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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하이브리드가 크게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디젤 규제에 관한 움직임

얼마 전에 정부가 경유차를 줄이고 미세 먼지를 감축하기 위해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 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잘못된 소식이 전해져 잠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이는 미세먼지 관리 대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부에서 의뢰한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연구용역”에서 검토된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정부는 즉각 비현실적인 얘기라며 내용을 부정했습니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입니다. 경유 가격 인상은 주로 주행거리가 긴 상용차 운전자의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생 경제를 중시하는 새 정부 입장에서는 섣불리 꺼내 들기 힘든 카드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정부에서 분명 대기 오염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디젤 차량 규제에 대해 고심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점점 대기 오염 이슈가 부각되면서 디젤은 세계 각국에서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런던은 유로4 기준에 미달하는 차량의 시내 진입에 대해 벌금을 매길 계획이며, 슈투르가르트에서는 3년 이상 된 디젤차의 운행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중입니다.

도쿄는 지난 2003년부터 매연 저감장치를 달지 않은 디젤차의 도심 진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뉴델리에서는 디젤 택시 운행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디젤 차량이 “클린 디젤”이라는 구호 하에 판매량을 급격히 늘려가던 몇 년전에 비하면 격세 지감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로 인해 디젤 신화가 무너진데다가 친환경의 중요성이 점점 중요해지면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노후 디젤 차량을 규제하고 디젤 차량 신규 수요를 감소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식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기 전까지 유일한 현실적 대안으로서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이브리드 시장의 확대

최근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국산차/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급격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품 라이프 사이클 관점에서 보면 본격적으로 성장기에 접어들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00년 대 후반 처음 하이브리드가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기만 해도 일부 얼리 어답터나 관공서 전용 차량이었다면, 시간이 흐르며 제품이 다양해지고, 신기술을 경험해본 소비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하이브리드 역시 가솔린/디젤과 함께 소비자의 인식 속에 한번쯤 고려해보는 대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요인

앞으로의 하이브리드 시장 성장 전망 역시 밝습니다. 우선 제조사들은 앞으로의 이산화탄소 배출 가스 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친환경 차량 판매량을 늘려야 합니다. PHEV나 전기차는 아직 판매량을 확대하는 데 제한이 큰 편입니다. 결국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달성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공산이 큽니다.

이에 따라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의 성장을 아이오닉, 니로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량이 등장하며 이끌었듯 앞으로 더욱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종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수입차 역시 그 동안 디젤에 집중해왔던 전략 대신 친환경 차량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만큼 앞으로 더욱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들을 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하이브리드 판매를 촉진시킬 이유가 충분합니다. 만약 디젤 신규 수요를 제한하기 위해 환경세를 부과한다면 이 늘어난 세수를 친환경 차량 보급에 쓸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전기차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인 하이브리드에도 예산이 사용 될것될 것 보입니다. 때문에 하이브리드 구매 보조금과 세금 감면 혜택이 오히려 현재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비자 차원에서 구매를 주저하게 만드는 불안감 역시 점차 완화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표적인 불안감 중 하나가 “높은 감가율”입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가솔린/디젤차에 비해 감가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그 동안 하이브리드 중고차 수요가 작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으로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면서 점차 감가율 차이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전기모터, 배터리등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에 대한 낯설음에서 온 불신, 수리비에 대한 걱정 역시 실제 하이브리드를 구매하고 사용해본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제조사들 역시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에 대해서는 보증 기간을 확대하며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여전히 가솔린 차량보다 구매가격이 비싸다는 점은 어쩔 수 없는 단점입니다. 하지만 디젤 차량 역시 가솔린 차량보다 통상 약 200만 원 가량 비쌉니다. 하이브리드는 정부 보조금과 세금 혜택으로 이 차이를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습니다.

당분간 하이브리드는 계속 성장할 것

결국 하이브리드는 제품 라이프 사이클 관점에서 현재 도입기를 벗어나 성장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가 국내에 본격 소개되기 시작한 것이 2000년 대 후반이니 도입기를 벗어나는 데 약 10년 가량이 소요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봤을 때 이제 도입 초기인 전기차가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는 데 역시 앞으로 시간이 꽤 소요될 것입니다. 그 기간 동안 하이브리드가 현재 디젤의 자리를 급격하게 대체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