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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Why] 왜 기능이 더 우수한 펜더 미러가 사라졌을까요?

자동차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해결하는 코너입니다. '뭘 이런 걸 다'하고 여길 만한 궁금증까지 최선을 다해 풀어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인천에서 오명식(가명) 씨가 보내주신 궁금증입니다.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다가 보닛 앞의 미러(펜더 미러)에 눈길이 갔더랍니다. 당시 차들은 대부분 보닛에 거울을 붙였는데 왜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지 궁금도 하고요.

영화에서 주인공만큼이나 주목받은 녹색의 택시(송강호의 차)는 기아 브리샤(Brisa)라는 모델입니다. 마쓰다의 소형차 '파밀리아(Familia)'를 가져와 만들었죠. 1974년 10월 출시되어 이듬해부터 월 1,000대가량 팔리며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기아 브리샤와 현대 포니(유해진의 차) 모두 펜더 미러를 달았습니다. 당시에 도로를 달리던 자동차 중 상당수가 비슷한 형태였죠.

현재도 일본 택시와 일부 슈퍼카들의 경우 펜더 미러를 장착하고 운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장점을 요약하면 사각이 적고 좁은 길 주행에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보통 펜더 미러는 보디에서 바깥으로 거의 튀어나오지 않습니다. 현재 주로 쓰이는 사이드미러도 도로가 넓거나 차들이 많지 않다면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지만, 일본처럼 도로가 좁고 차들이 많은 곳에선 그 차이가 제법 크게 느껴진다고 하네요.

두 번째, 펜더 미러는 사이드미러와 비교하면 사각이 거의 없습니다. 이는 택시 기사들에게 아주 유용한데, 손님이 안전하게 내렸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세 번째 장점은 고개를 옆으로 많이 돌리지 않아도 됩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운전자가 좌우로 시선을 많이 돌릴수록 집중력이 떨어지죠. 부수적으로 옆에 탄 사람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일도 줄어듭니다.

그렇다면 이런 장점이 많은 펜더 미러는 왜 점차 사라졌을까요? 큰 이유는 안전입니다. 최근의 안전 규제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까지 책임지도록 하고 있죠.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선 되도록 자동차 앞 부근의 뾰족한 것들을 없애야 합니다. 안전을 위해 범퍼의 각도까지 세심히 살피는 요즘 기준으로 위로 툭 솟은 펜더 미러는 용납하기 어렵겠죠.

또 다른 이유는 디자인입니다. 미끈하게 뻗은 보닛에 곤충의 더듬이처럼 붙인 펜더 미러는 미관상 별로입니다.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못생기면 시장에서 반기질 않는 게 이치죠. 시장이 원하지 않는 걸 자동차 회사들이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펜더 미러가 운전자로부터 너무 멀리 있습니다. 보통 펜더 미러는 저항을 줄이기 위해 사이즈를 작게 만듭니다. 동시에 넓은 면적을 살피기 위해 볼록 거울 형태가 많죠. 이 때문에 눈이 침침한 드라이버나 비가 내릴 때에는 시야가 급격히 나빠집니다.

위에 열거한 장단점 이외에도 몇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가 있는데, 아주 작은 부분이기 때문에 별도로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혹시, 미흡한 부분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엔카매거진 대표 메일(media@encarmagazine)로 보내주세요.

박영문

박영문 기자

spyms@encarmagazine.com

부품의 기술적인 결합체가 아닌, 자동차가 지닌 가치의 본질을 탐미하는 감성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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