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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북미판 자동차 카탈로그에는 왜 번호판이 없을까?

혹시 미국과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카탈로그에는 번호판이 달려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국내 카탈로그에는 네임 플레이트나 가상 번호판이 달려있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북미판 카탈로그에는 아래 사진 처럼 아예 번호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때문에 같은 차량이더라도 북미판 카탈로그에서 보이는 이미지는 느낌이 달라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적으로 국내와 미국에서 활발히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미국 홈페이지와 국내 홈페이지를 비교해보면 국내 홈페이지와 달리 미국에서는 모든 차량에 따로 네임 플레이트나 번호판이 없는 차량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번호판과 관련된 제도, 문화의 차이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유1] 주마다 다른 번호판

미국과 캐나다는 주마다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 특성 상 번호판도 각기 다른 모양이며 각 주내의 번호판에는 고유의 슬로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경찰, 소방차의 번호판 디자인도 주마다 다릅니다. 또한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비용을 지불하면 자신이 원하는 문자를 넣을 수 있어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재미있는 번호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마다 심지어 개인별로 다양한 번호판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북미형 자동차 카탈로그의 이미지에는 아예 번호판이 없는 이미지를 사용합니다.

[이유2] 전면 번호판 장착의 자유

미국의 일부 주는 굳이 전면에 번호판을 달지 않아도 관계가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인 디트로이트에서는 전면부에 번호판을 달지 않고 후면부에만 달아도 관계가 없습니다.

인구가 밀집되어 있지않고, 속도 위반을 단속할 필요가 거의 없는 한적한 도로가 대부분인 주들은 전면에 번호판을 달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도 위반 단속이 아니고서는 경찰이 차를 추격할 때 후면부에서 따라잡기 때문에 전면부에 번호판이 없어도 큰 상관이 없는 것이죠. 또한 일부 주는 전면 번호판 장착이 의무이더라도 특별히 단속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주에서 단속에 걸릴 경우 전면 번호판이 없는 것까지 추가로 처벌 받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가상 번호판 혹은 네임플레이트

이에 반해 우리나라나 유럽에서는 번호판 장착이 의무이기 때문에 차량의 카탈로그 이미지에 가상 번호판이나 번호판과 같은 사이즈의 네임 플레이트를 부착한 이미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현대차와 쉐보레는 카탈로그 이미지에 가상 번호판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고, 기아, 쌍용, 르노삼성의 경우 네임플레이트를 자주 사용하는 편입니다.

번호판이 바뀌면 자동차의 이미지가 변한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번호판은 오랜 기간 녹색 바탕에 지역명이 표기된 형태였으나, 2006년부터 다시 흰색 번호판에 검은색 글씨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파란색 바탕의 전기차 전용 번호판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자동차 번호판은 다시 한번 변화의 갈림길에 서있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가 지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등록번호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와 병행하여 디자인 개선도 동시에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개편에 국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난 3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지속적으로 공청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번호판이 다시 바뀌게 되면, 자동차 회사들의 카탈로그 이미지의 번호판도 같이 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바뀔 번호판의 사이즈와 디자인 변화에 따라 새로운 번호판이 장착된 자동차의 이미지가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