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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잘 통하지 않는 자동차 관련 콩글리시들


첫 해외 출장의 기회를 잡은 김대리. 하지만 기쁨도 잠시. 비행기에서 내려 렌터카를 맞이하면서 불운의 기운이 스멀스멀 싹텄다. 비탈길에서 주차 브레이크를 느슨하게 당기고 내린 것이 원인이 되어 접촉사고를 일으킨 것. 주차된 차의 오너에게 ‘당신의 백(?) 미러를 내가 부쉈으니 변상하겠다’는 의도로 전화를 걸었는데 도통 알아듣지 못한다. 이유는 김대리가 쓰는 자동차 용어가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최근 해외에서 차를 빌려 운행하는 경우가 늘면서 김대리와 비슷한 경험을 한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낯선데 차까지 말썽을 피우면 여행을 망치기 십상이다. 이런 낭패를 겪지 않으려면 올바른 용어를 아는 것이 순서다.

핸들(Handle) ->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


운전 경력이 많은 베테랑도 흔히 쓰는 잘못된 영어입니다. 핸들은 단순히 손잡이를 말하죠. 때문에 자동차에서 핸들이라고 말하면 도어 핸들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이라고 부릅니다.

파워 핸들(Power Handle) -> 파워 스티어링(Power Steering)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파워만 붙었지요. ‘파워 스티어링 휠(Power Steering Wheel)’이라고 말하는 게 정확한데 줄여서 ‘파워 스티어링’이라고 해도 뜻은 통합니다.

사이드 브레이크(Side Brake) -> 파킹 브레이크(Parking Brake)


일본을 통해서 국내에 널리 퍼진 대표적인 표현입니다. 운전석 ‘옆(Side)에 있는 브레이크’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인데 영어권에서는 주차할 때 쓴다는 의미로 파킹 브레이크(Parking Brake)로 불립니다. 종종, 메인 브레이크가 고장 나는 위급한 상황에서 쓴다고 하여 이머전시 브레이크(Emergency Brake)라고 말하기도 하고 영국 쪽에선 손으로 조작하는 경우가 많아 핸드 브레이크(Hand Brake)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요.

룸미러(Room Mirror) -> 리어 뷰 미러(Rear View Mirror)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죠. 심지어 자동차 메이커들의 브로슈어에서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이패스 겸용 룸미러’란 소리 많이 들어보셨죠. 하지만, 영어권에서는 ‘리어 뷰 미러’라 부릅니다. 운전자가 뒤를 볼 때 쓰는 거울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에요. 구글에서 룸미러라고 치면 실내의 큰 거울이 주르륵 나옵니다. 개중에 있는 리어 뷰 미러 사진은 대부분 국내 웹사이트 정보입니다.

백미러(Back Mirror) -> 윙 미러(Wing Mirrors)


남친이 종종 주차할 때 ‘백미러 접어’라고 말하곤 하죠. 콩글리시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영어권에서는 ‘백미러’라는 말은 거의 쓰지 않아요. 그것보다는 ‘윙 미러(Wing Mirrors)’란 말을 쓰거나 뒤를 본다는 의미에서 위에 설명한 ‘리어 뷰 미러’란 단어를 즐겨 사용합니다. '사이드 뷰 미러'( Side View Mirrors)란 단어도 쓰이고요.

프런트 윈도(Front Window) -> 윈드 실드(Windshield)

많은 운전자들이 앞 유리를 말할 때 프런트 윈도란 용어를 쓰고 있는데요. 영어권에서는 윈드 실드(Windshield)란 단어를 씁니다. 말 그대로 바람을 막는다는 의미죠. 영국에선 윈드스크린(Windscreen)으로 많이 부릅니다. 참고로 프런트 윈도는 운전석과 조수석 쪽 유리를 말합니다.

악셀(Accel) ->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


급가속을 한다고 할 때 흔히 ‘풀 악셀’이란 용어를 쓰는데요. 잘못된 영어입니다. ‘가속장치’를 뜻하는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를 줄여서 쓴 단어인데 영어권에선 줄여서 쓰지 않습니다. 피겨 스케이팅의 트리플 악셀(Axel)의 악셀로 오인할 수 있습니다. 뒤에 페달을 붙여서 의미를 조금 더 정확히 하는 경우가 많고 미국에선 가스(Gas) 혹은 가스 페달(Gas Pedal)이라고 말합니다.

펑크(Punk) -> 플랫 타이어(Flat tire)


타이어에 구멍이 났을 경우 흔히 ‘펑크가 났다’라고 말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정확히는 바람이 빠졌다는 의미로 ‘플랫 타이어(Flat Tire)’라고 말합니다. '타이어가 펑크가 났어'라고 말하고 싶을 땐 ‘I had a flat tire.’라고 말해보세요.

박영문

박영문 기자

spyms@encarmagazine.com

부품의 기술적인 결합체가 아닌, 자동차가 지닌 가치의 본질을 탐미하는 감성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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