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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전기차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에 등록된 누적 전기차 대수는 2017년 2만 대를 넘어섰습니다. 2011년 보급이 시작된 이래 5년 만인 2016년에서야 1만 대를 넘어섰는데 다시 1년 만에 2만 대를 넘어선 것입니다.

누적 보급 대수의 가파른 증가세에서 알 수 있듯이 전기차는 어느새 우리 생활에 빠르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기차 보급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보급 초기인 2014년쯤에 전기차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조용하면서도, 치고나가는 맛이 있어 운전의 재미가 있는 전기차가 매력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짧은 주행 가능 거리에 아쉬움을 표하며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최소 300km는 되어야 구매를 고려할 것 같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년이 지난 지금 전기차는 빠르게 발전해 고급차종부터 대중적인 차종까지 다양한 차종들이 1회 충전 주행 거리 300km를 돌파했습니다.

지난 몇 년 간의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의 발전 속도를 살펴보면 이러한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차종들은 환경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차량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인증 수치입니다.
**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와 자동차와의 연비와 비슷한 개념인 배터리 효율은 다른 개념입니다. 전기차 초기 시장 형성에서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훨씬 더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발전 속도를 비교했습니다.

2014년-2015년 1위 - 쏘울 EV (148km)

2014년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시작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4년 제주도에서는 제 1회 국제 전기자동차 엑스포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으며, 기존의 레이 EV, SM3 Z.E, 스파크 EV에 이어 기아 쏘울, 닛산 리프, BMW i3 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전기차 시장의 판이 커지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이 당시 1위인 기아 쏘울EV 조차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48km로 비교적 짧아 제주도가 아닌 내륙에서의 사용성은 다소 떨어졌습니다. 반면 섬이라 생활 반경이 제한되어 있는 제주도에서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00km이상인 쏘울EV와 SM3 Z.E, BMW i3 등이 주목받으며 전기차 시대의 여명을 알렸습니다.

2016년 1위 - 아이오닉EV (191km)

2016년에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경쟁차에 비해 압도적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등장하면서 확고한 국내 전기차 시장의 1위로 자리잡았습니다. 기존의 전기차들이 세대 교체를 하지 못해 몇 년째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머물러있던 데 반해 새롭게 등장한 아이오닉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91km에 이르면서 경쟁자들을 손쉽게 제압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현대차에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부진은 뼈 아팠지만,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활약 덕분에 그 아픔을 어느정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아이오닉은 국내 판매 차종 중 유일하게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전기차 모델이 더 많이 팔리는 차종이었습니다.

2017년 1위 - 볼트EV (383km)

2017년에는 커다란 배터리 용량 덕분에 1회 충전주행거리가 무려 383km인 볼트 EV가 등장했습니다. 국내자동차 시장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300km를 전기차 대중화를 일으킬 수 있는 필요 조건으로 봤었는데 이를 넘어서는 볼트EV가 등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볼트 EV는 판매 물량이 제한된 탓에 폭발적인 판매량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으며, 물량이 충분한 아이오닉이 2017년에도 판매량 1위를 유지했습니다.

아울러 테슬라 모델 S도 2017년 하반기부터 마침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보조금을 지원받아도 1억이 넘는 높은 가격 때문에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기에는 판매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2018년 – 모델S 100D(424km)

2018년은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델 S의 배터리 용량 증가 버전인 100D의 출시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20km 이상인 차량을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모델 S에 비해 훨씬 대중적인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도 400km를 넘는 1회 충전거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아에서는 코나 일렉트릭에 대적하는 니로 EV를 공개했습니다..

아이오닉, 쏘울, SM3 Z.E, i3 등 기존에 시판되던 모델들도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린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또한 중국의 전기차인 즈더우 D2가 판매가 중단된 스파크 EV의 빈자리를 채우고, 대창모터스의 다니고가 르노 트위지와 경쟁을 이루는 등 저가형 전기차 시장도 매우 풍부해졌습니다.

전기차 시대의 봄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16년부터 매년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8년의 국내 전기차 시장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대폭 개선된 다양한 전기차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테슬라를 위시한 프리미엄차, 코나가 이끄는 일반차, 트위지가 이끄는 저가형 전기차 시장으로 세분화되며 본격적으로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올해 출시된 코나 일렉트릭의 경우 올해 목표 생산 대수인 1만 2천대가 이미 계약이 완료된 상황입니다. 불과 2년 전인 2016년까지 누적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1만 대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놀라운 수치입니다.

이는 역시 최근 몇 년간 시판되는 전기차들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크게 늘은 덕분입니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00km를 넘어 400km에 진입한만큼 전기차는 이제 충분히 대중화가 가능한 사용성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열림에 따라 앞으로는 1회 충전 주행거리 외에도 배터리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 등 상품성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