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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시피] 자동차 브랜드 컬렉션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이유

‘브랜드’는 우리 주변에서 굉장히 흔하게 쓰이는 말입니다. 이는 현대의 소비 문화에서 브랜드가 소비자의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며, 더 나아가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특정 브랜드가 과연 얼마나 가치 있는건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다양한 브랜드 가치 측정 방법이 있지만 저는 열광적인 팬층이 얼마나 되는가가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가치를 지니려면 다른 경쟁 제품과 독특하게 구별되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뚜렷할수록, 그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동경할수록 브랜드 가치는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브랜드의 열광적인 지지자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됩니다.

이들은 해당 브랜드를 소유하기 위해 기꺼이 비싼 돈을 지불할 뿐만 아니라 기업을 대신해서 브랜드의 가치(정신)를 옹호하고 전파합니다. 이로 미루어 봤을 때 열광적인 팬층의 숫자가 많다는 것은 브랜드 가치가 높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컬렉션: 자동차=‘삶의 가치를 표현하는 수단’

이는 자동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와 양산차의 가장 명확한 차이는 열광적인 팬층의 숫자 차이 아닐까 싶습니다. 통상 양산차 브랜드는 저렴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소비자 숫자는 더 많지만, 결코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팬이 많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브랜드의 팬이 얼마나 많은 지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 역시도 다양한 측정 방법이 있지만 브랜드 컬렉션의 활성화 정도로도 간접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브랜드 컬렉션은 자동차를 단순히 ‘이동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보고,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가 담겨있는 다양한 물품들을 선정 해놓은 것을 말합니다.

자동차 브랜드 컬렉션에는 보통 차를 이용할 때 입거나 쓸 수 있는 물품들이 많지만 전혀 상관없는 물건들도 브랜드 가치의 지향점과 유사하다면 브랜드 컬렉션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독특하고 뚜렷할수록 다양한 종류의 제품에 브랜드 가치를 투영하기가 용이해 다채로운 분야의 컬렉션이 존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팬이 많을수록 다양한 브랜드 컬렉션을 원하게 되고 이러한 컬렉션들의 판매도 높기 때문에 더욱 브랜드 컬렉션이 활성화되는 선순환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는 고가이기 때문에 차는 못 살 지언정 브랜드 컬렉션이라도 갖고 싶어하는 팬층이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때문에 그 동안 자동차 브랜드 컬렉션은 양산차 브랜드인 국내 브랜드보다는 이미 막강한 브랜드를 구축한 벤츠, BMW, 미니 등 수입 브랜드 위주로 형성되어 왔습니다.

체험 도구로서 브랜드 컬렉션의 가치의 재발견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자동차 브랜드들도 브랜드 컬렉션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체험 도구로서 브랜드 컬렉션의 가치를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마케팅 화두는 무엇보다도 체험입니다. 제품이 상향 평준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소비자들이 제품과 브랜드의 속성을 직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시승, 공간 등의 체험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시승이 제품의 가치를 소구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체험이라면 브랜드 컬렉션은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다양한 형태로 보여주고 소구하기에 효율적인 도구입니다.

매력적인 브랜드 컬렉션은 브랜드 자체에 대한 호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며, 브랜드 컬렉션을 통해 해당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를 더욱 뚜렷하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일례로 최근에 온라인 상에서 국립 박물관의 뮤지엄샵에서 판매하는 기념품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독특한 매력이 담긴 고퀄리티 기념품이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이해하는 도구이자 매력을 더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자동차에서도 마찬가지의 맥락입니다.

그동안 국내 브랜드들의 경우에는 판촉물만 있었거나 브랜드 컬렉션이라고 해봐야 구색 맞추기 식의 억지 구성에 퀄리티가 너무 떨어져 도저히 살만한 제품들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브랜드들도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매력적이고 수준 높은 브랜드 컬렉션을 개발하고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대와 기아는 온라인 브랜드 컬렉션 샵을 운영 중일 뿐만 아니라 각각 자신들의 브랜드 체험 공간인 모터 스튜디오(도산대로, 고양), 비트 360(압구정로데오)에 다양한 브랜드 컬렉션을 전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쌍용 역시 티볼리 아트웍스라는 이름으로 전용 브랜드 컬렉션 샵을 운영중입니다. (이에 반해 쉐보레와 르노삼성은 아직은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의 제품을 살펴보면 비교적 고가이기는 하지만 과거의 칙칙하면서 저퀄리티의 제품에 브랜드 마크만 세긴 성의 없는 구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아졌고, 종류도 다양해졌습니다. 이는 상품을 직접 조달하는 것이 아닌, 외부의 작가, MD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결국은 투자가 있었기에 결과가 나오는 것입니다.

원래 브랜드 컬렉션은 매력적인 브랜드에서 비롯되는 거지만 거꾸로 브랜드 컬렉션이 모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증가시키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아이돌 업계에서는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굿즈가 팬들의 열망을 더욱 자극하고, 새로운 팬층이 유입되는 통로가 된다는 것이 입증이 됐듯이 말이죠.

수익 사업이 아닌 투자로서의 브랜드 컬렉션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국내 양산차 브랜드들의 고민 중 하나는 소비자는 많은 데 팬층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중국차와의 가격 경쟁이나 자율 주행, 전기차 등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 더욱 많은 팬층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욱 많은 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물론 브랜드 철학을 확립하고 그에 걸맞는 매력적인 제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매력적인 브랜드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최근 국내 자동차 브랜드들이 내놓는 수준 높은 브랜드 컬렉션들을 보면 단순히 수익을 내는 사업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브랜드 가치 육성을 위한 투자로서 접근해볼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국내 브랜드에서도 그에 걸맞는 브랜드 정체성과 가치가 확립되어가기를, 그에 걸맞는 더욱 높은 퀄리티의 브랜드 컬렉션이 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