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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새 술은 새 부대에? 전기차 전용 브랜드 잇따라 등장

최근 자동차 업계의 동향을 살펴보면 전기차가 새로운 흐름으로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차세대 전기차를 발표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경쟁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아직까지는 전기차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가 분리되어 있고, 전기차 분야에서는 대표 브랜드로 테슬라가 자리잡은 상황에서 전기차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신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몇몇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아예 새로운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런칭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포스트 테슬라를 표방한 신생 전기차 업체가 등장하면서 자동차 시장에는 점점 “전기차 전용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볼보 “폴스타”

볼보는 다가오는 2019년부터 신차는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자동차만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습니다. 볼보는 이러한 전기차로 모드 전환 계획의 일환으로서 본인들의 고성능 브랜드였던 폴스타를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독립시켰습니다. 볼보의 모그룹(?)인 지리자동차는 폴스타에 7억 5500만 달러를 투자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폴스타는 기존의 고성능 이미지를 이어받은 전기차 브랜드로서 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 우선 PHEV인 폴스타1을 공개했습니다. 폴스타1은 PHEV이지만 전기 모터만으로 150km를 주행할 수 있어 사실상 전기차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폴스타는 수년 안에 100% 전기차 모델인 폴스타2를 출시해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나갈 계획입니다.

닛산 인피니티

볼보가 폴스타를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전환한 것과 유사하게 닛산 역시 지난 1월 자신들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를 전기차 전용 브랜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닛산은 2021년부터 출시되는 인피니티의 모든 신차는 전기차 혹은 하이브리드 차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EQ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EQ를 2016년 파리모터쇼에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EQ는 Electric Intelligence의 약자로 메르세데스-벤츠는 2022년까지 10종류의 EQ 브랜드의 모델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2018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는 EQ를 기반으로 하는 디젤 PHEV를 공개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Q 브랜드를 단순히 전기차 브랜드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따르는 다양한 활동들에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링크앤코

볼보를 소유한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볼보와 합작으로 만든 중국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입니다. 링크앤코는 본사가 스웨덴에 위치하고 볼보의 플랫폼을 활용해 차량을 개발하는 등 볼보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졌음을 강조하고 있으며, 커넥티드 시스템을 본인들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링크앤코는 중국 태생의 브랜드이지만 동시에 미국과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브랜드로서 수년 안에 미국과 유럽 시장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고 판매망 구축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실제로 링크앤코는 지난 연말 베를린에서 브랜드 런칭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링크앤코는 지난 2017년 11월 SUV 01을 정식 출시하면서 자동차 시장에 정식 데뷔했으며 향후 SUV 쿠페인 02, 세단인 04, 소형 해치백인 04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니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는 중국 IT 업계의 거물인 텐센트와 바이두 그리고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탈 투자사인 '세쿼이아 캐피탈'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전기차 개발과 충전망 공급에 힘쓰고 있습니다.

니오는 중국에서 테슬라의 유력한 경쟁자로 꼽히고 있으며, 테슬라 대비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니오가 작년 공개한 전기차 SUV ES8은 7천 만원 대에서부터 구매가 가능하면서도 인공지능시스템을 비롯 각종 ADAS 장비들이 갖춰져 있어 주목받았습니다.

니오는 올해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니오가 20억 달러 자금 조달에 성공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 시대의 패권은 누구에게?

어쩌면 지금의 자동차 시장은 2009년을 전후해 아이폰3g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을 때의 휴대폰 시장과 비슷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폰이 최초의 스마트폰은 아니었지만 스마트폰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고, 이에 대적하기 위해 기존의 휴대폰 업체들은 과감히 자신들의 원래 브랜드를 포기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마치 삼성이 애니콜 브랜드를 포기하고 신규로 갤럭시 브랜드를 런칭했듯이 말이죠.

지금도 테슬라라는 강력한 시장의 리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판도를 뒤집기 위해서는 아예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의 테슬라는 2000년대 후반의 애플과 다르게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의외로 시장의 판도와 소비자의 인식은 지금의 상황에서 또 다른 방향으로 급격하게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과연 코 앞으로 다가온 전기차 시대에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브랜드는 어떤 브랜드가 될까요? 기존의 자동차 브랜드일지, 아니면 그들이 런칭한 전기차 전용 브랜드일지, 아니면 아예 새롭게 탄생한 브랜드일지 시장의 향방이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