고급스러움과 강력함,
그리고 왜건의 실용성을 강조하면서요.


Ferrari FF

그보다 조금 일찍 페라리도 FF 슈팅브레이크를
선보였습니다만 아무래도 소량생산 메이커이다 보니
대중에게 큰 반향을 주진 못했습니다.

박영문

박영문 기자

spyms@encarmagazine.com

부품의 기술적인 결합체가 아닌, 자동차가 지닌 가치의 본질을 탐미하는 감성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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